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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탐방기]에이드런 (4) : 레지오 칠드런 Loris Malaguzzi international center방문기

seeds 2019. 9. 27. 15:23

이번 탐방의 가장 중요한 방문지인 레지오 칠드런 Loris Malaguzzi international center에 방문했습니다. 국내에서도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을 소개하는 도서와 자료, 현장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지만, 레지오 칠드런 센터만의 아뜰리에 전시, 생생한 재료경험, 기록작업 연구를 볼 수 있다는 생각에 설레는 마음을 안고 출발했습니다.

*Loris Malaguzzi international center는 방문객들이 촬영한 자료를 온라인을 통해 공개하는 것을 제한하고 있습니다. 세부 대화록, 아이들 얼굴 등이 노출되는 사진은 블로그에 제한적으로 공유드리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게시하지 못한 자료들은 청년혁신포럼에서 자료집을 통해 공유할 예정입니다.

 

레지오 칠드런은 모든 아동의 권리와 잠재력의 보호와 증진을 위한 국제 센터입니다. 1994년 로리스 말라구치 (Loris Malaguzzi)와 지역 주민 그룹의 노력으로 설립된 복합 민간 기업으로, 레지오 에밀리아 시립 유아 교육 기관과 전 세계의 많은 교육자 및 연구자들 사이에서 교육 및 문화 교류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기관의 목적은 레지오 에밀리아시 유치원과 유치원 교육 경험의 내용과 가치에서 영감을 얻어, 전 세계적으로 양질의 교육을 홍보하고 보급하기 위한 실험적 연구를 수행하는 것이라고 합니다.  크게는 모든 아이들의 권리와 잠재력을 장려하고 지지해주기 위한 국제센터로, 내부 연구 뿐 아니라 레지오 에밀리아의 영유아센터와 유치원 등에서 실천되는 교육적 경험을 접하고 싶어하는 전 세계의 교사들 및 연구자들을 위한 교류 연구에도 힘을 쓰는 센터입니다.

 

그래서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 역사, 소개 등 정보를 제공하는 것 뿐 아니라 실제 교육현장의 영상, 수업에 적용할만한 재료들, 아이들의 활동 기록, 작품 전시 등이 구체적으로 전시되어 있었어요. 센터를 탐방하며 인상깊었던 것들을 크게 두 가지의 주제로 분류해보았습니다.

 

<아뜰리에 전시>

 

다채로운 주제들을 아뜰리에 활동으로 접목시켜 과정, 활동, 결과물, 기록물들을 전시한 아뜰리에 전시장을 첫 번째 주제로 설명드리겠습니다. 아뜰리에 전시는 탐구할만한 주제들 빛, 돌멩이, 흙, 일상 소재 등등을 활용하여 다양하고 자유로운 활동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생생한 기록물을 통해 아이들이 그 주제 안에서 하는 실험과 시도들을 관찰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Rays of Light Atelier를 가장 인상깊게 보았는데요. Rays of Light Atelier는 빛을 주제로 신기함과 호기심을 불러 일으키고 창의성과 심도있는 탐구를 자극하는 것을 목표로 다양한 형태의 빛을 탐구하는 전시입니다.

이 전시장의 프로젝트는 레지오 에밀리아 시립 영유아 센터 및 유치원의 경험과 대학, 공학부와의 협력에서 비록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빛'에 대한 활동을 교사들이 연구하고, 실제 현장에서 적용한 내용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 유아원에서 진행한 아이들의 활동을 기록한 자료집입니다. 전시장 내에서 자유롭게 볼 수 있습니다.

목표, 활동 사진, 아이들의 대화, 연령대별 활동을 살펴보았습니다.

'빛'이라는 주제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무한한 대화를 가능하게 하는 주제라는 생각을 하면서, 그 안에서 아이들 개개인의 표현과 발상을 이끌어내는 교사들의 활동이 돋보였습니다. 또한 아이들의 행동에서 유의미한 것들을 발견하고 사진, 영상, 글로 빠짐없이 기록한 기록물들만 보아도 아이들이 어떤 경험을 했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빛'과 관련하여 탐구를 해볼 수 있는 여러 가지 재료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놓여진 재료만 보아도 아이들과 어떤 활동을 할 수 있을지 상상할 수 있도록 합니다. 거창한 재료가 아니더라도 일상적인 소재로도 충분히 새로운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직접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시각적으로, 직관적으로 전시를 통해 보여주는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재료를 활용하여 주제에 대해 실제로 경험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아이들도 즐길 수 있는 열린 전시 공간에서 어른도 아이처럼 흥미로운 마음으로 탐구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교사들을 대상으로 이렇게 해보세요~라는 식의 제안을 넘어 아이들처럼 직접 체험해보고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합니다. 글과 사진으로만 보았을때보다 생생한 기록물, 재료 경험, 탐구 활동 등 전시를 통해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의 철학을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Rays of Light Atelier이외에도 활동재료, 자연 을 주제로 하는 전시들이 이어졌습니다. 2층에서는 표현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재료들이 분류되어 있습니다. 특히 자연물과 일상의 소재들도 재료로 활용하는 모습들이 인상깊었습니다.

