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3일. 방글라데시와의 첫 만남. (시연)
Arrival in Dhaka
태국의 이른 아침을 졸린 눈으로 맞이하고 공항에 왔다. 비행기를 타고 3시간정도 걸려 방글라데시에 도착했다. 착륙 전 하늘에서 본 방글라데시는 물의나라라는 별칭에 걸맞게 비오는 날 운동장에 생긴 물웅덩이 같은 호수들이 곳곳에 보였다.
수속을 마치고 나와 우리를 픽업하기위해 와준 아티잔헛Artisan Hut의 몬쥬를 만났다. 몬쥬와 함께 다카의 게스트하우스를 들려 짐을 내리고 게스트하우스 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첫 방글라 음식이었다. 방글라의 주식은 밥과 카레요리인데, 처음 먹어본 느낌으로 방글라 음식은 한국카레와는 다른 약간 독특한 향이 있었지만 나쁘지는 않았다. 밥을 먹고 나서 몬쥬에게 아티잔헛에서 만든 옷을 선물로 받았다. 아티잔헛에서 만든 그루옷도 있었다. 아티잔헛에 방문할 때 선물로 받은 옷을 입고 가야겠다.
Market research를 위해 이동 중에 몬쥬가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사주었다. 송이언니 말씀으로 몬쥬와 함께 있으면 항상 배불리 맛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던데, 몬쥬가 있는 방글라데시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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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research(Jatra, Aranya, Aarong)
Market research를 위해 처음 들린 곳은 자트라Jatra였다.
Jatra
자트라는 공정무역매장은 아니다. 신진디자이너들의 작품을 파는 곳으로 제품에 사용된 디자인들은 릭샤에 사용하던 디자인을 처음으로 옷이나 소품에 활용한 것이다. 때문에 디자인이 독특하고 색이 화려하며 세련된 느낌이 있다. 디자인의 색깔이나 닭, 사람, 물고기 등의 그림을 보고 어떤 디자이너가 만든 제품인지 구별이 가능하다. 가끔씩 저녁시간에 매장에서 방글라 노래를 연주하고 부르는 이벤트를 열기도 한다.
(아래 동영상은 마지막날 방문했을때 본 공연)
다음으로 방문한 곳은 자트라의 아래층에있는 아라냐Aranya다.
Aranya
공정무역매장으로 천연염색의 대표적 브랜드이다. 염색의 무늬와 색감이 다양하다. 매장은 고전적이고 정적인 분위기이다. 내일 매장 아래층에 있는 생산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1층: 아라냐 사무실&생산지, 2층: 아라냐 매장, 3층: 자트라 매장)
그리고 백화점 아롱Aarong으로 이동.
이동 중에 내 머리스타일이랑 비슷하게 cut해 논 신기한 나무도보고. 지옥의 도시라는 다카의 traffic jam도 겪어보고. 아~ 방글라는 이런 곳이 구나~ 싶었다.
이때 수연이가 몬쥬에게 팀원에게 방글라데시 이름을 지어줄 수 있냐고 부탁했는데, 몬쥬는 곤란한 표정을 지었다. 누구에게 이름을 지어준다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그런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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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rong
아롱은 미국에서 NGO단체로 들어왔던 MCC가 만든 백화점이다. 현재는 브락(BRAC)이 인수하였다고 한다. 제품이 다양하고 가격이 비싸며 사람이 많다. 시즌이 지난 제품은 세일장터에서 판매한다. 백화점 내의 제품은 품질이 보통이지만 세일장터의 제품은 구제로 보일만큼 품질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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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에서 생산된 제품을 현지에서 팔고 사는 행위는 무역이 아니지만 공정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제품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것이 아주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빈국이라 비싼 수입제품보다 저렴한 국산제품을 살수밖에 없기 때문일까. 공정무역보다 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인권을 존중하여 이루어지는) 지역소비가 활발한 모습이 보기 좋다. 또 그런 제품을 파는 매장이 한국보다 많다고 느껴져서 지역소비 또는 그것에 대안이 되는 공정무역을 알리기 위해 한국이, 우리가 더 노력해야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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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롱을 마지막으로 Market research를 끝내고 시간이 늦어 8시면 문을 닫는 야외시장대신 백화점을 갔다. ‘오직 돈만을 위한 마켓’이라는 것이 몬쥬의 설명이었다. 그런데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것은 층마다 붙여있는 LG전자의 광고스티커였다. 씁쓸한 기분이었다. 백화점에 들어가자마자 사람들이 모두 우리를 쳐다보았다. 송이언니 말씀으로 지다가다가도 다시 돌아와서 구경하고 간다더니 진짜 부담스러웠다. 연예인이 이런 기분이구나~ 싶었다.
백화점을 구경하고 나와서 저녁식사를 먹으러 한식당에 갔다. 이동 중에 몬쥬가 우리에게 방글라데시 이름을 지었다고 했다. 곤란해 하시 길래 그냥 넘어가는가 보다 했는데, 지금까지 계속 이름을 지으려고 고민하셨나 보다.
몬쥬가 지어준 이름은 먼저 이름을 지어달라고 한 수연이부터 말하자면, 수연이는 Sweety로 방글라데시로 해석하자면 미스티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데 달콤한 과자를 가리키는 말로, 방글라 이름보다는 영어이름 같기도 하다. 다음은 나, 내 이름은 Jui였다. Jui는 꽃 이름인데 그 꽃은 China flower란다. 중국이라고 해서 처음엔 조금 마음에 안 들긴 했다. 왜? 난 한국인인데? 해외에 나오니 어느새 애국자가 되어버렸나 보다. 다음으로 대기오빠는 Babu. 순수하고 맑다는 뜻인데 baby라는 뜻도 있어서 탐방 내내 웃음을 주는 이름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우기쌤 이름은 Shobuz. (쇼부츠라고 발음하는데 이 철자가 맞는지 모르겠다.) 녹색, green이라는 뜻인데 그때 우기쌤이 초록색 티셔츠를 입고 초록색 모자를 달고 다니셔서 그런 이름을 붙여주었다고 한다.
식당에 도착해서는 종이에 직접 이름을 써 주시 길래 수연이와 나도 몬쥬에게 한국이름을 써 주었다. 지은 이름은 ‘장동건’. 한국의 유명한 잘생긴 배우 이름이라고 말해줬다.
그 후, 몬쥬가 알아서 한국음식을 시켜달라고 하셔서 메뉴판을 두고 고민했다. 김치찌개, 된장찌개, 떡볶이.. 몬쥬와 관계자분들에게 짧은 영어로 메뉴판에 있는 한국음식을 설명해주고 음식을 시켰다. 몬쥬가 점심을 푸짐하게 준비해주셔서 저녁은 우리가 사드리고 싶었는데 결국 계산은 몬쥬가 했다.
돌아오는 길에는 방글라데시 공정무역 생산자 네트워크ECOTA 사무실에 들려 그곳에서 요양중이신 스왈로우즈 대표 라이한을 만나 뵈었다. 이제 곧 타나파라로 다시 돌아가신다니 우리가 타나파라에 들어가면 그곳에서 다시 만날 뵐 수 있다고 한다.
바쁜 첫날의 스케줄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다. 첫날부터 이뤄진 강행군에 힘들었지만, 방글라데시에서 이뤄질 앞으로의 일들에 설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