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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SEEKER:S Story/*꽃잠

[액션프로젝트보고] 전문가 인터뷰(2) 해외 장례 산업 및 문화의 변화

을지대학교 장례지도학과 이필도 교수님을 만나 해외 장례 산업 및 문화의 변화에 대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Q. 한국 장례산업과 일본 장례 산업간의 유사점이 있지만 차이도 크다고 여겨지는데 어떤 부분을 꼽을 수 있을까요?

 

일본 장례 산업은 우리보다 앞서 발전을 했습니다. 일본 장례 산업의 특징은 여러 서비스가 종합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장례식장, 화장시설, 상조회사 등이 별개의 서비스 같지만 종합된 서비스로 발전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유가족들은 이게 별개의 서비스로 느껴지지 않고 일체적인 서비스로 느낍니다. 우리나라는 제공되는 서비스는 비슷하지만 그 비용구조가 다 구별되어 있어 소비자가 다른 서비스들로 느낀다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래서 복잡한 절차에 더해 비용도 이중인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습니다.

또 일본은 장례 서비스가 전통적인 부분이 조금 남아있긴 하지만 거의 현대화 되어 있다는 것도 특징입니다. 우리나라는 결혼서비스가 현대화 된 것에 비해 장례서비스는 아직까지 전통적인 것들이 지배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진짜 전통을 계승하거나 발전시킨 것이 아니지만 전통을 유지한다고 생각하는 것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부분들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장례에 IT시스템을 접목시킬 때 어렵게 느껴진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비용이 분리되어 있다는 것이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편한 점인 것 같은데 일본은 통합되어 있다는 것인가요?

 

일본은 하나로 통일 되어있습니다. 심지어 우리나라는 이중으로 들어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장례식장에서 주관했다면 소비자는 장례식장에 비용을 지불하면 끝납니다. 그래서 중복되는 느낌도 들지 않고 장례식장에서 납품업체에 비용 지불하면 됩니다. 소비자가 납품업체에 지불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가 이렇게 된 이유는 서비스가 이중으로 중복된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는 공유재산이냐, 공유자원이냐 공공재냐 사적재화냐 이것이 명확하게 구별이 되어있지 않습니다. 상조회사에서만 제공하는 것, 장례식장에서만 제공하는 것이 분리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형태는 가져왔지만 내부적인 것까지는 같지는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Q. 외국에서 해양장, 드론장, 드라이브쓰루, 우주장 등 이색적인 장례식이 등장하고 있는데, 이러한 장례식이 나타나게 된 배경이 무엇일까요?

 

어디나 서비스라는 것은 새롭게 문제점이 나타나면 그 문제를 개선하는 부분에서 발전하게 되어있습니다. 외국의 장례산업은 다른 분야에 비교하면 조금 더디지만 지속적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왜 그렇지 않은가? 전통과 접목이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결혼서비스만 하더라도 젊은이들이 자기가 상품을 선택할 수 있지요. 그러나 장례는 집안의 어르신이 그건 아니다라고 한다면 그 서비스는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 잘 모르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해서 그 집안의 어르신이 주자가례든 그런 전통을 잘 아느냐? 그것도 아닙니다.

이 장례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이 전통과 접목을 시켜야 합니다. 이쪽으로 연구하지 않고 무턱대고 서비스를 제공하면 안되죠. 결혼서비스보다도 이 장례 쪽은 전통적으로 공부를 하고 그러면서 발전을 해야 개선된다고 생각합니다.

옛날 가정에서는 집장례를 치렀습니다. 그런데 이 집 장례가 장례식장으로 오기까지 걸리는 시간과 논리가 있습니다. 장례를 치르는 장소가 그냥 바뀌어버린 것이 아니라 편의주의라는 부분이 대두되었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병원장례식장으로 가는 것은 객사라고 해서 꺼려했습니다. 그러나 장례식장에서 음식을 제공하고. 곤돌라로 시신을 옮긴다는 편의주의, 이런 것 때문에 핵가족에 맞게 예식을 갖추기 위해서는 장소를 옮겨야 한다는 의식의 변화 때문에 장례식장으로 옮겨진 것입니다. 예를 들어 장의자동차도 그냥 나오면 안 되고, 옛날의 상여가 가진 전통적인 의미를 되살리면서 거기에 현대에 맞게 바퀴를 달고 발전시킨 것을 가져가야 합니다. 그 노력들을 조금을 하게 되면 전통적인 새로운 부분들이 받아들여 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앞으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정말 가족구성원만이 장례를 치르게 되면 무빈소 장례식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때는 변화가 조금 있을까요?

