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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보도 소식

[한겨레 HERI Review] 해외 지역별 탐방단 대표 간담회

한겨레신문 2012년 9월 25일 

한겨레경제연구소 섹션지 HERI Review 10면 게재 

원문링크

 

사회적기업 혁신모델 탐방단 ‘2012 시커스’ 지역별 대표 활동가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유명상, 오석원, 박성익, 허미호, 나태엽.

[HERI Focus]

“경제위기 상황 실감…자신감·아이디어 얻었어요” 

간담회 참석자

신포살롱팀 유명상(문화협동조합, 이탈리아 볼로냐) 아울러팀 박성익(커뮤니티비즈니스, 일본 도쿄·요코하마) 원타임팀 오석원·나태엽(공정여행, 캄보디아 반테이 츠마르) 위누팀 허미호(문화예술, 미국 뉴욕)

한겨레경제연구소는 9월7일 사회적기업 혁신모델 탐방단 ‘2012 시커스’의 지역별 대표활동가를 모아 탐방지역의 사회혁신이 이뤄지는 모습과 배울 점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간담회는 사단법인 씨즈의 서초창의센터 회의실에서 1시간 반가량 이뤄졌다.

사회 탐방지역의 경제상황과 사회적기업 등 사회적 경제와 관련된 현황은 어떠했는지?



협동조합 도시 볼로냐도 도둑 기승

유명상 유럽이 경제위기라고 말하는데 몸소 체험하고 왔다. 호텔방에 도둑이 들었다. 우리가 간 볼로냐는 협동조합의 도시여서 연대의식이 강한 곳인데 요즘은 도둑이 기승을 부린다고 한다. 히피, 부랑자도 많이 봤다.

경제위기에 대해 볼로냐 협동조합 관계자들은 협력 정신으로 충분히 풀 수 있다고 말했다. 아무리 경제위기가 와도 볼로냐의 협동조합은 살아남을 수 있을 거라는 느낌을 받았다.

박성익 일본은 경제위기에 따른 문제 해결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300만명 넘는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문제와 같이 정부가 해결하지 못하는 사회문제를 민간이 맡아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일본 사회적기업계는 민간이 주도하는 분위기였다.

오석원 캄보디아 내 공정여행은 시작한 지 10년 정도 되었는데 안정적으로 정착된 지역도 있지만 대부분은 초기 단계이다. 정부의 지원활동은 별로 보이지 않았고, 공정여행사들이 마을 주민들과 힘을 모아 진행하고 있다.

허미호 뉴욕 경제도 여전히 불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파슨스 등 예술 대학생들을 많이 만났는데 유명한 디자인회사에서도 급여를 못 주는 상황이라고 한다. 예술에 대한 소비도 줄어들고 있다. 그래서 역으로 민간의 활동이 많아진 느낌을 받았다. 상업적인 예술이 아니라 사회적 경제와 연계해 사회적 가치를 지향하는 예술가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공정여행, 값 비싸도 만족도 높아

사회 인상적이었던 사회혁신의 모습은 어떤 점이었고 우리 사회에 시사점은?

나태엽 공정여행 이용자들의 여행만족도가 굉장히 높았다. 현지 주민들과 함께 악기를 연주하고 밥을 해 먹는다든지 소통의 시간이 많아 좋아했다. 우리가 하려는 일도 한국어를 할 수 있는 현지 가이드가 공정여행사를 창업하도록 돕는 것이다. 그러면 현지인을 위한 일자리도 늘릴 수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공정여행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야 한다.

박성익 일본의 사회적기업은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바탕으로 해서 안정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청년 자립을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기업 ‘소다테아게넷’은 지자체와 연계도 잘 하고 있었다. 전체적으로 일본은 사회적기업 생태계에 관심이 많고, 네트워크도 안정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요코하마에서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모여서 이야기한다. 대학과 지역의 교류도 활발했다. 공동체 기반 네트워크 교육기관인 시부야대학의 사례를 보면 전국 9개 대학이 연계되어 있다. 사회적기업들이 일반기업과 정부와도 파트너로서 지속가능한 구조를 만들어 가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예술 체험할 수 있는 카페 인상적

허미호 미국에서는 일반인들의 예술에 대한 심리적 문턱이 낮다. 예술을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한다. 카페에서 예술을 바로 체험할 수 있는 코너가 있었는데, 20~30대가 거기에서 생일 파티를 하고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술가들이 고립되어 활동하는 경향이 있다. 예술에 관한 정책, 생산하는 사람, 소개하는 사람, 소비하는 사람들의 마인드가 바뀌어야 한다.

유명상 볼로냐에 있으면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겪어 보았는데, 어딜 가더라도 결론은 똑같았다.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은 다를지라도 협동조합에 대한 정신은 같았다. 학교에서 협동조합 정신을 배우고, 사회에 나와서는 협동조합에서 일하면서 협력이 일상화되어 있었다. 우리 사회도 경쟁과 대립의 문화, 결과 중심에서 벗어나 협동의 문화를 가지는 프레임의 변화가 필요하다.



큰 생태계 보니 새 플랫폼 믿음 생겨

사회 시커스 탐방 활동을 통해 어떤 성과를 거뒀는지?

오석원 공정여행에 대한 현지인의 교육을 더욱 활성화해야 함과 동시에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을 높이는 활동이 필요함을 깨달았다. 사회적기업계 전체의 성장이 함께 했으면 한다.

유명상 인천지역 청년들의 더 나은 삶을 만들자는 것이 원래 목표였는데, 볼로냐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서 뭐부터 시작할까 막막한 점이 많았다. 그러나 시커스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청년팀들이 서로 네트워크를 맺고 연대하는 모습을 보고 희망을 느꼈다. 우리나라 청년들은 아직 유연한 사고를 가지고 있다고 확신했다. 사회적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은 여전하다. 하지만 큰 생태계를 보고 새로운 플랫폼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지역 간의 연대를 더욱 활발히 해야겠다는 생각이다.

허미호 자신감을 얻었고, 구체적인 아이디어를 얻었다. 한국에서는 미술에 관련된 비즈니스를 한다고 하면 반응이 시큰둥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뉴욕에서 굉장히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실제로 학생들과 파트너 계약을 맺고, 뉴욕지사 설립을 위한 서류를 만들고 왔다. 기대하지 못했던 수확이었다.

사회·정리 이현숙 한겨레경제연구소 부소장 hsle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