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루시아 도르트문트(Borussia Dortmund) 클럽의 모토는 ‘진정한 사랑’이다. 1909년 창단 이래, 몇 차례 재정적 위기에 있을 때도 시민들의 힘에 의해 다시 일어났고, 2013-14 시즌에는 전 세계 평균관중 1위에 올랐다.
홈구장인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는 매주 8만 명이 모인다. 도르트문트 인구가 58만 명이니, 매주 마다 열 명중 한 명이 매주 축구장을 찾는 것이다. 100년이 넘는 역사 속에서 구단과 팬은 하나가 되어 도르트문트만의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각자의 위치에서 진정한 사랑으로 클럽을 위해 헌신한다. 2014년 8월 25일, 도르트문트 사업개발&국제교류팀 헤드 베네딕트(Benedikt Scholz) 씨를 만나 더욱 자세한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독일리그의 구단은 ‘50+1 시스템‘으로 팬들이 구단주보다 1%를 더 소유한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도르트문트의 지분율은 어떻게 이루어져있나?
우리는 18명의 청년들이 모여 순수한 목적을 가지고 만든 구단이다. 그 당시 우리 클럽은 영리를 추구하는 시스템이 아니었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현대에 들어와서 생긴 시스템은 GHBH Co. KGaA (독일의 주식회사 형태)지만, 여전히 기존에 구단의 가치를 이어오고 있다.
분데스리가는 다른 리그보다 재정 자립도가 높다. 도르트문트 마케팅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소가 있다면?
마케팅에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정체성이다. 정체성에 대해 고민을 통해 ‘우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이 질문의 답은 ‘변하지 않는 것’ 이다. 이 점에 초점을 두고 마케팅을 펼친다. 구단의 입장과 팬의 입장을 고민하며 얻은 합의점이다. 구단은 팬들의 입장에서 서서 변하지 않는 것이 요소들이 무엇인가를 중점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한다. 이런 것들을 실행함으로써 팬들이 찾고,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게 만들고 있다.
우리는 이익을 추구하지 않는다. 팬들이 언제든지 우리를 찾을 때, 우리가 항상 존재하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우리가 잘할 때나 못할 때나 우리 곁에는 언제나 팬들이 존재했기 때문이다.
다른 리그에 비해 티켓 가격이 낮아 입장 수익이 많지 않은데, 티켓 판매 수익은 연간 클럽 수익의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가? 주요 수입원은 어떤 부분인가?
총 매출은 260 밀리언 유로다. 그 중 경기입장 40 밀리언 유로, 대중매체 수익 (TV / 라디오 광고, 중계권료 등)80 밀리언 유로, 스폰서십을 통해 70 밀리언 유로, 구단 상품 판매가 35 밀리언 유로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매년, 머천다이징 상품을 기획한다. 상품 기획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무엇인가?
팬의 입장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팬들이 무엇을 좋아할지, 필요로 할지가 첫 번째다. 두 번째는 팀컬러다. 이것을 바탕으로 상품을 제작한다. 우리 클럽에는 1000개가 넘는 상품이 존재한다.
도르트문트 메가스토어가 몇 개 인지 궁금하다.
지그날 이두나 파크에 하나와 시내에 두 개가 있다. 세 번째 메가스토어는 도심과 떨어진 외곽에 지을 예정이다.
공식컬러를 바꾼 이유와 꿀벌을 마스코트로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너무 오래 전 이야기라서 공식 컬러를 바꾼 이유는 정확히 알 수 없다. 다만 검은색은 탄광산업이 발달한 도르트문트의 석탄을 나타내고, 노란색은 독일의 맥주를 상징한다고 전해진다. 마스코트는 검은색과 노란색을 연상시킬 수 있는 걸 찾다가 꿀벌로 정했다.
2014년 세계 최다 평균 관중을 기록했다. 이를 이루기 위해서는 구단과 팬이 ‘소통’과 ‘연대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포터 그룹과 함께하는 프로그램이나 프로젝트가 있는가?
우리 클럽의 창단 때부터, 축구는 자유 시간에 할 수 있는 유일한 문화였다. 그 당시, 축구는 단순히 관람하는 게 아닌 직접 뛰며 함께하는 문화였다. 같이 뛰며 함께 호흡하며 시작했기에 21세기인 지금까지도 함께 존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런 관계들이 시합에서 이김으로써 단단해지고, 결속력 있게 되었다.
구단과 서포터 대표들이 1년에 4번 정도 공식적으로 만난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 팬의 입장을 들어보고 듣고 반영하는 것이다.
전 세계적으로 도르트문트 서포터의 퍼포먼스가 유명한데, 구단과 함께하는 부분이 있는지 궁금하다.
구단에서 미리 지시하는 사항은 없다. 우리는 팬들의 문화를 존중하며, 그들의 문화를 수용한다. 서포터들이 경기장 안에서 응원하거나 노래하거나 하는 걸 믿고 맡긴다. 그들이 하는 일에 규칙은 없다.
도르트문트 구단이 몇 차례 재정적 위기가 있을 때, 지역 시민들과 팬들의 도움을 얻었다. 팬과 구단의 이상적인 모습은 어떤 모습이라 생각하는가?
구단은 팬들과 하나가 되고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책임감을 가지고 항상 노력한다. 팬들 역시 클럽과 함께하는 것이 자기의 의무라고 생각하며 노력한다.
홈경기장인 지그날 이두나 파크 경기장은 2011년, Q-셀즈 (Q-Cells) 사와 함께 태양 전지를 경기장 지붕 위에 설치했다. 그 이유에는 환경을생각하는 구단의 가치도 포함되어 있을 거라 생각한다. 이런 활동들 외에 도르트문트의 사회공헌(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활동들이 궁금하다.
우리는 ‘Leuchtet auf’라는 하나의 후원 단체를 만들어 두 가지 방향의 사회 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첫 번째는 환경 분야다. 스타디움 지붕에서 만들어진 전기는, 클럽에 가입된 사람들이 전기를 사다가 쓸 수 있게 제공한다. 두 번째는 후원활동의 형태인데, 도르트문트 시와 함께 어떤 대상을 어떻게 후원할 것인지 결정한다. 다양성(Vielfalt), 열정(Engagement), 관용, 포용(Toleranz)을 모토로 축구 뿐 아니라 사회적 역할에 대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
도르트문트 클럽의 모토가 ‘진정한 사랑’이다. 클럽을 사랑하는 전 세계 축구팬들에게 어떤 클럽으로 남기를 원하는가?
팬들이 원하는 한, 우리가 그 자리에 계속 진정한 사랑으로 남기를 원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팬들의 입장에서 팬들이 무엇이 필요한 지 먼저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는 도시와 축구팀이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느낌을 주기 위해 시내 곳곳에 노란색과 검은색의 상징물 또는 문화를 만들어간다. 팬들의 일상에서 도르트문트라는 팀이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우리가 직접적인 마케팅을 펼치지는 않지만 ‘우리는 하나다’라는 이미지를 만들고, 팬들이 직접적으로 경험하고 찾아 나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준다.
‘우리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라는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며 지역의 정체성을 고민하는 구단. 클럽이 계속 존재하는 것이 팬들을 위한 일임을 잊지 않는 그들의 모습에서 진실함을 엿볼 수 있었다.
에디터 박은영
사 진 김준태 박은영
자문&번역 이재준
현지통역 신희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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