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온어스]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2
416활동지원팀 정지선 팀장님
신정식 팀장님은 심리지원활동팀에서 일하고 계셨다. 그 지역을 지원하는 입장에서 트라우마와 심리지원을 어떻게 바라보는 것이 좋을지 생각해 볼 기회가 될 것 같다며 정지선 팀장님을 우리에게 소개시켜 주셨다. 다른 세계관을 가지고 일하시는 분의 입장에서 바라 본 커뮤니티 지원은 아트온어스 입장에서 확장된 개념안에서 바라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아트온어스: 4.16 활동지원팀 소개를 부탁드린다.
정지선: 4.16활동지원팀은 작년까지는 지역사회지원팀이었다. 유가족에게 초점을 맞추기보다 지역 주민들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원래 온마음센터 초기 세팅에 없던 팀이었다가 정신보건형태로 세팅이 되는 과정 속에서 안산 지역에 있는 지원가들이 커뮤니티 지원을 해야 하지 않겠냐라고 하여 5월에 안산온마음센터가 열리고 6월에 4.16 활동 지원팀으로 생기게 되었다. 정신보건전문가들로 구성된 것이 아니라 지역 전문가들이 필요한 세팅이다 보니 현장에 있던 사회 복지사들이 근무를 하고 있는 팀이다. 작년까지는 유가족 사업을 하지 않았고 오로지 주민 사업에만 초점을 맞췄었고, 핵심은 주민을 교육하고 조직하고 깨어있는 시민을 양성하는 것에 주목적을 두고 있다.
센터 내부
아트온어스: 시민들의 인식의 변화를 가져오는 활동이 팀의 주요활동인가?
정지선: 그렇다. 그런데 2014년에는 유가족과 함께 주로 광화문에 나가 있었다. 인식 개선이라는 것 자체가 단순히 인식 교육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한국사회 자체가 아직 그럴 단계로 갈 수준이 못된다라는 생각이 든다. 복지국가들을 보면 아시겠지만 시민의식이 향상되는 과정이 있는데 보통 100년 200년 걸리는 작업들이다. 한국은 아직 그 첫발을 못 뗀 사회라고 생각이 되기 때문에 기본교육과 사람들을 모집하여 토론 하게 만들어 주고 소규모 집단들을 계속 만들어 내어 깨어있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또 하나는 토론만 하자고 하면 재미가 없기 때문에 컨텐츠를 매개로 하여 사람들을 모이게 한다. 예를 들어, 사진교육을 하면서 사람들과 함께 세월호 관련된 사진을 찍거나, 재개발 지역에 가서 그 지역을 남기는 사진을 찍고 토론도 하고, 인문학강좌를 통해서 한국사회의 병폐를 돌아보는 등이다. 세월호를 차치하고 기본적인 시민의식을 건드리는 것에 초점이 많이 맞추어져 있다.
세월호 유가족분들 지원하는 측면에서는 문화 예술적인 치유를 많이 생각했다. 시민합창단을 만들어서 지원하고, 페스티발을 올리고, 이것을 보고 유가족분들도 가족 합창단을 만드시게 되고 하는 순환이 이루어진다. 연극제 등을 통해 시민들이 보는 연극에 우리의 마음을 담아내기도 한다.
올해는 가족사업과 지역사업 두 가지로 나누어서 유가족사업은 치유공방에 더해 소통의 공간으로 만들어 시민들이 이곳에 와서 소통하도록 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진행하며 엄마랑 함께하장 같은 형태가 된 것이고, 그 과정에서 가족 분들이 에너지를 발산할 수 있는 기여자가 되도록 노력했다.
아트온어스: 그렇다면 공방 같은 경우는 이용자가 가족 뿐 아니라 시민 모두가 참여가능한가?
정지선: 가족분들이 그 곳에 계시고 시민들이 체험으로 참여하면 가족분들이 가르쳐주는 방식이다. 그러면서 편하게 이야기 나눌 기회가 생긴다. 사실 분양소가 존재는 하지만 들어가보기 어려운 공간이라서 공방을 통해 시민들이 편하게 들어가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졌다. 지역 주민교육은 그대로 진행된다.
아트온어스: 센터의 기획의도와 시민들의 참여하는 동기가 만나져야 행사가 진행될 것 같은데 서로 다른 기대에서 오는 갈등은?
이미 사람들이 안산온마음센터가 세월호와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오는 경우가 많다.
일본의 시위의 경우 재미있는 상황을 연출한다. 공연이 있고, 만화도 그리고, 코스프레도 하고. 우리팀도 아이들이 하는 플레시몹은 밝게 진행하려고 한다. 세월호 집회에도 그렇게 하려고 하지만 이 엄숙한 현장에 왜 저런 걸 하냐는 입장이 안에서도 밖에서도 존재한다.
시위 문화나 의견 제시의 방법도 다양하게 바뀌어야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을 것 같다.
세월호 참사 500일 추모행사 중 플레쉬몹 사진출처: 안산온마음센터
아트온어스: 기관의 입장과 활동가 개인으로서의 신념이 충돌하는 지점은 없는지?
정지선: 센터의 입장은 정부의 입장을 대변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사회복지사로서는 방식을 이해할 때 체계와 사회 속의 인간을 보는 입장이다. 그러니 체계를 고치지 않고 어떻게 개인을 바꿀 수 있는가라고 질문하게 된다. 하지만 다양한 입장이 섞여 있으니 허용 가능한 범위 내에서 우리가 제공할 수 있는 것들을 하려고 노력한다.