다양한 재료를 활용하며 아이들이 느낀 바를 언어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실제 작업물과 아이의 이름, 표현한 언어 등등을 함께 기록하여 아이가 어떤 표상 과정을 거쳤는지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작업물에 대한 설명 뿐 아니라 자료집에는 대화록의 형태로 과정이나 결과물이 된 이유를 상세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재료 탐색만으로도 아이들은 자기들의 이야기를 만들 수 있고, 그 이야기를 소중히 여기는 레지오의 철학을 통해 모든 활동에서 가치를 발견하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보면 소박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아이들이 세상을 경험하며 느끼는 모든 표현들을 귀기울여 들어주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기록과정 다큐멘테이션>

센터에서는 주제별로 구성된 매 공간마다 기록된 책자 또는 자료들이 있었습니다. 매체의 구분 없이 영상, 기록, 일지, 사진 모든 매체를 사용하여 아이들의 활동을 기록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레지오 에밀리아 접근법에서 기록은 아동들의 행동을 관찰하여 교육자료로 활용하는 용도 뿐 아니라 존중과 서로의 이해, 해석이 다름을 인정하는 관계와 귀기울임의 교육"이 기록 작업의 바탕이 된다는 것을 센터를 방문하여 다시 한 번 느꼈습니다. 

 

그래서 다큐멘테이션의 방식은 아뜰리에 전시, 교육법 안내, 재료 전시 등 모든 공간에서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다큐멘테이션을 하는 것이 레지오 접근법을 하는 것 그 자체로 여겨질만큼 기록자료는 구체적이고 다양한 형식으로 보여졌습니다. 아이들의 행동, 말, 작품을 기록한 기록 자료는 레지오가 추구하고 있는 것들을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에이드런은 현재 글과 사진으로만 아이들의 활동을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센터에서 발견한 기록 방식은 글, 영상, 사진, 녹음 등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매체를 활용하여 기록 후 정리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때문에 어떻게 이렇게 자세하게 아이들의 행동 하나하나, 말 한마디를 기록할 수 있었을까 싶을 정도로 구체적이고 세심한 기록이 많았습니다. 이런 행동을 발견하는 능력을 포함하여 기록은 단지 행위가 아니라 철학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상한 찰흙 덩어리, 버려진 종이로만 보이시나요? ㅎㅎ

의미가 없는 것 같아 보여도, 레지오의 철학으로 아이들의 활동을 보면 아이들만의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주변의 일상적인 환경에서 아이들은 새로운 색, 모양, 온도, 질감 등을 발견하고 자기만의 탐구를 합니다. 그러면서 나오는 결과물은 아이들에게는 특별한 작품이 될 수도 있는 것이죠. 이렇게 아이들마다 경험한 것들을 기록의 형태로 전시해놓은 모습이 인상깊었습니다. 쉽게 스쳐지나갈 수 있는 아이들의 작품(?)들을 전시장에 고이 모셔놓은 장면을 보면 우리가 그것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소중히 여기고 간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세심한 시선으로 보면 아이들의 모든 행동과 세상에 대한 깨달음을 이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것이 에이드런이 아이들과 함께하는 이유고, 아이들의 이야기에 귀기울여주고 싶은 이유입니다. 

 

 센터 방문을 통해 에이드런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기록의 방식과 공유 방법을 깊게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아이들의 경험과 이야기를 우리만 듣고 즐거워하는 것이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과 즐겁게 나눌 수 있는 것이 저희의 큰 목표이기 때문입니다. 방문을 통해 크게 느낀 점은 첫번째로, 레지오 칠드런은 우리가 가고자 하는 길을 미리 가고 있는 곳이라는 것입니다. 아주 오래 전부터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과 어떻게 함께할지, 무엇을 소중히 여기고, 왜 그래야만하는지 고민하는 모습들을 보고 지금 우리가 하는 일에 응원을 받는 느낌도 들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에이드런만이 할 수 있는 일, 해야만 하는 일을 조금씩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레지오에밀리아 교육자들에게 의사소통을 위한 기록작업이란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정리'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해석'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영상, 전사, 사진, 일지, 대화록 등 가능한 모든 매체로 기록을 한 후에 해석과 선별의 과정을 거친다는 것을 보았습니다. 교육자들의 경험이 필요한 일이겠지만, 아이들에 대해 좋고 나쁘고 가치판단을 하는 평가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것을 기록하고 해석한다는 것이 기록의 중심이라고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전시장에서 볼 수 있는 기록물과 자료집을 보는 것만으로도 아동의 경험을 간접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고, 교사는 어떠한 질문을 해야 하는지 알 수 있었습니다. 

 세번째로, 실제 전시와 기록물을 접하면서 레지오의 기록을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기록물을 제공하는 입장에서만 고민을 하고 있었지만, 기록물을 보고 감상하며 이해하는 입장이 되어 우리의 작업을 이해할 사람들의 입장에서 생각해 볼 수 있었습니다. 

 

에이드런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하려고 하는 기록과 아카이빙을 더욱 단단히, 또 공감하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해나갈 수 있을 거라는 자신감을 얻는 탐방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