 

변화가 일어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변화가 있는 부분들도 마찬가지인데, 장례서비스의 기능이 시신을 관리하고 처리하는 것이 있지만 전통적인 부분에서는 공동체의 결속강화라는 기능이 있습니다. 그 공동체가 옛날에는 학연, 지연, 직장연 해서 많았고 지금도 어느 정도 그 부분은 남아 있는데 이것이 상부상조 한다는 정신이었습니다. 지금은 그 정신 중에서 물질적인 것만 남았지요. 바로 부의금입니다.

시대가 변함에 따라 가족끼리, 소가족끼리, 아는 친인척끼리는 상부상조의 기능이 강화되어야 하는데 그것을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면 그것은 그냥 무너집니다.

그래서 장례서비스들이 그 시대에 맞게, 그 규모에 맞게 서비스 하는 것들과 공동체 결속, 가족의 의미를 되살려주는 부분들을 넣어서 서비스를 개발해야 합니다. 전통절차를 보면 49재를 지내면서도 그 의미가 담겨져 있습니다. 조상에 관한 것, 가족에 관한 것, 고인에 대한 예의 등이 담겨 있습니다. 그런데 그것 없이 가면 시설만 좋아졌지 의미가 없습니다. 절차를 줄이는 것과 절차를 없애는 것과는 다른 것입니다. 의미를 되살릴 것은 되살려야 합니다. 3년 탈상을 3일장으로 줄이더라도 그 의미를 축소를 해서 제대로 가지고갈 필요성이 있기 때문에 좋은 전통부분은 살리면서 시대에 맞게 규모에 맞게 서비스 절차를 진행해야 합니다.

 

Q. 2일장의 규모가 늘어날 것 같은데요.

 

, 2일장도 충분합니다. 3일을 진행할까요? 결국은 조문객들 때문에 진행하는 것이지 유가족입장에서는 굳이 3일을 할 이유가 없습니다. 작은 규모라도 고인에 대한 예의와 유가족을 대하는 정신을 살려야 합니다. 법적으로 2일은 필요하니까 2일이면 충분하죠. 그러면서도 그 장례의 의미를 담기위해서 그 서비스는 고급화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금은 염습을 포장하듯이 진행하는데,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일상생활에서는 본인이 단장을 하지만 결혼식이나 중요한 날에는 전문가에게 맡기죠.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질적으로 다른 서비스 부분들이 나타날 거에요.

일본에서는 실질적으로 그렇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 대표적으로 우리가 영향을 받은 것이 제단장식입니다. 우린 일률적으로 국화를 세팅하는데 일본에서는 그 제단에 고인과 가족의 의미를 담아서 장식하고 있습니다. 그 비용이 많고 적고 간에.

우리가 가지고 있는 전통 장례 절차 중에서 의미를 되살릴 것이 꽤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 가지 비유를 들자면 지금 장례식장에서 음식을 제공하고 비용을 받고 있지요. 고인이 평소에 가족들이랑 먹었던 좋아했던 음식을 내 놓는다면 그것이 얼마나 의미있겠습니까. 물론 비용이 들 것입니다. 그러나 가족의 의미는 되살려줄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서비스하면 수익이 나지 않을 수 없겠죠. 장례식장에서 반드시 편육에 육개장 먹으라는 법이 어디 있겠습니까. 공급자 중심의 서비스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진정으로 고인과 유가족을 위해서 이틀만 장례를 하더라도, 한두 끼를 먹더라도 의미를 생각할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Q. 그렇다면 장례식장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기존 장례식장 명칭을 만들어 주신 것도 교수님 이셨고 장례식장이 단순히 염습만 하는 공간이 아니라 추모를 할 수 있고, 교육도 할 수 있는 지역주민과 함께 할 수 공간으로 탈바꿈해야하는 시점이 오지 않았나 라는 이야기도 해주셨는데요.

