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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SEEKER:S Story/*꽃잠

[액션프로젝트보고] 전문가 인터뷰(5) 일본 장례 산업의 특징과 변화

※2건의 인터뷰 대상자는 일본에서 사업을 진행하고 계신 분들이어서 대면이 아닌 전화인터뷰로 진행되었습니다. 일본에서 현업에 종사하고 있는 화훼업체, 장례물품 업체의 두 대표님들을 통해 일본 장례산업의 특징과 변화에 대해 인터뷰하였습니다.


 

Q1. 일본의 작은장례식 증가 원인은 무엇이라 생각하시나요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가족의 수가 점차 줄어들면서 문상객 맞이가 큰 일이 되었습니다. 가족끼리 조촐하게 지내려고 하는 가족들이 늘어나고 있고 특히 노인들이 타인에게 민폐를 끼치고 싶어 하지 않으려는 것이 작은장례식 문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장례 비용 문제도 작은장례식 등장에 매우 중요한 원인 중 하나라고 봅니다. 일본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장례 비용 문제가 크게 화두가 된 적이 있습니다.

밤샘 문화라든가, 스님을 모셔야 한다던가 여러 가지 부대비용이 많이 들어가면서 비용을 아끼려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밤샘을 하지 않는 장례식도 새롭게 등장하고 있고 스님을 모시는 일을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그만큼 사람들이 비용을 걱정하고 있고 직접 비교하면서 서비스를 선택하고 있다는 반증이 아닐까 싶다.

 

Q2. 일본의 특이한 장례문화가 있다면 어떤 게 있나요?

 

일본의 장례식에는 쯔야라는 의식이 있습니다. ‘쯔야는 사람이 사망하게 되면 그 날 밤에 이루어지는 의식인데 관을 개봉해서 고인과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것입니다. 이 때 가족, 친척, 친구 등이 찾아와서 마지막으로 고인을 대면합니다. ‘쯔야는 불교식 예식인데 일본의 장례는 불교식으로 진행합니다.

그리고 일본에서는 스님이 와서 장례 의식을 진행하거든요. 그래서 스님을 모시는 게 중요한데, 절에 다니지 않는 사람도 장례식만큼은 스님을 모시고 진행합니다. 그런데 최근 일본인들은 절에 다니지 않는 경우 스님을 부르기가 힘들어서 스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업체들이 등장했습니다. 자기가 다니는 절의 스님이 아닐지라도 장례 예식만큼은 스님을 불러서 예를 다하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장례 문화 중에 최근에 등장한 인형 장례식이 있습니다. 일본은 물건 하나하나에도 영혼이 깃들어 있다고 해서 함부로 물건들을 버리지 않는 풍습이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형도 함부로 버리지 못하고 모아두는 경향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이런 인형의 장례를 주관하는 업체가 등장해서 흥미로웠습니다. 일본만의 굉장히 독특한 문화라고 생각합니다. 얼마 전에는 로봇 강아지의 장례를 소개하는 뉴스도 있었는데 한국에도 소개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국과 일본의 장례 문화는 비슷하지만 많은 부분이 다르기도 합니다. 한국은 삼일장을 치른다고 하면 그 시간 동안 계속해서 손님을 받는데 일본은 영결식 날짜를 잡고 그 시간에만 친지를 초청하여 추모합니다. 결혼식처럼 생각하면 되겠네요.

그리고 장례식 음식은 우리나라는 밥, , 반찬류가 나오지만 일본은 특유의 도시락 문화를 장례식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도시락을 대접합니다. 고급 도시락도 있고 메뉴는 다양합니다. 답례 문화도 한국과 다른 점인데 한국은 장례식에서 받은 것들은 일체 집에 가져가지 않으려 하지만 일본에서는 와준 손님들에게 감사의 뜻으로 답례품을 선물합니다

그리고 일본의 자판기 문화도 있는데, 장례식장에 자판기가 있습니다. 거기에서 꽃도 살 수 있고 손수건도 살 수 있다. 물론 최근 우리나라 장례식장에서도 자판기에서 각종 물품을 구입할 수 있지만 장례 용품이라기보다는 양말이라든가 화투 등을 구입할 수 있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Q3. 왜 일본에서 장례 화훼를 배우고 한국에서 관련 일을 하게 되셨나요?

