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Globalwork Story/방글방글(공정무역)

7월 31일. 돈을 안갚으면 지붕을 떼간다고? (수연)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8. 24. 19:07



새로운 날이 밝았다.
어제 밤에도 역시 더위때문에 잠을 설쳐서 그런지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밥먹고 숙소 들어가기전 보는 밤하늘은 너무 아름다워서 꿈만 같은데 숙소에 들어가서 보내는 기나긴 밤은
한국의 친구, 가족, 음식을 자꾸 생각나게 만든다. 심지어 자주 타던 지하철도 그립다.
한국에서 방글라데시를 자주 가시는 윤정원 멘토님을 만났을때 방글라데시는 아무나 가고 싶다고 갈 수 있는 나라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정말 쉬운나라가 아니다.  익숙한 것들이 생각 안 날 만큼 익숙해지려면 얼마나 더 지나야 할까?

오늘의 계획은 Micro crdit(소액대출은행) 프로그램과 오후에 보트트립을 가는것!
릭샤의 다른 형태인 벤(운전사 아저씨가 자전거를 몰고 사람들은 자전거 뒤에 달린 평상에 앉아서 간다)을 타고 소액대출프로그램이 진행되고 있는 sadipur hindupara 마을로 갔다. 다른 곳에 이동 할 때마다 벤 아저씨를 만났더니 그새 친해져서
방글라데시 말로 "아프니 께몬아센" 하고 인사를 건내기도하고 목적지에 도착해서는 "돈노밧" 하고 감사인사를 했다.
벤에 탈 때마다 밥을 적게 먹고 타야겠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시연이와 나는 아저씨가 "한국 여자들은 너무 무겁다"라고
생각 할 거라고 했다.  우헤헤 우리만 무거운데.

우리가 마치 대단한 손님인 것처럼 마을에 도착하자 엄청 시원한 숲속에 자리를 마련해두고 소액대출은행 참가자분들과
프로그램 실무자분들이 모두 모여계셨다.  sadipur hindupara 마을은 힌두교들이 많이 모여있는 곳으로
15명이 한그룹으로 micro credit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아말 남 주이,스위티,바부,쇼부츠,송....아미 꼬리아 떼께 에세치" 하고
훈훈하게 방글라데시어로 소개한 뒤 참가자/실무자로 나누어 미리 준비해간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용자(micro credit 참가자들) 인터뷰

Q.지금 어떤일을 하고 계신가요?

대부분 여자들은 전문적인 직업이 없습니다. 작게 농사를 짓거나 소를 키워서 우유를 팔거나 손으로 금속목걸이를 제작해서 팔고 있습니다.  아들이 선생님이라서 그 돈이 주요 생활비 입니다. (여러명의 답변)

Q. 소액 대출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25년전, 마을 사람 한분이 한달에 2다카씩 모으자고 그룹을 구성해서, 타나파라스왈로우즈(TS)에 증거로 제출했습니다.
우리가 돈을 저축하고, 갚아나갈 능력이 있다는 증거인것이죠. 방식은 그룹 멤버 모두가 TS에 돈을 돈을 빌려달라는 문서(이용목적,금액 등)에 동의하는 싸인을 하고 TS로부터 돈을 제공받습니다.  한달에 한번씩 돈을 값아나가고 그 달에 값을 돈이 부족할 경우 그룹의 다른 멤버가 대신 값아주고 다음에 값는 등 원활하게 잘 유지되고 있습니다.

Q.새로운 멤버는 어떻게 받고 있나요?
50살이 되면 멤버에서 out되는 대신 아들, 딸이 원하면 자식이 이어서 그룹의 멤버로 들어옵니다. 또는 저축(소액) 등을 통해 어느정도 돈을 관리할 수 있다는(돈을 갚아나가야 되기때문에) 증거를 제출하면 그룹토론을 통해 새로운 멤버를 받아들입니다.

Q.어떤 용도로 대출금을 이용하고 있나요?
소, 염소, small store 등 안정적인 income source가 생겼고 이제는 대출한지 오래되어서 남은 빚은 없고 저축을 하면서
언젠가 돈을 빌려야 할 상황에 대비하여 그룹에 남아 있습니다.

Q.얼마정도 빌리나요?
1년에 5000다카~25000다카 정도 빌리고 (방글라데시 최저 임금은 월 3500다카)  신용이 쌓이면 개인별로 그 이상도 가능합니다.
한달에 한번 혹은 2주에 한번 할부로 돈을 값고 TS에 서비스요금으로 할부금을 한 번 더 냅니다.

Q.대출금을 값는데 어려운 점은 없나요?
별로 큰 문제는 없고 만일 8월 1일에 값아야하는데 돈이 안될 경우 8월 30일까지 연장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9월 1일에 또
한번 대출금을 값아야 하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 2번째에는 9/15일 안에 갚을 수 있습니다.

간단한 인터뷰였지만 통역을 거치는 과정에서 시간이 꽤걸렸다. 얼마나 빌리고, 어떤용도로 이용하고 있고 등의 질문에 이용자들 모두 만족스러운 모습이었다. 무엇보다 여성들이 안정적으로 프로그램을 몇십년동안 운영해오고 있었고 소액이지만 안정적인 소득벌이처가 생긴 것이 좋아보였다. 중요한 질문들이 끝나자 역공격이 시작되었다!(두둥) 결혼을 했느냐? 남자친구는 있나?한국에서는 결혼을 언제하느냐? 시부모님을 모시고사느냐? 하는 질문들을 쏟아내어 아직 학생인 우리는 담담하게 대답했지만 멘토 송이언니는 열을 식히느라 부채질이 더욱 빨라졌다는 소문이..히히


어느새 점심시간이 되어 다시 TS office(옆에 우리 숙소!)로 돌아와 오후에 실무자 인터뷰를 마저 진행했다.

