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청년 사회적기업 혁신모델 탐방단 seeker:s 활동일지!>
대학생, 직장인 할 것 없이 일인가구가 증가하는 상황에서 밥을 집에서 먹던 것처럼 먹기는 쉬운 일이 아니죠. 혼자 살면 반찬을 만들기도 귀찮고, 설거지하기도 귀찮고, 직장이 있다면 시간도 별로 없구요. 혹여나 음식을 만들었다가 양이 너무 많아서 남기게 되면 그것도 곤란! 이런저런 이유로 ‘집밥’ 한번 제대로 못 먹고 엄마밥상을 그리워하던 사람들에게 혹할만한 이벤트가 하나 열렸습니다. 바로 ‘일일집밥!’
지난 3월 8일 합정동에서 열린 제 3회 일일집밥 현장을 seeker:s reporter가 소개해드립니다.
지속가능한 ‘일일집밥’이란?
제 3회 일일집밥 준비현장으로
글쓴이가 일일집밥 이벤트를 돕기 위해 찾아간 곳은 합정동의 Lounge A. 합정역 6번 출구로 나와 그 방향으로 10분정도를 걸었다. 농협을 지나고 전주콩나물비빔밥도 지나서야 모던한 느낌의 Lounge A 간판을 볼 수 있었다.
장소에 의자가 부족하여 의자를 더 꺼내어 세팅하고, 테이블을 두 줄로 나누고 주방 앞쪽에도 테이블을 하나 가져다 두었다. 셰프님이 준비해오신 밥, 국, 반찬 등과 그릇을 나르고 와인잔도 씻었다. 씻은 와인잔에 물을 담고 수저와 함께 테이블에 놓았다. 매실장아찌 두 종류, 배추 겉절이, 뱅어포구이, 김구이, 아삭이고추된장무침을 그릇에 정갈하게 담아 4인 기준으로 내었다. 제비뽑기할 질문과 행사안내지, 설문지도 모두 배치한 뒤 첫 손님이 오기를 기다렸다. 바쁘게 준비하다가 여유가 생기니 문득, 이런 생각이 든다. ‘이게 다 무엇을 위한 준비인가?’
일일집밥?
일일집밥은 우리 이웃들이 쉐프가 되어 음식을 나누는 커뮤니티 프로젝트이다. 그 이웃은 옆집 아줌마일 수도 있고 뒷집의 조리고등학교를 다니는 학생일수도 있다. 뛰어난 요리 실력을 가지고 계신데도 발휘할 기회가 없는 분들을 위한, 따뜻한 집밥이 그리운 분들을 위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을 위한 프로젝트이다.
일일집밥 대표 박인 씨는 ‘음식을 함께 먹고 나누는 경험’을 공유하는 공유경제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그녀는 음식을 통해 만난 사람들이, 정과 이야기를 함께 나누기를 기대하고 있다.
1부 _ 함께, 이야기하며, 나눠먹는, 집밥
이날은 1부로 집밥을 먹고 2부에서는 일일집밥이 어떻게 해야 지속가능할지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다.
셰프인 정유정 씨(주부, 인기 요리 블로거)는 박인 씨의 기대에 부합하는 따뜻한 집밥을 완벽히 제공했다.
담백한 토란국과 김장김치에 질려있을 혀를 위해 상큼한 봄맛이 묻어나는 배추겉절이, 식사 전에 먹으면 입맛을 돋우는 매실장아찌, 씹는 맛이 제대로인 뱅어포구이, 집에서 먹던 것처럼 직접 기름을 발라 정성스레 구운 김구이, 우리의 장만으로도 맛있는 소스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아삭이고추된장무침을 준비해왔다.
모든 음식들은 세팅하는 동안 냄새로 인해 한껏 높아진 손님들의 기대를 훌쩍 뛰어넘는 맛으로 만족시켰다. 밥을 세 그릇 먹은 사람도 있었고 반찬을 사고 싶다던 사람도 있었다.
맛있기만 할 뿐 인가? 서로 처음 만난 사람들이 음식이야기를 하며 어색함을 깨뜨리는 역할까지 해냈다. 맛있다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입장할 때 뽑은 제비의 질문에 대해서도 서로의 의견을 말하고, 공통 관심사를 찾게 되면 장소가 떠나가라 웃음이 터졌다. 이 분위기는 1부가 끝나고 2부가 시작할 때까지 유지되어 지속가능성을 위한 건의사항을 부담 없이 말할 수 있게 하였다.
2부 _ 지속가능한 일일집밥을 위한 모든 이야기
처음은 주부님들의 ‘이제 와서 무언가를 한다는 것이 두렵고 힘든데 기회를 주니 너무 좋아요.’ 라는 말로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처럼 SNS로만 모집광고를 한다면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나오기가 쉽지 않고, 사용하지 않는 주부들은 모르니 주변 분들께 추천을 받는 것도 고려하면 좋겠다’ 고 하였다. 셰프를 하고 싶은 주부님들은 ‘일상생활에서도 여러 활동을 하신다며 봉사활동을 하러 나가면 쉽게 만날 수 있을 것’ 이라는 조언도 있었다. 혹은 ‘지역 문화센터나 동네의 유명한 요리강좌 선생님을 초빙하자’ 는 건의도 있었다.
서로 반대되는 의견도 여럿 나왔다.
첫 째로, 밥 이외에도 의식∙문화적 교류 공간을 같이 제공하자는 의견에 그렇게 되면 일반 커뮤니티와 다를 것이 없어진다는 반대 의견도 나왔다. 차라리 어떤 재료를 주제로 삼는 것이 밥이라는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다채로울 수 있어 지속가능성면에서도 오래 갈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두 번째 반대되는 의견은 지역을 옮겨가며 하는 것이 그 지역을 찾아오게 만들어 지역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박인 씨의 의견과 대조되는, 있었다가 사라지면 그 때 즐겼던 사람들이 다시 갈 곳이 없어진다며 한 지역을 설정하는 것을 추천한 것이다. 한 지역을 설정하고 그 지역 커뮤니티에서 시작하여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으면 그 지역 스스로 운영하게 하고 다른 지역에 새로운 지점을 내는 것이 지역 경제에 더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나왔다. 이 때 주의할 점은, 지역에서 경쟁자로 인식할 수 있으니 그 지역의 셰프를 고용해야 한다는 것.
마지막으로, 수익구조를 개선하라는 의견에 맞서 꼭 수익과 좋은 취지 둘 다 잡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도 나왔다. 끼니를 잘 해결하지 못하는 아이들을 도와 좋은 취지를 강조하는 쪽으로 가자는 의견도 있었다.
뒷이야기_
8일에 많은 고생을 했던지 박인 씨는 ‘앞으로 저녁행사는 당분간 오랫동안 안하려고요. 너무 힘들었어요.’ 라고 말했다. 그녀는 실제로 해보니 팝업 레스토랑을 여는 것도 중요하지만,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로 브릿지 역할을 하는 것도 좋은 사업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했다. 그래서 현재 웹사이트에 있는 비즈니스 모델로 변경중이라고 한다.
팝업 레스토랑이 힘들다던 그녀는 3월 15일 목요일에 하자센터에서 또 한 번의 일일집밥을 연다. 이번에도 따뜻한 밥과 분위기를 제공하며 정과 이야기를 나누는 프로젝트가 되길 기대한다.
By seeker:s repoter 박선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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