2013년 5월 10일 토요일
세레소 오사카 VS 베갈타 센다이 경기 관람기
경기 시작을 2시간 앞둔 경기장 앞은 지역의 축제가 펼쳐진다. 경기장에 미리 입장하는 관중들도 많지만, 경기장 바깥에 펼쳐진 포장마차에서 음식을 먹으며 대화를 나누는 팬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오사카 시내에 있는 상점들에게 음식을 만들어 팔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하며 팬들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어디에서나 먹거리가 빠질 수는 없지 않는가.
포장마차 코너를 지나면 세레소 오사카 팀을 후원하는 자동차 회사의 광고가 한창이다. 진열된 자동차 앞에서 이 날 출전하지 않는 선수와 함께 사진을 찍기 위해 팬들은 길게 줄지어 서있다.
세레소 오사카만의 특별한 마케팅이 있다면, 연간회원카드 소지자에 식사를 제공하기도 한다. 물론 다른 구역에 비해 비싼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 하지만 끼니를 어떻게 해결할 지 고민하지 않고 경기장에 갈 수 있다는 점은 매력이 있다. J리그의 어느 구장에서나 엿볼 수 있는 문화 중 하나는, 경기장에 일찍 도착해 사람들을 두루 만난다는 것이다. 대화의 주제는 대부분 축구지만, 결국에는 서로의 관심사와 지역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축구와 지역은 결코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세레소 오사카와 베갈타 센다이의 리그 13라운드. 15,479명의 관중이 킨초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고 좌석은 매진되었다. 뜨거운 한낮의 열기처럼, 그라운드와 그라운드 바깥의 긴장감 역시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ACL 16강 1차전에서 광저우에게 1-5로 대패한 오사카의 팬들의 분위기는 조금은 무겁기도 했다.
90분 내내 공격을 했음에도 센다이의 역습 한 방에 무너지고 말았다. 추가 시간이 주어지고, 팬들은 무승부를 위해서라도 더 뜨거운 응원을 펼친다. 선수들이 경기에 더욱 집중할 수 있기를 바라고, 결국에는 상대의 골망을 흔들어 우리의 자존감을 높여 달라는 메세지의 응원가가 경기장에 울려 퍼진다.
킨초 스타디움 옆으로 지나가는 열차의 소리도 무감각해진다. 이렇게 팬들의 간절한 마음이 더할수록 결과는 아쉽기만 하다. 사실 경기가 종료된 이후, 팬들의 모습과 선수들의 모습을 눈에 담기가 어려웠다. 경기장에 모인 모두가 경기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때때로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세레소는 딱 그 위치에 있는 느낌이었다. 팬들의 아쉬움은 야유로 표현되고 결국 선수들과 팬들 사이에는 어색한 기운이 맴돌았다. 자세한 내막은 알 수 없지만 모두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었는데 서로에게 조금은 상처가 될법한 상황들이 연출되니 마음이 편치 않았다. 바로 자리를 뜨고 싶기도 했고, 친구들에게 위로의 말을 건네고 싶었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면 경기 결과는 아쉬움을 남길 뿐, 서로의 관계는 흐트러지지 않는다. 다만 경기 외적인 요소가 경기에 반영이 되었다면 서로의 관계와 클럽의 역사는 밝을 수 없을 것이다.
EDITOR 김준태
PHOTO 박은영 김준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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