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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SEEKER:S Story/*소정당협동조합

[액션프로젝트보고] (3) FGI - 운동 그룹

422일 월요일 저녁, 바쁜 시간을 쪼개어 운동과 일상에 대한 경험을 공유해 줄 소중한 응답자들을 모시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본격적인 대화에 들어가기 전, 각자의 운동-일 시간표를 작성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운동

 

A: 운동에는 두가지 종류가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수영이나 헬스, 클라이밍 같이 스스로를 단련하는는 운동이고 두번째는 상대방과 경쟁하는 운동이다. 그 중 가장 성공적인 결과를 얻은 운동이 농구이다. 개인적으로 스포츠, 특히 구기종목의 베이스는 건강이 아니고 경쟁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이기기 위해서 농구를 하고, 운동을 하면서 가장 큰 기쁨을 얻을 때는 농구경기에서 이겼을 때이다.

 

B: 동의한다.

 

C: 이 친구들이 농구에 있어서 숙련자들인 반면 나는 배워나가는 단계이기 때문에 다른 점이 있다. 나는 경기에서 이기는 것에서 쾌감이 온다기 보다는 아직은 옛날에 할 수 없었던 걸 할 수 있게 돼서 득점으로 이어질 때 느끼는 쾌감을 느끼고, 그것이 농구를 하는 이유이다.

 

D: 나는 건강과 재미를 위한 측면이 크다. 스무 살 무렵부터 운동을 잘 안하게 됐었는데, 그 때 확실히 몸이 쉽게 피로해졌다. 처음에는 멀티비타민, 오메가3 등 영양제에 관심을 가졌다가, 영양제 섭취와 운동을 병행하면서 만성피로가 사라지는 경험을 했다. 불면증도 사라졌다. 그 뒤로 확실히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게 좋다는 걸 깨닿고 일부러 운동을 하려고 한다.

 

 

운동과 일상

 

B: 지금 사는 집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이 집의 면적이었다. 집을 구할 때 좀 낡았더라도 넓은 집을 갖고 싶었다. 항상 집에서 잠자리에 들기 전에 푸쉬업이나 스트레칭 등 맨몸운동을 하는데, 집이 작으면 다리 찢을 공간이 없기 때문에 침대 공간을 제외하고 나머지 부분이 내 키 만큼은 나와야 된다는 생각으로 골랐다. 근무중에도 가벼운 스트레칭은 하는데 본격적인 동작은 부끄러워서 좀 꺼려진다. 일단 사람들이 땅바닥에 손을 대면 놀란다.

 

A: 생각보다 신발신고 다니는 땅바닥에 손대는 것에 거부감있는 사람이 많다.

 

C: 신발신고 돌아다니는 곳과 장판 깔린 방은 다르다.

 

D: 우리 연구실에서는 주기적으로 다같이 스트레칭을 한다.

 

(일동 감탄)

 

D: 연구실에서 매일 3, 4시쯤 다같이 스트레칭을 한다. 연구실에 운동부족인 사람들이 많다. 다들 공통적으로 거북목에 대한 걱정이 있어서 허리 받침대같은 거북목 교정 관련 용품들을 공동구매하기도 한다. 연구실 여학생들이 서로 재밌는 분위기로, '이런 요가자세 할 줄 알아?' 하면서 주도한다. 연구실 사람들 대부분이 동참하고, 스트레칭을 하고 나면 확실히 시원하다.

 

A: 저런 경우는 굉장히 이상적인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보통 다쳐본 사람들만 스트레칭을 잘 한다. 운동을 안 해본 사람들은 다쳐보지 않았기 때문에 스트레칭을 챙겨 하지 않고, 그런 사람들은 스트레칭을 잘 해야한다고 설득하기 어렵다.

 

B: 나는 근무중에 가벼운 운동시간을 갖더라도 집에서 또 운동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고질적으로 무릎이 안 좋은데 맨날 앉아있으니까 근육이 뭉치고 밸런스가 안 맞는 게 원인이다. 항상 어떤 근육을 풀어줘야 되나 찾아보고 스트레칭을 많이 하게되고나서 많이 좋아졌다. 그 뒤로는 다치는 일이 거의 없고 건강한 상태를 잘 유지해서 신경을 많이 쓰는 편이다. 

 

B: 연구실에 서서 일할 수 있는 책상이 2개인가 3개정도가 있다. 일단 교수님이 쓰시고 교수님이 두개인가 또 사 주셨고. 안타깝게도 나는 못 쓰고 있지만, 사용하는 연구원은 서서 일하는 책상에 미니 런닝머신까지 놓고 걸으면서 일한다. 연봉 차이가 너무 많이 나지만 않는다면 건강 관련 사무가구들이 제공되는 회사를 선택할 의향이 있다. 회사들 중에 자기 자신과 관련된 물품 예산을 책정해주는 곳들이 있다. 1년에 일정 금액까지는 주어진 예산으로 책상, 모니터, 의자 등을 직접 선택해서 구입할 수 있게 한다. 만약에 나에게 그런 기회가 주어지면 움직일 수 있는 책상 등에 투자를 많이 할 것 같다.

