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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SEEKER:S Story/*에이드런

[해외탐방기]에이드런 (5) : 런던 미술관, 박물관의 대화형 어린이 책자

이탈리아 볼로냐, 레지오 에밀리아 지역에서의 탐방을 마친 후 영국 런던으로 이동했습니다.

 

에이드런은 현재 아이들과 예술 경험을 나누며 상상력 넘치는 대화 시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특별한 미술 작품으로 화가의 생각을 상상하고, 나의 느낌을 솔직하게 말해보기도 하고, 일상적인 재료와 물건들을 관찰하며 내가 몰랐던 부분을 발견하고, 호기심을 가져보기도 하지요. 이 과정에서 아이들의 시선을 아는 것과 대화하는 방식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매번 깨닫습니다. 그리고 작품을 감상할 때 아이들과 나눌 수 있는 대화방법들에 대해 항상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양하고 질 좋은 미술관, 박물관이 있는 런던에 방문했습니다. 

좋은 전시도 전시이지만, 전시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테이트 모던과 자연사 박물관에 방문했어요. 특히 테이트 모던과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대화형 어린이 책자를 접할 수 있어서 대화하는 감상법을 연구하기 위해 방문했습니다.

 

테이트 모던 TATE MODERN

테이트 모던은 런던의 현대미술관입니다. 카테고리별 다양한 상설전시가 있고, 저희가 갔을 때는 여러 개의 기획전시도 같이 열리고 있었습니다. 저희는 기획전시 중에서도 OLAFUR ELLIASON: IN REAR LIFE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올라퍼 엘리아슨은 자연과 현상, 날씨, 감각 등을 연구하고 영상, 회화, 설치, 조각 모든 장르를 통해 표현하는 작가입니다. 이끼, 얼음, 물, 안개, 빛과 반짝이는 금속까지 모두 재료가 되지요. 체험형 전시는 아이들도 몸을 통해 경험해볼 수 있을만큼 우리의 감각을 일깨우는 작품들이 많았습니다.

특히 작품들 속에서 있는 그대로 느끼고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할만큼  흥미로웠어요. 이 느낌들을 아이들도 더 이해해볼 수 있도록 미술관에서 제공하는 가족용 팜플렛이 인상깊었습니다. 가족용 팜플렛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할 수 있는 질문과 설명들이 간단하게 적혀있습니다. 작품을 보며 어떤 대화를 할 수 있을지 제안하는 것이죠.

전시장에서 가볍게 들고다닐 수 있는 대화형 책자

 

Beauty, 1993

Beauty라는 작품을 보면서 아이들에게 만져보기도, 이리저리 움직이며 감상해보라고 하며 제안을 하고 있습니다. 작품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들을 아이들 스스로 더 자세히 느껴보고, 변화를 감지할 수 있도록 유도합니다.

팜플렛의 아래 부분에는 사실적인 설명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무지개에 대해서 더 넓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Moss wall, 1994

전시장에 처음 들어가자마자 이끼로 가득한 벽면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냄새, 느낌을 통해 이끼와 관련된 상상을 해볼 수 있는 질문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느껴보았던 경험들을 생각해보게 합니다. 

예술 작품을 감상하면서 '나'와 연관하여 생각해볼 수 있게 하는 요소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데요. 올라퍼 엘리아슨의 전시는 일상적이면서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감각을 새롭게 생각해보게 합니다. 아이들과도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소재이지요. 아이들과 작품을 감상하며 이야기하기 위한 적절한 질문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깨달았습니다.

이외에도 여러 질문들이 적혀있습니다. 이야기하는 미술시간을 나누는 에이드런에게 미술관의 대화형 책자는 매우 매력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미술관 공간에서의 질문을 통해 누구나 즐겁게 아이들과 작품을 감상할 수 있고, 아이들 스스로도 더 호기심을 가지고 생각해볼 수 있는 방법들을 발견했습니다.

 

자연사 박물관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전시 내용보다도, 전시된 내용을 아이들에게 어떻게 전달하는지, 어떻게 흥미를 이끄는지를 중점적으로 관찰했습니다.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자연사 박물관에서 감상하며 직접 읽어볼 수 있는 대화형 책자가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자연사 박물관의 어린이 책자 KIDS ONLY

박물관 내에서 책을 가지고 다니며 관람과 활동을 돕는 책입니다.

 

박물관 안에서 볼 수 있는 주제들을 어린이들이 알기 쉽게 질문, 이미지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궁금한 지점들을 찾아서 더 탐구해볼 수 있는 자율성이 있었어요.

설명 뿐 아니라 아이들이 재미있게 활동할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있었습니다. 책 전체의 내용을 모두 알 필요는 없겠지만, 주제별로 자신이 어떤 점을 흥미로워하는지 알도록 도울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책자 뿐 아니라 박물관 내에는 어린이들이 즐길 수 있을만한 퀴즈, 활동, 그리고 선생님들이 있었습니다.

화면의 퀴즈를 보며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선택합니다.

보고 느낀 점을 자신만의 생각으로 흥미롭게 표현할 수 있는 방법입니다.

가장 인상깊었던 것은 수시로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눠주는 자원봉사자가 있다는 것입니다. 대상을 흥미로워하는 아이들이 있으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며 설명을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한 명이 남을때까지 열정적으로 이야기를 나눠주더라구요. 전시장을 관람하면서 궁금증을 해소하고 직접 만져보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봉사자가 있다는 것이 인상깊었습니다.

 

TATE MODERN과 자연사 박물관은 관광지로도 워낙 유명한 곳인데요. 그런만큼 아이들의 시선에서 그리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고민을 가지고 방문한 것은 저희에게도 더 뜻깊은 방문이었습니다. 더 좋은 경험을 아이들과 나누는 것, 아이들의 생각을 듣는 것, 그것을 두 곳 모두 대화의 방식으로 풀어내고 있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에이드런도 우리가 생각하는 예술경험의 중요한 가치를 우리만의 대화 방식으로 즐겁게 해나갈 수 있다는 확신을 얻는 경험이었습니다. 그리고 감상 방법과 좋은 질문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