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2011 Globalwork Story/CDT and To(디자인)

7월 20일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

헬싱키에서의 첫 일정으로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를 찾았다. 헬싱키는 앞선 두 나라의 수도와 비교했을 때 규모가 굉장히 작은 편이었다. 코펜하겐이나 스톡홀름도 그리 큰 규모가 아니었는데 헬싱키는 그것보다 더 작았으니. 수도라고는 서울 밖에 모르는 나로서는 도시 전체가 너무 아기자기해 보였다. 서울과 비교하자면 하나의 구 정도의 크기 같았다. 도시 전체를 둘러보는데 하루 정도면 충분했으니. 일반적으로 북유럽에 여행 오는 사람들은 헬싱키 둘러보는 일정을 반나절에서 하루로 잡는다고 한다. 

 

그런데.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굉장히 광범위한 구역에 수많은 상점들이 존재하고 있었다.

 

<이것이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로 지정된 가게라는 표시!>

 

위 사진의 마크가 부착된 곳이 디자인 디스트릭트로 지정된 가게라는 표시다. 처음엔 저 표시 찾는 재미와 다양한 종류의 가게를 구경하는 재미로 너무나도 즐거웠는데, 20군데 넘기 시작하자 한계가 오기 시작했다. 아직도 남은 가게는 수십 군데고, 몸은 점점 지쳐오고. 괜히 애꿎은 지도에다 화풀이 하며 급기야 이렇게 많은 가게를 선정한 헬싱키 정부를 원망하기 시작했다.

 

거기에 엄청 지친 몸으로 먹은 점심이 너무나도 맛이 없었다. 어제 한 식사도 맛이 별로였기에 무작정 헬싱키는 음식이 맛없다고 결론을 내버리고 이 도시가 싫어지기 시작했다.

 

몸이 힘들다고 도시한테 화풀이를 하다니..

 

  

<
그래도 헬싱키는 너무나도 아름다운 도시이다.>


헬싱키가 추구하는 디자인에 대한 정책과 그에 대한 전국민적 인식을 보여주는 헬싱키 디자인 디스트릭트는 2012 디자인 수도로 선정된 헬싱키가 정책적으로 관리하는 구역이다. 소규모 상점들의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통해 디자인 거리를 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디자인 디스트릭트에 선정된 상점>

 

시에서 정책적으로 구성했다고는 하지만 일부러 전시적 효과를 내기 위해 급히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기존에 존재하던 디자인 관련 소규모 상점들 중 선정하여 지원하는 사업이다. 정부 중심의 이런 정책들이 실제로 소규모 디자인 상점들을 육성하고 성장하는 기본 토대를 만들어 주고 있다. 이는 국내의 디자인 정책과 많이 비교되는데, 디자인이란 요소를 겉보기만 화려하게 꾸미는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시민과 종사들에게 혜택이 돌아가고 그들을 통해 도시전체를 아우르는 환경이 자연스럽게 조성되는 것이다.

 

<디자인 디스트릭트로 지정된 상점들이 쭉 나열되어 있는 거리>

 

또한 디자인 디스트릭트가 디자인 샵들이 주를 이루고 있지만 그것에서 멈추지 않고 디자인 샵이 아니더라도 성공적인 아이덴티티 디자인을 구현한 다른 종류의 소규모 상점들에게 까지 확대되고 있다. 식당과 까페 뿐만 아니라 주점까지 이 구역에 포함되어 있어 디자인을 생활 속에 보급하고 이런 정책을 연계하여 확대 시키려는 시의 디자인에 대한 태도를 엿 볼 수 있었다.

 

<
디자인 디스트릭트로 지정된 까페의 모습>

디자인 디스트릭트를 탐방하며 시민에게 좀 더 실질적으로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정책을 취하고 있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그로인해 소규모 로컬샵들이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충분한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