 

 

운동과 일

 

C: 운동을 하면 정말 집중력이 향상될까? 운동을 해서 집중력이 올라 간다기 보다는 빨리 일을 끝내야 운동을 할 수 있으니까 일에 더 집중한다는 걸 많이 느낀다. 8시에 농구를 해야 되는데, 근무시간이 2시간 남았는데 남은 일이 2~3시간 분량 남아있으면 더 집중해서 끝내게 된다.

 

A: 농구같은 격렬한 운동 말고 조깅, 헬스같은 정적인 운동을 할 때는 머릿속으로 일 생각을 하면서 할 때도 있다. 하지만 그게 운동을 하면 창의력이 좋아진다 혹은 일에 대해서 창의적인 생각이 떠오른다 라는 것과는 별개라고 생각한다.

 

C: 운동을 하고 나면 일을 더 오래 하게 된다. 7~8시간 일하면서 쌓인 스트레스를 한번 해소한 뒤 다시 업무에 복귀했을 때 머리가 빈 상태에서 다시 시작하니까 좀 더 오래 일할 수 있다.

 

B: 나는 아침잠이 많아서 오전시간을 멍하니 날릴 때가 많은데 아침운동 하면 확실히 맑은 정신으로 아침을 시작할 수 있다. 아침운동을 하면 정신이 확 맑아진다.

 

(일하던 중에 갑자기 운동이 무척 하고싶어 질 때도 있는지? 컴퓨터 앞에 앉아있다가 지금 당장 나가서 한바퀴 뛰고 와야 될 것 같다 이런 생각이 든다든가.)

 

일동: 굉장히 자주 그렇다.

 

C: 농구가 아니더라도 달리기로 많이 해소를 한다. 운동의 리프레싱 효과를 좋아한다. 달리기는 농구와 달리 두 시간씩은 못하고 보통 20분 정도 하는데 혼자 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친구를 불러낼 필요 없이 바로 나가서 할 수 있어서 좋다.

 

B: 저녁 늦게 운동하는 것 보다 아침이나 점심에 운동하는 걸 좋아한다. 연구실은 근무시간을 유동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서 아침에 운동을 하거나 점심에 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일을 하다가 '아 오늘은 리프레시가 필요하다'하면 점심때 운동하고, 또 다시 출근해서 늦게까지 일하고 이런 식으로. 

 

B: 굳이 일이 하기 싫고 잘 안되는데 계속 자리에 앉아있는 것 보다는 운동을 하고, 티타임을 가진 다음에 다시 업무에 복귀해서 퇴근시간을 늦추는 게 훨씬 더 효율적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이 좋은 것 같다.

 

(업무 틈틈이 할 수 있는 운동은 종목이 제한적일 것 같다. 추천할 만한 종목이 있는지?)

 

D: 탁구.

 

A: 턱걸이. 한 30분전도 자기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하고 오는 면에서 좋다. 요즘 오후 2~3시쯤 괜히 아무 이유없이 피곤하거나 집중이 잘 안되는 날에는 친구들과 30분 정도 푸쉬업을 하든 풀업을 하든 고강도 스트레칭을 하는데, 능률도 오르고 기분도 좋아지는 것 같다. 유투브를 보면서 15~20분정도 길이의 동영상을 보면서 한다.

 

D: 전에 근무하던 학교에서는 3층이 연구실이고, 5층에 헬스장과 탁구장이 있었다. 저녁 먹고 친한 동기랑 가서 탁구 한판 내기를 하거나 혼자 헬스장도 자주 이용했다.

 

A: 클라이밍도 아직 경험해보진 않았지만 혼자서 할 수 있어 좋을 것 같다. 수영은 씻을 시간이 필요하니까 일을 하다가 튀어나가서 한다는 것에는 맞지 않는 것 같다.

 

C: 런닝, 사이클도 괜찮을 것 같다. 샌드백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던데 스트레스가 많이 풀린다고 한다.

 

(주로 미국 같은 곳에서는 짐에서 사람들이 운동이 끝나도 바로 집에 가는 게 아니라 샐러드 같은 걸 먹기도 하고 앉아서 이야기도 나눈다고 들었다. 만약에 그런 공간에서 일을 한다고 상상하면 어떨 것 같은지? 운동과 일을 얼마나 가깝게 생각하는지? 예를 들면 헬스장 한복판에서 논문을 보는 게 가능한가?)

 

C: 주변에서 운동을 하고있는 환경 자체는 괜찮은데 주로 그런 공간은 노랫소리가 너무 커서, 이어폰을 끼는 걸로도 해결이 안될 정도여서 힘들 것 같다.

 

D: 일과 운동은 분리하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카페에서 공부하는 것도 별로 안 좋아해서 차라리 그런  시설이 있다면 업무 공간과 운동 공간이 따로 분리되어 있는게 좋다고 생각한다.

