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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프로젝트보고] 전문가 인터뷰(1) 일본 장례 문화의 변화

seeds 2019. 4. 29. 20:06

하늘문화신문은 한일 장례 산업 교류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는 장례 전문 매체입니다. 10년 이상 일본의 장례 산업을 교류한 경험을 통해 한국 장례 산업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서 인터뷰하였습니다.

Q. 일본은 현재 작은 장례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규모가 작은 장례식이 확산된 배경이 있을 텐데 주요한 원인이 무엇일까요?

 

먼저 예전의 일본의 장례식에 대해서 말하자면, 일본은 많아도 4,50명 규모로 장례식을 치릅니다. 우리나라는 고인이 돌아가시고 발인 전까지 조문객이 참석할 수 있는 시간에 식장을 방문하지만 일본은 조문객을 받는 날과 시간을 정해놓기 때문에 그 시간에 참석할 수 있는 조문객이 적습니다. 또한 일본은 장례를 불교식으로 치르고 밤새 독경을 읽는 의식을 하는데, 예전에는 사찰과의 관계가 긴밀해서 장례식을 할 때도 연고가 있는 사찰을 통해 의식을 진행했지만 최근 들어서는 종교가 일상생활에 끼치는 영향이 적어져서 사찰과의 관계도 희미해졌습니다. 그래서 장례식에서도 종교 의식에 많은 비용을 부담하고 싶지 않다는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핵가족이 보편화되서 가족도 이전보다 훨씬 적어졌습니다.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일본의 인구 구조 변화, 가족 구성의 변화, 자신의 인적 관계의 변화가 장례식 규모가 축소되는 것에 많은 영향을 끼치게 되었습니다. 앞으로 일본에서는 장례식 규모가 계속 줄어들게 될 전망입니다.

 

Q. 일본의 연간 사망자 수가 130만명을 넘어섰고 향후 연간 사망자가 175만명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발표가 있었는데 그렇다면 일본은 현재 장례산업이 블루오션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요?

 

사망자 수로만 봐서는 매우 큰 시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현재 연간 사망자 수가 28만명이지만 점차 더 늘어날 겁니다. 하지만 일본의 경우 현재 장례식을 작게 치르는 현상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결국 객단가가 줄어든다는 것인데 이전과 같은 규모로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일본의 장례산업은 앞으로가 더 위기라고 보는 시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장례만이 아닌 복지, 요양 쪽으로 사업을 다각화하려는 움직임도 나오고 있습니다.

Q. 우리나라에 시신호텔이라고 소개된 시설이 일본에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이 시신호텔의 생겨나게 된 배경은 무엇일까요?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대도시에 많은 인구가 살고 있기 때문에 화장장 부족 문제가 우리나라보다 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화장을 할 동안 시신을 보관할 장치가 있는 시설이 필요하기 때문에 그런 수요로 인해 생겨난 시설입니다. 또 한가지 관련이 있는 것은 일본의 추모 문화입니다. 우리나라는 장례식을 하면서 추모식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기업 총수가 사망할 경우 회사장례를 하면서 동시에 진행하는데요. 일본은 좀 다릅니다. 장례식을 마치고 화장까지 다 마치고 난 이후에 추모식은 별도로 진행하지요. 그렇기 때문에 장례식, 화장과 추모식이 시간적으로 근접하지 않은 경우도 있습니다. 장례와 화장까지 마치고 난 후에 장소를 대관해서 추모식, 영결식을 진행하지요. 왜냐면 그런 곳에 시신이나 유골함이 있다고 하면 행사를 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최근에는 좀 다른 형태의 시신호텔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화장을 위한 대기 장소로서 이용됐다면 최근에는 장례식을 치르지 않고 시신을 모시는 시설이 생겼습니다. 화장하기 위해서는 짧아야 4,5일 심하면 열흘 이상 대기해야 하기 때문에 그 시설에서 고인을 모신 관과 함께 생활하는 겁니다. 그렇게 화장할 때까지 고인과 편안하게 시간을 보내는 시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Q. 일본에서는 IT 솔루션을 장례서비스와 접목한 다양한 업체들이 많은데 그 중 인상 깊게 본 사례가 있으신가요?

