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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SEEKER:S Story/신포살롱

[액셕프로젝트보고서]좋아요인천축제




투표율 꼴찌, 스트레스 최고의 도시. 인천.

부도 위기, 역외 소비율 최고의 도시. 인천.

청년실업률 1위의 도시. 인천.

하지만! 우리는 인천이 좋습니다. 인천을 좋아하고 인천을 변화 시킬 수 있는 축제를 만들기 위해 인천의 청년들이 모였습니다.

‘인천이 후지다’라는 이야기는 많이 하고 인천에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에 수긍하며 살아갑니다. 이는 인천은 외부인들이 많이 들어와 정주의식이 약해서 그렇다고들 합니다. 부모님 세대들은 분명 가족을 위해 고향을 떠나와 인천이란 새로운 곳에 왔습니다. 하지만 우리 청년들은 인천에서 나고 자란 인천에 애정을 가지고 있는 진정한 ‘인천의 1세대’라 외치고 싶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좀 더 즐겁고, 신나고, 이 청춘을 불태우며 짜릿하게 놀 수 있는 곳, 앞으로 즐겁게 먹고 살 수 있는 곳, 그 곳이 바로 내가 사는 인천이 되었으면 합니다. 그래서 인천의 청년들이 지역의 어른, 선배, 예술가, 시장 상인들 등 다양한 사람들과 함께 ‘살기 좋은 인천’을 만들어 가려 합니다. 따뜻한 봄에 동네 마실 나온 주민들과 ‘이야기보따리 장터’도 만들고 지역의 숨은 공간과 숨은 달인과 함께 ‘레알청춘대학’ 수업도 만들고 청춘의 열정을 불태울 핫!!한 공연도 만들고 또 이 모든 것이 어울려지는 축제 ‘좋아요 인천 페스티벌’도 열고. 이 축제를 시작으로 앞으로 10년 뒤에는 모두가 부러워하는 인천이 되었으면 합니다.


10여 년 전 청소년들의 문화공간이 없다는 것을 절실하게 드러내준 인현동 호프집 화재사건이 있은 후로 청소년들을 위한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등 삐까뻔쩍한 건물은 곳곳에 세워졌지만 여전히 청소년들은 노래방, 영화관, 과일빙수집/카페, PC방, 호프집으로 한 바퀴 돌고 오는 것을 일상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가끔은 럭셔리하게 문화생활을 하러 연극을 볼 때면 너무나 자연스럽게 대학로로 향하고, 클럽공연을 볼 때면 홍대로 향합니다. 서울 친구를 만나기 위해 당연히 서울로 향하지만 서울 친구들이 우리 인천 친구들을 만나기 위해 인천으로 오는 일은 드뭅니다. “인천에 놀 데 있냐, 인천 너무 멀어”라는 말을 수없이 들어왔습니다. 인천에서 서울가나 서울에서 인천오나 물리적 거리는 똑같지만, 기대하는 바에 따라 느껴지는 것이 달라서 그렇겠지요. 청소년들이 정말 즐길 수 있는 곳, 친구들을 만나고 건전하게 즐기며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곳은 건물을 멋지게 세운다고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습니다. 정말 즐길만한 핵심요소가 있느냐가 중요한 것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멋진 공간에서 럭셔리하게 놀지 않아도 가장 우리 맘에 쏙 들게 우리가 놀 공간을 만들면서 놀면 만드는 사람도 행복하고 함께 즐기는 주민들도 많아지리라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ROCK공연을 보면서도 무표정으로 팔짱끼고 평가단의 마음으로 보던 인천인들의 문화도 함께 놀이문화를 만들어 가면 좀 더 신나게 바뀌지 않을까 생각했습니다.

처음에는 레알청춘대학이라는 이름으로 청년들 개개인이 기획한 자신이 다른 사람과 함께 놀아보고 싶은 프로그램을 실행하기 위해 여러 단체를 만나며 인천의 어르신과 가까워지고, 우리의 아지트를 한 곳씩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본격적으로 우리뿐만 아니라 함께 즐길 지역 주민을 만나기 위해 이야기보따리장터란 프리마켓을 열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판매자를 모으기가 매우 힘들었지만 점점 매달 참여하시는 고정 판매자도 생기고 그 분들이 또 다른 분을 모셔오고 하며 장터가 한 달에 한 번씩 모이는 나들이처럼 되었습니다. 이 때 쯤 우리는 레알청춘대학, 이야기보따리장터를 모두 아우르는, 우리끼리의 잔치 말고 좀 더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축제를 만들었습니다.