 

B: 일할 땐 일하는 사람만 보고싶고, 운동할 땐 운동하는 사람만 보고싶다. 내가 뛰고있는데 저쪽에 나랑 같이 일하는 사람이 앉아서 논문을 보고있다면 기분이 안 좋을 것 같다. 괜히 논문을 보면서 뛰어야될 것 같은 압박도 받을 수 있을 것 같고. 카페나 휴게실같은 다른 휴게공간이 있다면 굳이 헬스장 안에 있는 곳에 가서 일을 할까 싶기도 하다. 휴게공간에서 일하는 것은 집에서는 집중이 안될 때, 학교에 있기는 싫을 때 가끔씩 분위기를 환기하는 기능이 있긴 한 것 같다.

 

C: 접근성이 굉장히 좋은 분리된 공간이 있었으면. 연구실 사람들과 휴게공간에서 함께 운동을 많이 한다. 사실은 한 4~5년 전까지는 턱걸이를 1, 2개밖에 못했는데 지금은 많이 늘었다.

 

 

운동과 인간관계

 

C: 농구처럼 한 팀으로 활동하는 게 아니라면 안면을 트는 정도일 것이다.

 

A: 헬스는 독특하게 쇠질하다가 친해지는 사람이 종종 있는 것 같던데. 경쟁이 아니라 상호보완관계라서 그런가?

 

C: 헬스는 원래 외로운 상태로 오니까. 어차피 다같이 공동의 목표를 향해 가는 운동이고. 농구는 팀별로 경쟁하는 운동이니까.

 

D: 헬스를 오래 하다가 우연히 한 사람을 만나서 같이 운동하게 된 경험이 있는데, 헬스 스터디와 같은 자리가 있어서 같이 운동하고 배워갈 수 있는 운동친구를 맺어주면 좋겠다. 운동친구를 만나기 전에는 수 개월 동안 혼자서 유투브로 공부했다. 운동친구가 생긴 뒤 같이 운동 스케줄을 조정해서 운동했는데, 따로 식사자리나 술자리를 갖진 않았다. 헬스 자체가 몸을 만들기 위한 운동이기 때문에 그런 것 같다. 서로 보충제를 서로 나눠먹은 적은 있다.

 

D: 친하지 않은 직장 동료와도 친목을 다지기 위해 티타임정도를 갖는다면 사적인 대화를 할 수 없으니 보통 일얘기를 하거나 교수님 뒷담화를 하거나 이정도 수준의 대화만 오가는데 함께 운동을 하면 운동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생겨서 대화가 늘고, 더 친해질 것 같다. 스트레칭하면서 요가동작을 따라하면 안되는 애들도 있고 되는 애들도 있고, 재밌는 요가동작을 하면서 서로 장난치는 빈도도 많아지고. 몸이 많이 뻣뻣한 친구에게는 별명도 붙여주면서 더 친해진다.

 

A: 운동을 같이하면 확실히 대화에 임하는 자세가 엑티브해지는 것 같다. 운동을 하면 아드레날린이 돌아서 그런걸수도 있고. 확실히 우리 연구실에서도 날씨 따뜻할 때 족구 같은 걸 가끔 하는데, 족구라는 운동이 특출나게 뛰어난 사람이 별로 없어서 다 비슷비슷 하다보니까 평소에 운동을 잘 안하는 친구들도 다들 잘 참여하면서 어색한 사이들이 많이 해소되는 것 같다.

 

C: 운동이 업무관계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게, 서로 안 친하면 방어적이 된다. 특히 직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약한모습을 모이면 안된다는 생각이 있는데 운동을 하면 정말 잘하는 사람이 아닌 이상 못난 모습을 보여주게 되고 그게 인간미를 느끼게 하면서 나도 상대방에게 약한 모습을 보여줬다는 생각 때문에 서로 마음을 열게되는 것 같다. 찔러도 피 한방울 안나올 것 같은 대리가 헛발질하는 걸 보기 전과 후가 같을 수가 없다고 생각한다.

 

D: 팀으로 활동하면 운동으로 만났더라도 충분히 나중에 중요한 인연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동호회 형태로 누구나 왔다 갔다 하면 아무리 많은 사람을 만나도 관계가 발전하기 어렵고, 소수정예 팀으로 활동하는 게 인간관계를 맺는데 중요한 것 같다.

 

A: 운동을 하다가 낯선 사람이 다가왔을 때 대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려움을 느끼지 않겠지만, 상대방에게 먼저 다가가는 건 얘기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코워킹스페이스에서 관계를 맺어주려면 관계맺기를 위한 시스템이 하나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운동을 할때는 방해받고 싶지 않은 순간들이 더 많았던 것 같은데, 가령 내가 운동도 같이하고 일적으로도 얘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고 느끼거나 혹은 누군가 나에게 그런 제안을 했을 때 거리낌 없이 제안을 받아들이려면 미리 그런 시스템을 통한 설명이 있어야 할 것 같다.

 

D: 근데 헬스장에서 멘토 겸 같이 운동할 수 있는 파트너가 필요하다는 생각 안 들었어? 나는 많이 했는데. 옆에서 운동하던 사람과 ‘무슨연구하세요? 그쪽 많이 힘들다면서요.’ 이렇게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게 안불편해.

 

A: 이런 사람들이 먼저 다가갈 수 있는 그런 파티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