 

눈에 띄는 장례기업으로 아반휘네스라는 기업이 있습니다. 아반휘네스는 백인백색(百人百色)’이라는 모토로 백 개의 장례식이 있다면 백 가지 색깔이 있다, 즉 그 사람에 맞는 장례식을 하게 된다면 장례식의 모습이 모두 다르다는 것을 강조하는 회사입니다. 그래서 고인의 이야기가 있는 장례식을 치러주는 것이 특징이죠. 또 아반휘네스는 야후재팬의 투자를 유치해서 다양한 IT 솔루션을 도입해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Q. 그렇다면 일본의 장례업체들도 온라인으로 광고를 해서 고객을 유치하려고 시도를 많이 하나요?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아예 광고 매체가 달라지지는 않았습니다. 아반휘네스와 같은 신생 장례업체들은 IT 솔루션을 활용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 광고도 많이 하고 있지만 다른 장례업체 같은 경우에는 사업모델을 다각화하는 형태로 고객을 유치하고 있습니다. 온라인에 전적으로 의지하지는 않지요. 일본의 후쿠오카 지역의 유명 상조회사는 사진관 사업도 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생애주기에서 7가지 큰 사건들이 있다고 하는데 사진관 사업을 통해 고객의 생애 주기의 큰 사건에 고객과 함께 하겠다는 것이죠. 이렇게 온라인에만 국한되지 않고 상조회사가 다방면으로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전략을 실행하고 있습니다.

 

Q. 한국 매스컴에도 소개가 몇 번 되었는데, 일본에서는 종활’(슈카츠)이라고 하는, 자기 장례를 직접 준비하는 노인들의 모습이 기사나 뉴스에서 나왔습니다. 한국도 웰다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요. 이 활동이 일본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현상일지 한국도 앞으로 이렇게 자신의 장례를 준비하고 설계하는 문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지 궁금합니다.

 

종활을 우리나라에서 익숙한 개념으로 말한다면 웰다잉이죠. 현재 일본에서는 종활이라는 개념이 많이 알려져 있습니다. 종활은 단순히 장례를 어떻게 치를지 준비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삶을 어떻게 구상하고 보람있게 살아가는지 연구하는 활동입니다. 하지만 일본도 종활이 보편화되어 있지만 통계상으로 실제 슈카츠를 활용하고 있는 사람은 적다고 합니다. 100세 시대가 이제 눈앞에 다가왔는데 정년퇴임 하고서도 수십년을 노년으로 살게 되지요. 퇴직 이후의 삶에 대해 슈카츠, 웰다잉 이론은 어떻게 하면 보람 있게 인생을 설계할지에 대해서 좀 더 다루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다 성숙한 슈카츠, 웰다잉 활동이 되기 위해서는 앞선 과제가 많다고 생각됩니다.

, 단어가 주는 느낌도 한가지 얘기하자면 우리나라는 웰다잉을 직역해서 받아들이는 사람이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용어는 아닙니다. ‘웰 에이징(well-ageing)’의 방향으로 가서 자신의 인생의 의미를 살리는 컨텐츠가 많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생각됩니다.

Q. 한국도 1인 가구가 계속 증가하고 있고, 초고령사회, 핵가족화로 인해서 가족의 규모가 작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의 경우 우리나라보다 더 심하다고 알고 있고 1인가구도 보편적이라고 알고 있는데요. 이들을 위한 장례서비스가 나오기 시작했나요?

 

이 부분은 앞서 말한 것처럼 장례산업이 요양산업과 밀접한 연관을 가진다는 부분에서 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장례산업이 사업 모델을 다변화시켜서 고객 유치 기반을 확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장례산업이 노인 복지, 가정 복지, 사회 복지 쪽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잠재 고객을 만날 수 있는 단계이기도 하기 때문에 장례 이전 단계에서부터 고객과 접촉하려는 움직임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요양 산업과 장례 산업이 점점 밀접하게 연관되고 있고 우리나라도 앞으로 그쪽으로 움직일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