 

장례라는 것, 죽음이라는 것이 한 사람의 시신을 처리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요즘 웰엔딩’, ‘웰다잉이라고 얘기하는 것을 보면 장례라는 것이 하나의 거울과 같은 겁니다. 고인이라는 거울을 통해서 자기의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것이죠. 유가족들은 그 모습을 통해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깨닫게 해주는 것과 같다는 거죠. 그렇다면 그 거울이라는 것이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 고인이 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고인의 살아왔던 부분들을 가족들에게 보여주는 것이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그 거울을 어떻게 만들어 갈 것이냐 하는 것인데, 지금은 그 거울을 뿌옇게 해놓고 보여주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장례는 안 보여줬고, 실제적으로 기피하던 것이었습니다. 장례서비스도 삶의 거울이라는 것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20년 전에 영안실에서, 장의사에서, 염사에서, 장례지도사로 변해왔던 것처럼 21세기에는 용어들도 바뀌고 있습니다. 용어라는 것도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울입니다. 제가 20년 전에 장례식장이라는 이름을 지었지만 저보고 또 만들라는 것은 너무 가혹하고, 젊은 사람들이 이제 만들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일본에서는 엔딩센터라는 명칭으로 자리잡아가고 있습니다.

우리가 단순하게 시신만 처리하는 것이라면 장례식장이라는 명칭으로 족하겠지만 추모라던지 공동체가 결속하는 부분 등 장례가 끝난 후에도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장소, 시설, 예식들이 공감대를 형성하면 되지 않을까요. 결혼식장도 예식장에서 이름이 많이 변했지요. 선진국은 대표적으로 장례식장, 화장시설들이 최근에는 다 카페테리아입니다. 그렇게 꾸며놓고 화려하고 멋있게 해놓고 그러면서도 경건성은 살렸습니다. 복장을 갖추고 예의를 차립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0년 전만 하더라도 장례식장가면 고스톱 쳐야했죠. 그런데 지금은 다 바뀌었고 고스톱치려면 눈치봐야합니다. 지금부터라도 젊은 사람들이 명칭도 서서히 바꾸어 나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Q. 유럽과 북미 쪽의 장례시설도 많이 탐방하셨는데 인상 깊었던 것이 있었나요?

 

제가 느낀 점으로는, 그 지역에서는 산 자와 죽은 자가 분리된 공간을 가지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장사시설이 산자와 죽은 자가 공유하는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화장시설이든 묘지시설이든, 살아있는 사람들과 공유하는 시설이기 때문에 현대화되었고 그런 곳에 고인을 모시니까 더 고급화 되어 있습니다. 추모공원들이 말 그대로 공원이고 시내 중심지, 도심에 있습니다. 그게 너무 좋아 보였습니다. 베네치아의 묘지, 그 아름다운 곳에 화장시설이 있고 묘지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일 부러웠던 것은 모나코에서 본 화장시설이었는데, 아주 소규모인데 화장시설에서 지중해가 보이는 풍경이 굉장히 멋졌습니다. 사진은 못 찍게 했는데, 근무하는 환경도 너무 멋있고, 도시국가이기 때문에 99%가 화장을 하는데 그렇게 멋진 곳에 화장시설을 지어놓고 화장을 진행했습니다.

 

Q. 유럽권의 나라들도 지역주민들이 화장시설이 들어올 때, 반대를 했을 것 같은데요?

 

그것에 대해서도 질문했었는데, 100년 전에는 그런 님비현상이 있었다고 합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인식이 바뀌고 본인들이 필요한 시설이고, 산자와 죽은 자가 공유하는 시설로 바뀌었기 때문에 우리나라와 일본처럼 혐오시설로 인식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그 지역의 사람들은 주말마다 묘지에 들릅니다. 도심지에 가까이 있기 때문이죠. 때 되면 간다기 보다는 수시로 가서 돌봅니다.