 

장례식에서 꽃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고인을 추모하는데 꽃만큼 효과적으로 연출할 수 있는 도구는 없다고 생각되네요. 그런 점에서 장례 화훼에 대한 관심이 많아졌고 이를 전문적으로 배워보고 싶었습니다. 우리나라의 장례 화훼 디자인은 다 비슷하거나 전문성이 떨어진다고 생각해서 일본으로 건너가 장례 화훼를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일본은 화훼 쪽으로 굉장히 발전한 나라이기 때문에 장례 분야에서도 화훼가 상당히 발전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매년 도쿄에서 대형 장례 박람회가 개최되는데 그 때 마다 그 해를 상징하는 메시지를 담은 장례 화훼 디자인이 발표되기도 하고 관련 경연대회도 있습니다. 한국의 천편일률적인 화훼 디자인이 아닌 다양한 컨셉과 테마를 가진 장례 화훼 연출을 계속해서 시도하고 있습니다.

 


Q1. 최근 일본 장례 산업의 변화 가운데 눈에 띄는 점이 있을까요?

 

일본은 현재 작은장례식 문화가 자리잡히게 됐습니다. 특히 노령인구가 증가하고 초고령사회로 들어서면서 일본인들의 인식이 파격적으로 바뀌었습니다. ‘주지도 말고 받지도 말자는 인식이 장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는데, 이것은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일본인 특유의 생활 태도가 장례 문화에도 일정 부분 반영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더 이상 경조사에 손님을 초대하지 않고 조용히 가족끼리만 진행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게 현실입니다.

그리고 장례 비용이 양극화되는 양상이 보입니다. 없는 사람들은 최대한 비용을 아끼려고 하고 있는 사람들은 더욱 화려하게 장례를 치르고 있습니다. 이제 사람들은 수의도 5만원이 넘으면 비싸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현재 장례 물품의 가격은 많이 내려간 상태에요. 사람들이 저렴하게 장례식을 치르려고 하는 추세이기 때문입니다.

 

Q2. 작은장례식 문화 외에 일본의 새로운 장례 문화가 있나요?

 

종활이라는, 한국에도 뉴스에서 소개가 된 적이 있는데 자기 자신의 장례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부쩍 늘어났습니다. 장례 비용과 관련한 문제가 일본에서도 크게 이슈가 되면서 직접 본인의 장례를 준비하려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입니다. 이 또한 남에게, 혹은 가족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사람들의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자기 장례 준비하는 문제로 장례식장에 직접 문의를 하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Q3. 일본인들은 상조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나요?

 

일본에도 상조서비스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더 이상 사람들이 상조서비스를 이용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상조의 거품이 많이 빠지고 있는 추세인데 그 이유는 상조비용에 장례식장 시설 사용료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는 사실이 뉴스에 보도되면서 사람들이 장례 비용 구조를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그 이후부터 상조를 이용하지 않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변화가 반드시 좋은 것인지는 의문입니다. 장례 서비스가 너무 하향 평준화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Q4. 장례 산업 종사자들이 체감하는 업계의 동향은 어떤가요?

 

사망인구가 늘어나면서 장례 산업에 대한 관심들이 높아졌습니다. 그래서 대기업들도 장례 산업에 뛰어들고 있는데 특히 온라인을 기반으로 IT를 접목한 다양한 상품들이 등장했습니다. 그리고 기존에는 없던 정액 요금제를 내세우는 업체들도 등장하면서 시장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는데, 이게 서비스의 하향 평준화를 가지고 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급격한 변화로 인해서 공급업체들이 힘들어 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 속에서 장례식장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장례식장이 포화 상태라서 고객 유치에 대해 어려움이 많다고 얘기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장례식장 수는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다들 돈이 되는 사업이라 생각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사람은 모두 나중에는 죽게 되니까요. 자본력을 갖춘 기업들은 계속 장례산업에 관심을 가지고 투자를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