 

 


실무자(micro credit 운영) 인터뷰 :  통역 루픽 / 담당자 오스토파 / 수피아 / 아노아르

Q. 본인 소개해주세요.
handcraft, school등의 프로그램과 함께 TS의 어시스턴트 매너저가 담당할 만큼 main program입니다.
오스토파는 TS에서 1975년부터 일했고 arsenic disease 프로그램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수피아는 1986년, 아노아르는 1989년부터 일했습니다.

Q.소액대출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어려운점은 무엇인가요?
큰 어려움은 없고 사람들이 돈을 잘 값지 못할 때 TS에서 왜 돈을 잘 받아오지 못하냐고 은근한 압력을 줍니다.
이 프로그램이 휴머니티를 추구하므로 때에 따라서(아이가 아프거나, 사고 등) 융통성을 발휘하기 때문입니다.
여태까지 대출로 시작한 비즈니스가 잘 안되서 돈을 안값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또 처음 대출자를 선정할때
최소 500다카가 저축되어 있어야 하기때문에 위험을 방지합니다.

Q.소액대출의 전망을 어떻게 보십니까?
우리가 운영하는 지역에도 다른 소액대출 프로그램이 여러곳이 있다. 그 곳들은 대출하기 위해서는 땅이 있어야 하는
조건 등 조건이 어렵습니다. 우리 프로그램은 그 조건이 없어서 더 가난한 사람들이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도움을 받는 사람들은 독립을 하면 더 이상 돈을 빌리지 않겠다고 말합니다. 몇몇 곳에서는 이 프로그램을 상업적으로 
이용하기도 합니다.  정부에서도 생기려는 움직임이 있어서 앞으로는 잘 모르겠지만 현재로서는 전망이 좋은 것 같습니다.

Q.대출자금의 출처는 어디인가요?
1985년에는 스웨덴 스왈로우즈에서 FUND를 했고 현재는 독립적으로 돈 값고, 빌리는 과정에서의 순환하고 융통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재정적인 문제는 항상 있지만 운영에 지장갈 정도는 아닙니다.  그렇지만 그라민이나 BRAC등에서는
보유자금이 많아서 큰 돈을 빌려줄 수 있지만 여기서는 어렵습니다.

Q.그라민 은행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그라민은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비인간적이었습니다. 개인보다 오너(개인 비즈니스 가진)들에게 돈을 많이 빌려줬습니다.
돈을 안값으면 지붕때가겠다고 협박하는 것을 직접 본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프로그램은 휴머니티를 기본으로
주기적으로 human right에 대해 토론합니다. 처음 스웨덴 스왈로우즈에서 시작하면서 돈받으려고 비인간적으로
사람다치게 절대 하지마라, 차라리 돈을 받지마라고 요구했습니다. 몇몇 사람들은 우리 프로그램이 그라민보다
돈을 더 적게 빌려준다고 비교하기도 하지만 예를들어 6000다카 필요한데 10000다카 빌려주면 4000은 생산적이지 않게
쓰게됩니다. 따라서 돈을 못값는 일이 벌어집니다. (루픽은 통역을 하다가 자신의 경험담을 섞어 격한 목소리로 답변했다)

흔히 성공적인 프로그램으로 생각하고 있었던 그라민은행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바뀐 인터뷰였다.
 (우린 처음에 micro credit 방문이 그라민 은행 방문인 줄 알고 들떠있었다.)
물론 모든 그라민은행이  그런것은 아닐테고 그라민은행의 실무자와 현장을 직접 가보지 않은 이상 단언하면 안되지만
처음의도가 좋은 프로그램도 규모가 커지고 유명세를 타면 기본을 놓치고 변해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의미에서 휴머니티를 강조하고 운영되는 TS 프로그램같은 곳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다. 
'소액'이어도 정말 필요한 사람에게 빌려주고 돈이 없으면 지붕을 떼가는게아니라 지붕이라도 떼주는 그런 곳.


방글방글팀, 인도에 가다!?


 

저녁이 될무렵 방글방글팀, 학교선생님, TS 스태프, 선착장까지 타고간 벤 아저씨 모두 보트 트립에 나섰다!
우리가 큰 배를 하나 전세내서 뱃놀이를 나선것이다. 방글라데시 특유의 엄청짭짤하고 매콤한 감자감자(일정 내내 즐겨먹은 감자로 만든 과자를 이렇게 불렀다)를 계속 뜯어먹으면서 한국어를 가르쳐달라는 스태프 한명에게 강의도 하면서.
thank you -> go ma wa  (이런식의 막장강의였다 히히히히)
심심해진 우리가 술게임을 할순없고; 초딩처럼 ABC게임을 시작했는데 관심을 보이던 스텝 두명이 함께 참가해서
엄청나게 손바닥을 맞고 갔다. 그런데! 갑자기 문자가 왔다.  다른나라에 도착하면 오는 '문자비는 얼마고~ 통화료는 얼마~'하는 그 문자가, [인도]로 온 것이다.
강을 건너면 인도 국경이라더니 인도 가깝게 온 것 같았다. 우리는 여러국가 탐방했다고 뻥치자고 농담을 했다.
 (그러면 gin한테 혼나겠지?)
내일 하루는 강물처럼 술술(빠르게) 흘러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