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27일. 공정무역카드도 있어요~!. (시연)
5시에 일어나 6시에 출발. 오늘 드디어 다카(aka. 지옥의 도시)를 떠난다. 액션백Action bag으로 향했다. 6시간의 이동시간, 말만 들어도 멀미 날 것 같아!
그렇게 태국 멀미약을 챙겨먹고 차에서 쓰러져 자는 동안 달리고, 달리고, 달려 도착..이 아니고 깨워서 일어나보니 휴게소. 어? 이 장면 어디서 많이 본 거 같은데, Shuktara종이생산지 갈 때랑 똑같은 패턴 아닌가. 이번에도 역시 화장실을 갔다가 식당에 들어갔다. 이제는 사람들의 시선쯤이야 가볍게 넘겨주고 루띠로 공복감을 없앤 뒤 다시 차에 올랐다.
그리고 다시 달리고, 달리고, 달려 도착..은 또 아니고 액션백 아저씨가 도로 옆에 차를 세우더니 내리란다. 잠결에 어리둥절해서 차에서 내리니 도로 옆에 보이던 논이 주뜨였던 것이다. 그렇게 가는 동안 간간히 차에서 내려 주뜨의 수확과정을 지켜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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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뜨를 수확할 때가 되면 베어 놓고 물에 불려 껍질을 벗기면 된다고 한다. 나머지 주뜨를 부드럽게 만들거나 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은 공장에서 이루어지는데 공장은 스왈로우즈에 가서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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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또 달리고, 달리고, 달려 드디어 액션백 도착! 오늘도 늦은 점심을 먹고 디저트로 망고와 파인애플을 먹으면서 액션백과 MCC에 대해서 들었다.(액션백은 앞에 프로크리티를 소개할 때 설명했다시피 프로크리티에서 독립한 회사이고, 프로크리티는 MCC에서 독립한 회사이다. 때문에 액션백도 MCC와 관계가 깊다. MCC의 설명은 앞에서 했으니 생략. 4번째 들었다. 지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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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tion bag (간략히)
액션백은 MCC에서 출발했으며 처음 MCC가 이 마을에 들어왔을 때에는 마을의 6000명 아이들에게 식사를 챙겨주는 것으로 출발했다고 한다. 액션백은 주뜨와 못 쓰는 자투리 천 등을 이용하여 제품을 만드는 공정무역 업체이다. (액션백 일정은 내일이기 때문에 오늘은 간단히 소개만 하겠다.)
오늘은 액션백과 함께하는 Eastern screen printers에 방문하고 내일 액션백을 둘러보기로 일정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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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astern screen printers
다시 차에 올라 잠깐 숙소에 들려 짐을 내려놓고 Eastern screen printers로 향했다. 이곳은 종이나 주뜨에 프린트를 하고 제품을 만드는 곳이다. 우리가 본 제품 중에서 거의 99%가 종이카드였다.
종이를 프린트하는 과정에서 가장 놀라운 것은 스크린을 만드는 것이었다. 저렇게 하면 스크린이 나온다는 것을 어떻게 알아냈을까? 신기했다.
종이를 프린트하기 위해서는 종이를 프린트할 스크린을 제작해야 한다. 유리판 위에 무늬를 디자인 해놓은 종이(특별한 성분을 가진 듯하다.)와 스크린(나일론)을 깔고 모래를 올려놓는다. 그 뒤, 유리판 아래에서 5분 동안 빛(형광등)을 쪼인다. 5분이 지나면 스크린을 꺼내 물로 씻는다. 종이가 스크린에 달라붙어 있는데 물을 뿌리면 무늬 모양으로 어떤 쪽은 떨어져 나가고 어떤 쪽은 남아 있다. 그 다음 만든 스크린을 이용하여 배합한 잉크로 프린트를 한다. 이때 잉크 배합은 측정값 없이 그때그때 수작업으로 전에 해놓은 것과 비교해가며 색을 맞춰본다. 종이에 프린트를 마치면 그것으로 제품을 제작한다. 주로 카드나 편지지, 편지봉투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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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시골로 내려와서인지 생산자들 얼굴에 웃음이 많았다. 사진 찍는 것을 아주 좋아한다. 찍어달라고 조르기도 하고 찍고 나면 보여 달라고 하기도 한다. 순수한 사람들이다.
사무실에 돌아와서 그루에서 쓸 만한 샘플을 보았다. 프린트 패턴을 보기를 원했는데 샘플이 다 카드밖에 없었다.
Shuktara종이생산지를 방문했을 때도 그랬듯이 이동시간이 길어 생산지를 오래 둘러보진 못했다. 날이 어두워져 숙소로 이동했다.
새로운 게스트하우스다. 중세시대 귀족의 저택처럼 생겼다. 그렇다고 고급스러웠다는 건 아니고 중세시대분위기에 걸맞게 정말 중세시대수준의 시설이었다.
방안에는 창문이 2개가 있었는데 모두 커튼이 쳐 있었고 1개는 복도 쪽에, 나머지 1개는 그 맞은편에 위치해 있었다. 맞은편 창문의 커튼을 열어보고 깜짝 놀랐다. 여기 너무 무서워! 수용소 같이 생겼어! 내가 무섭다고 하니까 수연이랑 송이언니는 숙소를 떠날 때까지 그 커튼을 열어보지 않았다.
자기 전 씻을 때에는 송이언니가 욕실에 들어갔는데 날아다니는 엄청 큰 바퀴벌레가 나와서 숙소에 있던 큰 수건 하나를 희생시켰다. (다음날 일정이 끝나고 돌아와 보니 수건은 행거hanger에 걸려 있고 벌레는 사라졌더라. 그 수건은 아무도 쓰지 않았다.)
편치 못한 잠자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