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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Globalwork Story/CDT and To(디자인)

7월 21일 핀란드의 세컨핸드샵


오늘은 헬싱키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마켓광장을 보고, 사전 리서치를 통해 정보를 입수한 헬싱키에 많이 존재하는 세컨샵들을 찾아가 보았다.

<사람들로 엄청 붐빈 마켓 광장>


  마켓 광장은 스웨덴의 재래 시장과는 분위기가 많이 다른 곳이었다. 위치도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에스플라나다 거리 끝쪽에 조성되어 있고, 사람들이 엄청 북적거리고 있었다. 이 곳은 인터넷이나 방송에서 보던 유럽의 관광객이 북적이는 광장을 실제로 보는 느낌이었다. 여기저기서 맛있어 보이는 북유럽 특유의 음식들을 팔고 있고, 신기하게 생겨 지나가는 사람들의 호기심을 끌만한 물건들도 많았다. 시장 구경하는 재미와 사람들 구경하는 재미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둘러보았다. 특히 바다와 접한 곳이라 해상 레스토랑도 있었고 보트를 탈 수 있는 곳도 있었다. 제일 흥미로워 보인 건 저 멀리 섬에 보이는 놀이동산이었다. 그 놀이동산에 가려면 전용 배를 타야 했는데 놀러 온 것이었다면 반드시 타고 갔을 것이다.

 

이런 곳에선 음식을 먹어줘야 한다고 생각해서 시장의 즉석 음식을 먹어보았는데, 절대 우리 나라 재래 시장의 후한 인심을 생각해선 안된다. 핀란드의 생활 물가는 세계 최고라는 말에 누가 되지 않으려는 생각인지 시장음식조차 엄청 비쌌다. 근데 안타까운 것은 맛이 별로 없다는 것! 핀란드에 도착해서 먹었던 음식들은 이상하게 전부 맛이 없었다. 물론 이틀 동안 간 식당이 몇군데 없었지만 어떻게 하나 같이 다 이렇게 맛이 없을 수 있는지. 급기야 우린 핀란드 음식은 다 맛 없을거란 음모론을 펼치기 시작했다.

<원래 재래 시장에선 즉석음식들을 사먹는게 재미! 근데 맛은..>

마켓 광장

 

마켓 광장은 에스플라나다 거리 끝 쪽의 바다에 면한 재래 시장이다. 에스플라나다 거리가 관광명소들과 쇼핑가로 이루어져 있어 많은 관광객들이 모이므로 마켓광장 또한 그것의 연장선상에 놓인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식료품이 판매 상품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는 일반 재래 시장과 마찬가지로 식재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야채 과일 생선 등의 일반적인 품목을 모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이 시장만의 특징은 관광객을 주로 상대하고 있으므로 기념품성의 물건이 굉장히 많다는 점이다. 비교적 평이한 물품인 액세서리, 의류, 인형, 장식품이 주를 이루지만 모피, 보석, 검 등의 특이한 물건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이는 동유럽과 인접한 지역이라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였다.

<식료품 이외의 기념품성 물건들도 많이 판매하고 있다.>

  이런 관광에 집중된 형태의 재래 시장은 스톡홀름의 회토르그살렌 등에 비하면 우리가 기대했던 바에선 벗어난 형태였다. 핀란드는 유로를 사용하는 나라이고 지리적인 여건까지 생각해보면 덴마크와 스웨덴과는 다른 경제구조나 접근성을 지녔기 때문에 이렇게 판이한 형태의 재래 시장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

<마켓 광장의 풍경. 많은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세컨핸드 마켓

 

세컨핸드 마켓은 개인 간의 중고 물품 거래를 위해 정기적으로 열리는 중고물품시장이다. 이 곳에 참여하는 것은 일반인이며 시장이 열리기 전 미리 신청한 뒤 비용을 지불하면 자신이 소장하던 물품을 가지고 나와 진열하고 판매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개인이 준비한 물건들이므로 잡동사니같이 가치가 없어 보이는 물건들도 많고, 품질이 일정하지 않다.

<세컨핸드 마켓의 전경. 창고형 건물에 자리삯을 내고 물건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다양하고 많은 종류의 물건이 있는데, 개인이 준비한 물품이라 품질이 고르지 않다.>

Fida

  Fida
는 가게형 세컨핸드샵으로 디자인 디스트릭트로 지정되어 있으며, 다양한 품종의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어 세컨핸드샵 중에서도 많이 활성화된 상점이다. 판매되는 물건들은 한정되어 있지 않고, 식료품 등의 변질되는 상품이 아니라면 모든 종류의 물건을 취급한다. 세컨핸드 마켓과는 달리 운영자가 가게 전체를 관리하므로 상품들의 품질도 일정 수준 이상을 유지한다.

<fida 의 내부 모습. 중고 거래가 활성화된 상점으로 많은 사람으로 붐빈다.>

<종류를 가리지 않고 많은 양의 물건을 팔고 있고, 품질도 고른 편이다.>

글로브호프

   글로브호프는 이것과는 약간 컨셉을 달리하는데 세컨핸드 상품을 다루는 개념에 대해선 일치하는 모습을 보인다. 글로벌 호프는 사용하던 물건을 재생산하여 새로운 상품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낡은 키보드나 그래픽카드로 열쇠고리로 만든다거나, 낡은 천과 자동차 벨트를 이용해 가방을 만드는 등 기존의 물품이 수명을 다했을 때 버리지 않고 재활용하는데, 국내의 디자인 스튜디오나 사회적 기업들이 현재 진행하는 사업들과 일부 유사한 부분들을 찾아 볼 수 있었다
.

<글로브호프. 역시 디자인 디스트릭트로 지정되어있다.>

<재활용 천에 태양열 전지판으로 장식하고 자동차 안전 벨트를 끈으로 한 가방.>

 

스톡홀름에서 구제샵을 통해 느꼈던 그들의 중고에 대한 태도와 그것이 상점에 표현되는 방식에 대해 좀 더 알고 싶었기 때문에 사전 리서치를 통해 핀란드에선 세컨샵에 대해 좀 더 깊게 알아 보기로 했었다. 세컨샵들을 돌아보며 생각한 것은 북유럽인들은 작은 것 하나 하나 굉장히 소중히 여기고 그것에 많은 가치를 부여하는 듯한 인상이었다. 그런 문화가 기반이 되어 많은 세컨샵들과 중고 시장이 자리잡게 되었다는 생각이다. 내가 보기엔 전혀 가치가 없는 물건들이 판매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도 굉장히 활성화 되어 있어 그것이 많은 세컨샵들의 존재로 이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