안산온마음센터에서는 치료적 접근으로 가족들을 만나니 처음에는 친해지기 힘들었다. 우리가 환자냐고 말하면서 센터로 오기 싫어하시는 분들도 많았다. 하지만 활동지원팀이 광화문에 같이 있었던 시간이 도움이 많이 됐고,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러한 기록들이 가족들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꾸준히 설득시켜야했다. 가족들 입장에서 번거로운 절차들이 기관으로 존재하기 위해 필요한 것임을 이해해주신 부분도 있다.
아트온어스: 사회복지사입장에서 심리지원팀과 활동지원팀이 협력하는 과정이 있었을 텐데 어떤 것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시는가? 트라우마커뮤니티 심리지원을 하려는 아트온어스에게 복자사의 입장에서 주실 수 있는 조언은?
정지선: 나는 심리상담사가 아니고, 여기서 함께 3년째 일하지만 아직도 회의 시간에 상담사들이 쓰는 용어를 모르겠다. 용어도 어렵다. 내가 보는 사회복지사와 치료사의 차이는 같은 문제를 두고 다른 측면에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예를 들면, 연극프로그램을 진행 할 경우 치료사들은 연극치료프로그램을 구성할 것이고, 사회복지사들은 그냥 연극 동아리를 만들거다. 2014년에 지역에 있는 기관 단체들과 연합하여 생존학생들과 유가족형제자매들을 대상으로 캠프를 진행하려고 기획 한 적이 있는데 당시 나는 캠프는 즐거워야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센터는 저녁집단상담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더라. 재미가 없는데 누가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전문가로 너희를 변화시키겠다는 태도로 사람들을 만나면 변화가 어렵다. 치료해야돼... 상담해야돼... 라는 것 보다 우선적으로 재미있는 활동으로 관계형성을 하고 그 과정 속에서 조금씩 치료적인 관점을 담아내야 하지 않을까.
아트온어스: 언어적 간극부터 줄여야 할 것 같다. 신뢰를 형성하는 것도 중요하고.
정지선: 그렇다. 재미있고, 오고 싶어야 한다. 그렇게 1년쯤 지난 후 치료가 들어가야 하는 것이 심리 쪽에서 생각해 봐야 하는 부분인 것 같다. 오자마자 척도지부터 쓰라고 하는 것 때문에 부담 없이 오기가 힘들다. 활동 자체가 사진처럼 재미있는 교육이나 컨텐츠를 먼저 찾고 그걸 통해서 사람들을 만나는 게 중요하다.
아트온어스: 팀장님이 말씀하신 사회복지적인 접근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어떤 지점에서는 치유적인 역할을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도 든다.
정지선: 세월호가 가진 특수성은 아직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지속적으로 트라우마가 생겨나고 있다.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어도 원인해결이 전혀 안되어 있기 때문에 다음으로 넘어가기가 힘들다. 그렇게 때문에 그들에게 응원군을 만들어 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차이가 분명히 있고 다른 관점으로 보기 때문에 치료전문가 입장에서는 사회복지적 관점이 쉽게 이해되지 않을 수도 있다.
아트온어스: ‘엄마랑 함께 하장’ 같은 경우는 일정부분 이 두 가지 다른 관점이 만나졌다고 생각이 든다. 표면적으로 치료를 하지 않았어도 치유적인 활동이었다고 보인다.
정지선: 치유적이지만 측정이 되지 않는 것이 있다. 질적평가로 기술해야 하는 부분인데 납득시키기가 어렵다. 장터 후 평가회 때 제일 좋았던 부분이 장터에서 아이들이 공연을 하였는데 가족들이 웃으면서 춤을 췄다. 가족들이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춤을 추는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개인적으로 눈물이 날 정도로 감동적인 장면이었지만 이것을 측정할 수가 없다. 어떤 분들은 우시길래 왜 우시냐고 물었더니 ‘애들 생각나서 운다’고 대답하셨다. ‘애들 부르면 안되겠네요’ 했더니 ‘아니야. 너무 좋아서 그래. 사람들 앞에서 이렇게 울어도 되는지 몰랐어’ 하며 우시는데 나에겐 너무 와 닿지만 측정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아트온어스: 커뮤니티 지원에 있어서 전통적인 상담방식을 떠나서 같이 밥 먹고, 같이 뭐 만들고 하는 치유적인 활동과 접촉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데 동의한다. 하지만 한국에서 이러한 활동에 대한 레퍼런스 찾기가 힘들더라.
정지선: 영역에 대한 게 있다. 우리가 하려는 활동이 기존 기관이 하는 일과 비슷하면 싫어한다. 자신들의 성과를 뺏긴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협업하자는 제안도 실적싸움 때문에 쉽게 성사되지 않는다. 두 영역이 만나는 지점을 만들기 위해 연구와 시도가 필요할 것 같다. 그것을 깨는 것이 전문성을 헤친다고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를 설득시키기 위해 도구가 필요할 때도 있지 않나? 설득의 매체를 찾은 것이 있나?
정지선: 질적평가, 사례관리 등이 이루어지고 있고, 가족들을 설득해야 하는 부분도 있다. 너무 많은 평가지가 여기저기서 가족들에게 오고 가족들은 이게 피로할 수밖에 없다. 필요성을 설득하는 수밖에 없다.
아트온어스: 활동가들의 신체적, 육체적 소진에 대한 관리는 어떻게 하고 있나?
정지선: 많은 활동가들이 몸이 많이 아프다. 활동가 입장에서는 경제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각 자 개인이 감수하고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느 정도 예상한 상황이라 생각한다.
아트온어스: 시스템적으로 활동가, 치료사를 위한 방안이 있어야할 것 같은데 어떤가?
정지선: 현재로는 보건복지부에서 경기도로 관리가 넘어가면서 불확실 한 것들이 많이 있다. 정부 입장에서는 심리지원만 지속하고 사회활동은 줄이고 싶어하기도 한다. 하지만 활동가 입장에서는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트온어스와 정지선팀장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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