좋아요 인천 페스티벌


○일시 : 2012년 5월 27일 13시~22시

○장소 : 인천시 중구 신포동 문화의 거리

○프로그램

문화의 거리 무대 공연

인천 소재의 대학 밴드팀, 다문화 노래단‘몽땅’ 등이 참가 눈과 귀를 즐겁게 해줄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 (문화의 거리, 1부 13:00~14:30, 2부 18:00~20:30)

이야기보따리장터

다양한 공예품과 재미난 이야기들이 있는 이야기 보따리 장터(문화의 거리, 13:00~17:00)

길거리퍼포먼스

한복을 입고 다니는 한복놀이단 친구들의 길거리 퍼포먼스(만남의 쉼터, 15:00~15:30)

시장 속 공연

신포시장 안 등대 무대에서 펼쳐지는 마술쇼와 어쿠스틱 기타 공연(신포시장 안 등대무대, 14:00~15:00)

뮤지컬 갈라쇼

신포동 소극장서 대학생들의 꿈을 펼친다. 뮤지컬 갈라쇼(떼아뜨르 다락, 16:00~ 17:00)

좋아요 클래식 콘서트

‘I-신포니에타’가 선보이는 클래식 콘서트(인천아트플랫폼 H동 공연장, 시간 16시~17시)

클럽공연

네이트판을 달군 고1, 중1 남매의 악동뮤지션과 MAY&JULY의 공연(클럽 글래스톤 베리, 14:00~15:00)

관광

공정여행 플레이플래닛과 함께하는 개항장 및 신포동 축제 관광(플레이 플래닛, http://letsplayplanet.com)

레알청춘영화제 '컬러풀'

인하대 SIFE 몽타주 팀과 영화공간주안이 같이 하는 영화제(인천아트플랫폼 C동 공연장, 14:00~16:00)

DJ 파티

DJ오와 떠나는 신나는 댄스 타임 (문화의 거리, 20:40~21:20)

○ 주최, 주관 : 신포살롱

○ 후원 : 인천문화재단, 사단법인 씨즈, 인천중구자원봉사센터, 신포상가연합회, 신포시장연합회

○ 협력 : 영화공간 주안, 다문화 다국적 노래단 “몽땅”, I-신포니에타, 인하대 사이프, 몽타주, 낙타사막, 클럽 글래스톤베리, 떼아뜨르 다락, playplanet, 한복놀이단, 윤리적소비 캠페인단 ‘보라’, 프로튜어먼트, 빨래터, oo은 대학 연구소

좋아요 인천 페스티벌, 행사 당일 결과물만을 본 사람들 입장에서는 80% 밖에 못 미치는 어딘가 좀 어설픈 행사였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결과보다는 과정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축제를 만들면서 즐기는 것이 가장 첫 번 째 목적이었으니까요. 부족한 행사비를 함께 놀기 위해 모인 청년들의 자원봉사활동으로 메꿔나가는 과정 속에서 인천에 소중한 인연을 많이 만들었고, 여러 추억도 쌓았습니다. 행사비가 없었기에 더 새로운 아이디어들로 많이 채울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그렇게 만든 축제는 동네 주민들, 각지에서 올라온 친구들, 관광 온 외국인들, 심지어는 노숙자까지도 함께 즐겼던 축제였습니다. 물론 시끄럽다는 주민도, 반대하는 상인도, 취객 때문에 경찰을 불러야 하는 일도 있었지만 비가와도 비를 맞으며 공연을 하고, 또 그 모습을 관객들이 함께 응원하고 즐기며 모두가 오랜만에 하나 되어 웃고 뛰놀 수 있었습니다.

준비하면서, 그리고 축제를 마치고 우리를 기운 빠지게 했던 한 가지는, 한국 사회가 너무 성과 중심 사회로 물들어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정말 축제자체를 순수하게 즐긴다기보다는 이 축제가 지역사회에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 상인들 개개인에게 돌아가는 이익은 얼마나 되는지를 따지고 그 것이 자신이 생각한 기대치보다 낮다면 축제를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아직은 여전히 팔짱끼고 잘하나 보자는 식으로 평가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지요. 턱없이 부족한 행사비를 가지고, 무보수로 자신의 시간을 쪼개 축제를 만들겠다고 모인 청년들에게는 함께 즐겁게 즐기는 모습을 보는 것이 가장 큰 내적보상인데 말이죠.

그래도 신포살롱은 희망을 가집니다. 축제를 한 번 두 번 열면서, 지역사람들을 더 많이 만나고, 인천의 놀 판을 만들 청년들을 더 많이 만나면서, 놀 때만큼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정말 순수한 마음으로 놀 수 있는 문화의 장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아무리 후진 인천이라지만 그런 인천조차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고 그 사람들로 인해 인천이 좀 더 살맛나는 곳으로 바뀔 것입니다. 인천의 경제가 확 살아나는 것 까지는 어려울지라도 인천 사람들의 행복지수는 높아지리라 기대합니다. 앞으로도 이런 인천을 만들기 위해 신나게 놀아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