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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SEEKER:S Story/*생각공방

[액션프로젝트 #4] 공원에 자리한 도서관이 있다? / 생각공방

장소와 건물의 생소한 조합 : '공원'과 '도서관'


낙성대역에서 내려 관악02번 마을버스를 타면 낙성대공원을 지나가게 된다. 그저 그런 평범한 정류장인데다, 주로 통학에 이용되는 경로에 있어 학생들의 시선을 받기는 쉽지 않은 곳이다.


우리가 평소 상상하는 '공원' 한 가운데 도서관이 들어서 있는 모습을 상상하기란 쉽지 않았다. 생각공방 팀은 인터넷에서 소식을 접한 뒤에야 매일같이 마을버스를 타고 지나치던 바로 그 낙성대 공원에 도서관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공원 한복판에 자리잡은 이 건물들이 도서관이었다니! 생각공방 팀은 생소한 모습에 놀라면서도 건물의 세련된 디자인에 주목했다. 낙성대 공원 도서관의 사서를 맡고 계신 김남동 선생님을 만나 실내에 자리를 잡았다. 공간이 협소했던 탓에 건물이 꽉 찼다.


도서관 안에는 신발을 벗고 들어가게 되어 있었습니다. 정겨운 느낌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



손: 먼저 낙성대 공원 도서관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린다.


김: 낙성대 공원 도서관은 2011년 6월 13일 관악 도서관 소속 분관 형태로 개관되었다. 이곳 넓이는 46.5 제곱미터이며, 일반 열람실 하나와 '숲 속 동화그늘'이라는 이름의 유아방 하나로 구성되어 있다. 소장하고 있는 도서는 성인이 읽는 일반 도서 2,095권, 어린이용 도서 2,215권으로 약 4000권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관악구에는 구립 도서관이 총 11개가 있는데 상호대차(여러 도서관이 소장자료를 공동으로 관리하여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것)를 통해 협력하고 있다.


현: 이런 형태의 도서관을 관악구에서 운영하게 된 계기가 있는지?


김: 우선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는 점이 있다. 소장자료를 구입하는데 한정된 예산밖에 쓸 수 없는데, 이런 소형 도서관을 세우고 상호대차를 하면 소장자료들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된다. 다른 한 가지는 도서관 자체가 하나의 조형물로서 공원에 다니는 분들의 시선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있다. 도서관에 관심이 많지 않은 분들도 한 번쯤 다녀가실 수 있는 기회가 생기기 때문이다. 


진: 평소 이용객 규모는 얼마나 되는가?


김: 평일에는 30~40명, 주말에는 80~100명 정도 되는 분들이 다녀가신다. 평일에는 자주 이용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이고, 주말에는 가족들이 아이들과 함께 다녀가거나, 주변에 있는 영어마을이나 체육관에 들렀다가 다녀가시는 분들도 보인다.


손: 도서관에서 다른 행사들도 함께 진행하는 것이 있는가?


김: 영화 상영을 한 적도 있고,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책놀이 같은 부대행사도 진행한다. 최근에는 인형극을 한 적도 있다. 여기 공원에서 동상 쪽가면 차양막이 있는데, 그 아래에서 인형극 공연을 했더니 관객이 120명 정도 왔다.


범: 도서관을 운영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있다면?


김: 아무래도 공원이라서 생기는 문제들이 몇 가지 있다. 간혹 약주 드신 분들이 들어오시거나 하면 좀 곤란한 면이 있고, 주말에 혼잡해지거나 하면 신발을 신고 그대로 들어오시는 분들도 계신다. 


권: 도서관에서 주로 대여된다거나, 찾아오는 분들이 자주 꺼내 읽거나 하는 도서 분야가 있는가?


김: 찾아오시는 분들이 어르신들부터 학부모까지 다양한 편이다. 간혹 이 근방 절에 다니는 스님들도 오셔서 철학책을 빌려가시기도 하고, 어떤 분들은 건강도서도 빌려가신다. 여행이나 역사쪽 책도 많이 대여되는 편이다. 다만 공원에 있는 도서관이라 베스트셀러 위주로 가져다 둘 수밖에 없다는 점은 있다. 전공 서적도 학생들 외에는 거의 읽지 않아서 비치되어 있지 않다.


진 : 낙성대 외에도 공원에 도서관이 있는 다른 국내 사례들이 있는가?


김: 은평구 불광천에 공원 도서관이 하나 있다. 신림 도림천 도서관도 공원 도서관의 일종으로 볼 수 있고, 동대문구에도 하나 생겼다는 소식을 들었다. 화성시 센트럴 파크와 의왕에서도 공원 안에 도서관을 만들려고 하고 있다.


범 : 공원 도서관이 늘어나는 추세인 모양이다. 이렇게 공원 안에 작은 규모로 설립된 도서관들이 가지는 특징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


김: 아무래도 도서관 건물 자체가 작다 보니 들어오는 이용자들끼리 서로 인사를 해야 하는 분위기다. 나도 사서로 일하다 보면 이용하시는 분들이 코앞에서 지나다니시니까 인사도 하게 되고, 책도 적극적으로 찾아드리게 되더라.


손 : 공원 안에 도서관을 만들었다는 점이 상당히 독특하다. 다른 곳에서도 인터뷰를 하러 많이 찾아오는 편인가?


김: 다른 나라에서 이런 사례를 참고하기 위해 많이들 찾아오신다. 일본에서도 찾아오고, 러시아나 독일에서 사서로 일하시는 분들도 구경을 온다. 물론 국내 지방에서도 많이 찾아온다. 관악구 행정기관들을 견학하는 과정에서 낙성대 공원 도서관을 거쳐가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




도서관 안은 무척 조용하고 아늑해서 당장 책을 꺼내 읽고 싶을 정도였다. '작은 도서관'이라는 말 자체는 다소 어색한 느낌을 주기도 하지만, 낙성대 공원 도서관은 마치 동네 서점처럼 친숙한 분위기로 생각공방 팀원들을 맞아 주었다. 우리가 사는 동네마다 이런 작고 예쁜 도서관들이 더 많이 생기기를 기대해 본다.


[참고] 또 다른 이색 도서관 : 동작 국주 도서관



동작 국주 도서관은 1층에 장난감 대여점을 함께 운영하면서 '책'만을 위한 공간의 성격에서 벗어나고자 하였으며, 갤러리와 비슷한 외관을 갖추고 있다. 




동작 국주 도서관은 학부모와 함께 이용하는 유아들을 위하여 '모자자료실' 및 '하늘 정원'도 운영하고 있으며, 그 외 교육 문화 프로그램 및 창의학습교육을 진행하는 공간인 '문화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WRITER 손성호

PHOTOGRAPHER 범유경, 김다진

INTERVIEWER 권은진, 손성호, 박창현, 범유경, 김다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