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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션프로젝트보고] 전문가 인터뷰(4) 한국 장례문화의 특징

seeds 2019. 4. 29. 20:17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최재실 교수님을 만나 한국 장례문화의 특징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Q1. 한국의 장례는 어떤 과정을 거쳐서 현재의 상조, 장례식장 문화가 정착되게 되었나요?

 

농촌사회였던 과거에는 마을에 장례를 주관하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상여를 보관하는 창고도 따로 있었고 서로 품앗이를 하며 장례를 다 같이 준비했습니다. 사회가 점차 도시화, 산업화가 되어가면서 농촌의 품앗이 장례 문화는 사라져가기 시작했고 장례 일을 전문으로 하는 업체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1980년대 후반에 들어서면서 지금의 상조회사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부산에서 처음 시작했고 점차 전국으로 확장되면서 지금은 상조회사를 통해 장례를 진행하는 것이 보편적인 일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예전에는 집에서 장례를 치렀다면 전문 장례식장이 생겨나면서 집과 분리된 공간에서 장례를 치르기 시작했고, 병원에서도 장례식장을 운영할 수 있는 허가를 받고나서 본격적으로 병원장례식장과 전문장례식장이 경쟁을 하기 시작했다. 병원이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것을 허가받는 것에 있어서 전문장례식장 종사자들이 크게 반대했지만 법이 통과되면서 병원장례식장이 본격적으로 운영을 시작했고 지금은 병원장례식장의 이용률이 현저히 높아졌다.

 

Q2. 10년 후 우리나라의 장례가 어떻게 변화되어 있을까요?

 

출생인구보다 사망인구가 더 많아지면서 장례 산업은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경제적인 요인과 인구구조의 변화 등으로 인하여 장례 비용을 아끼려고 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국내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전세계적인 흐름입니다. 가까운 일본도 그렇지만, 미국에서도 장례 비용을 절약하려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전세계적인 흐름처럼 우리나라도 비용을 절약할 수 있는 방법들이 계속해서 등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예전에는 고가의 수의를 구입했다면 지금은 그런 것들에 대해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 소비자들도 많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또한 매장보다는 화장, 그리고 봉안당보다 자연장을 이용하는 등 장지 문화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Q3. 전통적으로 매장문화였는데 화장률이 높아진 원인은 무엇일까요?

 

국가적 차원에서 화장을 장려하기 시작한 것이 불과 몇 년 되지 않습니다. 당시만 해도 매장이 아닌 화장을 장려하는 것에 대해 많은 반발이 있었습니다. 효의 문제, 예의 문제 등등 오랜 역사 속에서 매장으로 장례를 진행했기 때문에 화장으로 바뀌는 것에 대한 반발이 심했던 것은 어찌 보면 오히려 매우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정부에서 토지의 효율적 관리를 목적으로 화장을 적극 장려하고, 시민들도 화장이 갖는 장점들, 편의성이라는 점에 공감하면서 화장이 굉장히 빠르게 보편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거의 90% 가까이 화장을 하고 있는 추세이고, 묘를 관리하지 않아도 되는 편리함과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측면에서도 화장 후에 봉안하는 것이 소비자들에게 더욱 실리 있는 장례 문화로 퍼져나갔다고 봅니다.

 

Q4. 우리나라는 장례식장 시설에 대한 님비현상이 심한 편입니다. 해결방법이 있을까요?

 

장례식장 시설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쉽게 해소하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닙니다. 화장장 건설도 이와 같은 맥락에 있습니다. 지역에 화장장이 없어서 관외 화장장을 이용해야 하는 문제는 꽤 심각합니다. 화장장이 없는 지역 주민들은 10배 가까이 더 비싼 비용을 내고 화장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화장장을 자신이 사는 지역에 짓는 것에는 매우 부정적입니다. 장례식장, 화장장 등 장사 시설을 혐오시설로 여기고 기피하고 있기 때문에 발생하는 사회문제입니다. 죽음을 관장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기피하고 혐오할 수 있다고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장례가 우리 삶에서 중요한 의례 중 하나이고, 누구나 겪는 일이라 하였을 때 이것을 혐오 시설이 아닌 추모 시설로서 이미지를 변화하고 지역민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갈 수 있는 공간 인테리어와 커뮤니티와 함께 하는 소통하는 시설로 운영하는 전략이 매우 절실히 필요합니다.

Q5. 향후 한국의 장례서비스가 발전되기 위해서는 어떤 점이 개선되어야 할까요?

 

오랫동안 장례 산업은 기존에 해왔던 서비스를 답습하고 혁신을 꾀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장례 서비스, 용품 등 30여년이 지나도 비슷합니다. 소비자들의 인식은 계속 변화하고 있고, 사회문화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데 장례 산업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치유, 위로와 같은 시대적 공감 키워드가 장례에 매우 필요한 요소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설, 인력, 용품 등에서 반영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저 옛 전통이라는 것을 고집하고 있는 현재 상황이 안타깝습니다. 변화하는 시대 흐름에 맞추어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서비스, 그리고 새롭고 혁신적인 서비스가 장례 산업에도 필요합니다. 그런 점에서 업계 종사자들이 다른 분야의 서비스를 적극 융합하고 자사의 서비스를 새롭게 혁신하고자 하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을 많이 시도해야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