그리고 또 하나 다른 점은 우리는 3대 위의 조상의 묘지에 가곤 하는데 그 사람들은 당대까지만 챙깁니다. 그들에게는 추모문화가 일상에 녹아 있는 것이죠. 살아있을 때 가족끼리 만나서 식사하는 것처럼 그런 공원묘지에 들러서 그냥 만나서 식사한다, 그런 식입니다. 우리는 예식에 격을 차리고 음식 차리고 그래야 하는데 그것은 문화적인 차이가 좀 있는 것이죠.

 

Q. 간소화장례, 소규모장례들이 후불상조업체를 통해서 키워드로 많이 검색되고 있는데 이런 작은 장례의 등장을 어떻게 바라보시는지, 이제 그 작은 장례의 변화가 어떻게 예측되시나요?

 

개념의 차이는 있을 것이지만 작은 장례식을 어떻게 바라보느냐, 무조건 값싸게 하는 거냐에 대해서는 저는 반대입니다. 그런데 현대에 와서 절차의 간소화는 일어날 것입니다. 전통적으로 큰 절차만 보더라도 19가지 절차가 있었습니다. 3일장을 치르게 되면서 밤에 하는 절차들은 거의 사라진 것처럼 앞으로 절차는 점점 간소화 될 것입니다. 그렇지만 지자체에서 하는 착한장례, 작은 장례가 값싸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틀을 하던 절차를 생략하던 꼭 있어야하는 절차에서 의미를 되살려야 합니다. 왜 입관을 하고 왜 수의를 입혀야하는지는 알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도 우리는 국적이 없는 장례를 치르고 있다고 비판을 하고 있는데, 전통적인 의미들이 되살아나야 한다고 생각하니다. 그게 진정 그 사람에게 맞는 옷이고, 알맞은 장례인지 생각해야만 착한장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용을 들일 부분은 들이고 생략해야하는 부분들은 생략해야 되는 거죠.

 

Q. 그렇다면 장례비용은 줄어들까요? 분명 하루는 줄어든다고 하면, 명확하게 비용이 절감된다고 볼 수 있겠는데요.

 

평균비용은 줄어들 수 있겠죠. 저는 전체적으로 보면 (비용이) 줄어들지는 않을 거라고 본다. 필요 없는 것은 절제는 하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빈소랑 시설은 고급화되고 서비스 비용까지 해서 그 부분의 비용은 늘어날 것입니다. 대신 음식비용과 용품비용은 줄일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돌아가신 분에게 예의를 차린다고 비단옷 입히지는 않지 않습니까. 안동삼베 진짜 전통에 가까운 그 수의는 500만원입니다. 이제 그런 수의는 굉장히 부유한 사람들 정도가 사 입을 수 있습니다. 이런 비용들은 분명히 줄어들 것이라고 생각되지만 시설비용과 서비스비용은 고급화되어질 것이라고 봅니다.

 

Q. 향후 장례서비스가 발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부분이 개선되어야 할까요?

 

A. 향후 장례서비스 발전은 우리의 의미를 되살리는 방향으로 가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전통적인 부분들을 계승, 발전 시켜야하는데, 다 따라할 수는 없지만 좋은 의미들은 되살려야 하죠. 또 한 가지는 장례서비스는 사람이 중심이 되는 인격서비스라는 것입니다. 더 좁게 들어가면 고인에 대한 서비스죠.

우리는 조문객들을 위한 서비스를 하고 있고 이것은 과시적인 부분입니다. 이런 부분은 거품을 빼야할 것입니다. 유가족에 대한 부분은 너무 소홀하기 때문에 이런 쪽으로 주목해야 합니다.

같은 염습이라도 전문가가 해주는 염습과 비용과 서비스의 질이 차이가 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변호사들에게 상담하러 가면 단 1~2분 앉아있어도 상담료를 받는 것처럼. 만약 장례지도사들도 상담비 받으려면 그만큼 서비스를 제공해야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당한 값을 지불해야지 상호가 발전하고요. 그런 것이 많이 아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