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목조가옥을 고쳐 갤러리와 상점가로 만든 카라호리의 매력
<카라호리 상점가 간판>
<카라호리 상점가 거리>
카라호리
카라호리는 오사카에 위치한 상점가를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는 마을이다. 오사카 중심 부에 위치해있다. 대게 평지로 되어있는 오사카에서는 드물게 언덕으로 되어있는 마을로, 지형적으로 특이하기도하다. 카라호리라는 이름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오사카성 방어를 위해 세운 성벽의 해자에서 유래했으며, 오사카성으로부터 걸어서 20분 정도 떨어져 있다. 카라호리는 전쟁에서 공습을 피해 살아남아 오사카의 옛 모습이 남았다. 도쿄의 쯔키시마와 비교되는 곳이라고 볼 수 있다. 이 지역은 에도시대에 개발 되었으며, 서민들을 위한 곳이었다. 건물 중에서 오래된 건물들은 에도시대 말기에 지어졌지만, 현재 이 시기 건물이 남아 있는 것은 없다.
<카라호리에서 활동하는 노인외출도우미 활동가 분들과의 만남>
카라호리 마을만들기
카라호리 지역에서는 지난 10년간 개발이 진행되는 한편, 오래된 연립주택이나 집들을 보전하자는 움직임이 있었다. 특히, 일본의 오래된 주택인 장옥은 보전할만한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다. 장옥(나가야)은 일본식 목조 연립주택이다. 카라호리의 장옥 중에는 가로 길이가 30M에 달하는 것도 있다. 도쿄의 야나카 지역과 마찬가지로 바뀐 도로 규정에 의해 집 앞 도로가 4M가 되지 않아 재건축이 불가능해 원형을 유지한 집들도 있고, 장옥이 자식들에게 상속되었지만 상속자가 상속세를 낼 여력이 없이 장옥을 잘라서 팔면서 일부는 유지되고 일부는 리모델링을 거듭한 집들도 있다. 오사카 역시 도쿄와 마찬가지로 도로폭이 4M가 되지 않으면 건물 신축이 불가능하다. 이는 소방도로로의 필요나, 재난시 구조 때문이다. 골목에 보전된 집들을 보면 목조 가옥의 일부가 뚝 잘려서 막혀있고, 양 쪽이 전혀 다른 분위기로 리모델링된 집들이 있다. 이 역시 오랜 주거의 역사를 보여주는 흔적이다.
<카라호리의 오래된 장옥을 고친 집>
<카라호리 우물가모임 표지판>
카라호리의 마을에는 우물가모임이라는 것이 있다. 이 지역에 실제로 있는 우물에서 유래했다. 과거 마을 사람들이 우물에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소통했듯이, 마을 일을 함께 한다는 의미이다. 이 모임의 활동을 통해 이 지역의 장옥들이나 목조건물들이 유지되었다. 이 우물가모임의 이름이 쓰인 간판을 달고 있는 건물들은 이 지역 경관보전에 참여해 집을 고쳤다는 의미이다. 이런 방향의 마치즈쿠리에 동참한다는 의미도 있다.
<카라호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마츠토미 켄이치씨>
마츠토미씨는 카라호리에서 오랫동안 활동해온 커뮤니티 아키텍터이다. 재해대비가 중요한 일본은 실제로 재난 방지를 위한 전문가가 마을만들기에 합류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두 분의 건축가와 함께 카라호리의 오랜 목조주택을 고쳐, 마을의 커뮤니티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들을 둘러볼 수 있었다.
오랜 역사을 거쳐 새로운 건물들이 지어지고, 허물어진 일본의 건물들은 마찬가지로 오랜 역사를 가진 서울의 골목들과 닮아있었다. 일본의 깍듯한 예의는 오사카로 오면서 조금 허물어지고, 오사카의 자유로운 분위기 아래에서 스페이스100은 커뮤니티를 통한 도시재생을 더 깊숙이 느낄 수 있었다.
<일본 전통 신사의 방식으로 만든 자연의 악기>
① 가야금 둘레 틀 : 지적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을 위한 데이서비스 기관
이 건물은 원래 높은 울타리가 있던 창고였다. 현재는 지적장애가 있는 어린이들을 낮 시간 동안 돌보는 건물로 쓰인다. 스페이스100 멤버들이 카라호리에서 가장 깊은 감동을 받았던 이 공간은, 건물 디테일 하나하나 일본의 성격이 스며있었다.
먼저, 옥상에 나무통 빗물받이를 설치해 빗물이 마당에 있는 항아리에 고이게 한다. 이 빗물로 마당에 있는 식물들에 물을 주기도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빗물로 가야금 소리를 내는 것이다. 항아리에 있는 빗물을 통으로 퍼서 옆에 정갈하게 쌓여 있는 돌무더기에 부으면, 빗물이 돌무더기를 스쳐 땅 아래 묻힌 다른 항아리로 떨어지면서 가야금 소리를 낸다. 이는 일본 신사에서 쓰이는 방식인데, 신사를 짓는 장인들에게 방법을 배워와 마을 인근의 학생들과 마츠토미씨가 함께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높은 난간이 있던 자리에는 낮은 나무 난간을 세우고, 이 난간을 접으면 의자가 될 수 있게 만들었다. 집과 골목의 사이를 경계 짓는 난간이, 함께 모여 앉아 놀 수 있는 난간으로 변하는 것이다. 이 또한 마을 인근의 학생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만들었다.
공간을 만드는 과정도 그렇지만, 공간의 디테일 하나하나가 사람들을 함께 할 수 있도록 모으는 요소가 되는 건축이었고, 또한 재미도 놓치지 않았다.
<가야금 둘레뜰 전경>
<밥집에서 식당에 대한 설명을 듣는 스페이스100>
② 오래된 목조건물을 살린 마을의 밥집
지붕이 낮은 나무 건물로 들어가면, 의외로 넓은 1층이 나온다. 마을사람들이 차를 마시고 밥을 먹는 이 집은 오래된 목조 가옥을 고쳐 쓰는 것이다. 좁은 나무 계단을 내려가면, 아늑한 불빛으로 된 지하가 나온다. 지하건물의 테라스는 지상으로 연결되어 지하에 햇빛을 전해줘 지하의 갑갑한 느낌도 나지 않는다. 마츠토미씨가 고친 이 집은, 오래된 목조가옥을 마치즈쿠리 단체에서 빌려 마을 상인에게 다시 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식당이다. 서브리스 방식으로, 마치즈쿠리 단체인 카라호리 클럽에서 장기 임대를 하고, 다시 상인들에게 임대를 한다. 계약은 쌍방에서 아무런 일이 없으면 자동으로 갱신되고, 임대료도 오르지 않는 안정적인 방식이다. 집밥 컨셉으로 나무 솥에 좋은 쌀로 밥을 짓는 이 곳은 오사카 연수 중 가장 맛있는 밥을 먹은 곳이기도 했다.
<장옥을 고친 상점가 입구에서 스페이스100>
③ 장옥을 고친 상점가
카라호리 상점가 주변 골목에는 장옥을 근사하게 고친 공방 겸 상점가가 있다. 역시 카라호리 클럽에서 서브리스 방식으로 임대한 상점이다. 이 곳에는 가죽공방, 잡화점, 초콜릿 가게 등 작은 가게들이 입점해있다. 재래시장과는 다른 느낌으로, 상점에 들어가는 순간 나무 냄새가 풍겨와 일본의 오래된 집에 들어온 느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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