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 Very(뉴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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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탐방 결과 보고
방문 일시 | 2012년 08월 08일 ( 16 : 40 - 17 : 30 ) |
방문 장소 | 뉴베리 |
기관담당자 | 야마모토 시게루 / 뉴베리 / 연락처(전화번호, 이메일) |
방문목적 | - 일본 니트, 히키코모리 지원 현황 |
[인터뷰] 야마모토 시게루(뉴베리 대표)
Q) 활동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해 달라.
A) 우리는 작은 곳이기 때문에 당장 모든 전문기술학교의 교육 내용과 형태를 바꾸는 일은 할 수 없어서 가능하면 관련 세미나를 개최하거나, 네트워킹을 넓혀 나가며 우리가 했던 활동들이 전국에 퍼져나갈 수 있도록 노력해 왔다. 그런데 2012년 7월부터 교육부에 출근을 하게 되면서 단순히 전문학교에 국한되는 것이 아닌 국가 단위로 우리의 생각을 알릴 수 있는 기회가 왔다. 청년 실업의 문제는 내가 보기에는 국가시스템상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이런 식의 해결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한국청년들의 상황도 우리와 비슷할 것 같은데 (물론) 다른 부분도 있을 것 같고. 우선 한국과 일본 모두 고등교육진학률이 80%정도가 된다. 나는 일단 이 중에서 중퇴한 친구들에 집중했는데 4년간의 과정을 이수 못하는 학생들이 이 중 10%정도에 이른다. 통계치로 이들을 나타낼 수 없는 이유는 사실 국가도 제대로 파악을 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상황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우선 있어야 할 것 같다. 이런 고등교육을 중퇴한 친구들이 왜 문제가 되냐 하면 일본의 기업들 대부분이 대학졸업 후 4학년이 바로 취직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중퇴하거나 대학을 졸업하고 1-2년 쉬고 취직한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 부분에서는 지금 한국이랑 상황이 좀 다를 것 같다.) 또 한가지는 일본의 4학년 60만 명이 한 해 졸업을 한다고 했을 때 기업의 일자리가 70만개 정도 되고, 취직하는 사람은 55만 명에 이른다. 그럼 간단하게 계산해 봐도, 나머지 15만 명의 일자리가 남아야 하는데 그렇지 않다. 더 이상한 것은 실제로 취직하는 사람은 40만 명 밖에 안되고 30만개의 일자리가 남아 있어야 하는데 일본 대학생들은 늘 취직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
Q) 개개인이 기업을 보는 기준이 달라서가 아닐까? 일을 하든 하지 않든 버는 게 비슷해서 일 수도 있고. 아니면 벌지 않아도 부모님이 다 지원해주니깐? 아니면 그냥 하기 싫어서?
A) 모두 정답이다. 물론 여기에 기업의 채용기준이 높아져서 막 졸업한 학생들이 만족시키지 못하는 부분도 있다. 일본 대학생들은 사실 공부를 안하고 맨날 놀기만 한다. 대학 다닐 때 제대로 공부만 하면 기업이 요구하는 기준을 어느 정도 충족시킬 수 있는데, 다들 안 한다. 내가 봤을 때는 여기에 두 가지의 문제가 있다. 첫째로 대기업 기준을 넘어서는 개인적인 노력을 대학생들이 하지 않고 있다는 것. 또 한가지는 좋은 중소기업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졸업생들이 고정관념 때문에 대부분이 안 가는 것. 후자의 경우는 대학생 때 중소기업에 대한 정보를 많이 접하고, 어떤 기업인지 자세히 알게 되면 그 선입견은 깨질 수도 있어 해결이 가능하다고 본다. 이런 문제들을 파고들다 보니 정말 근본적인 문제는 대학 자체 교육에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퇴 문제뿐만 아니라 대학교육이라는 본질에 가까워지고 있다.
Q) 일본학생들이 공부를 하지 않는 게 선생님의 문제라고 생각하나?
A) 둘 다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봤을 때, 선생님 문제도 있지만 더 들어가면 커리큘럼, 즉 내용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여기 여러분들이 온 이유도 무언가를 배우기 위해서 귀한 시간을 내서 온 거지 않나? 그것도 재미있으니까 자발적으로 찾아서 온 거고? 대학수업도 마찬가지다. 재미있다면 다들 더 공부를 하려고 하지 안 하지는 않을 것이다. 고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합격만을 위해 공부를 했기 때문에 공부에 대한 자신감을 잃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다. 어렸을 때부터 자신의 성장을 위한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Q) 한국에서는 사회적 기업에서 무언가 진행한다고 하면 재단 같은 곳에서 어느 정도의 지원이 이루어지는데 일본은 어떤가?
A) 일본 같은 경우도 지원이 2년 전부터 시작됐지만 그 성과가 크게 나타나지는 않았다. 스타트업 지원은 많지만 이미 어느 정도 사업이 진행된 사회적 기업은 지원이 없는 형편이다. 우리 뉴베리의 경우만 하더라도 봉사활동부터 시작하면 2002년부터 11년째인데, 국가로부터 받는 보조금은 5%밖에 안 된다. 2년 전부터 사회적 기업에 지원금을 주는 게 많이 늘었다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아직도 많이 모자란 편이다.
Q) 여기 오기 전에 고토랩, 마스마스센터, 카페슬로우, 시부야대학, 마가리, 페어스타트, 뱅크아트 등을 방문해서 이야기를 나눠봤는데 모두 비슷한 환경에 있는 것인가?
A) 모두 고생하는 곳들이다. 각자 사업자금을 운영하는 스타일이 있는 곳이라 물론 좋은 공부가 됐겠지만. 그들과 다르게 우리 사업은 특징이 있기 때문에 자립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우리도 지원 없이 돌아갈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이냐 아니냐를 의식하며 프로젝트들을 진행해 왔는데 지금은 이러한 비즈니스 모델이 어느 정도 자리 잡혀 전환기고 들어섰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관심을 가지는 사례들이 굉장히 새로운 것들이라 사실 국가나 기업에서 지원받기는 어려운 형편이다. 창작가들에 대한 지원도 그냥 알아서 하라는 인식이 팽배해서 만화가에 대한 지원조차도 6년 만에 인정을 받을 수 있었다. 뛰어난 소수는 어느 분야나 있지만 특히 창작집단은 그 환경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제야 정부에서 그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했고. 중퇴문제도 이와 같은 맥락이라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대학 진학률이 5명중 1명 꼴이라 대학을 들어가는 것은 굉장한 엘리트라고 인식이 되곤 했다. 따라서 엘리트였기 때문에 중퇴를 하더라도 취직이 가능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중퇴라는 것이 청년에게 굉장히 핸디캡이 되어 취직 자체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취직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이게 이제서야 점점 표면으로 들어나자 정부에서 문제라고 인식을 하기 시작했다. 정부나 지자체 모두 문제니까 투자해야겠구나 라고 인지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내가 느낀 바를 정리해 보자면 새로운 문제 – 향후 10~20년 뒤에야 문제로 인식되어 지원을 받을 수 있는 – 에 도전하는 것과 당장 스텝들에게 월급을 주기 위해 진행해야 하는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것은 균형을 이루며 진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Q) 정부관계자들에게 문제로 인지시키기 위해 다른 노력들을 하는가?
A) 무엇보다 완벽한 리서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중요합니다. 대학생 중퇴 문제를 처음 다뤘을 때에는 101명을 모아 2시간씩 인터뷰를 실시했다. 이렇게 실시한 인터뷰를 가지고 중퇴한 경험들을 모아놓은 중퇴백서를 만들어 팔았는데 이게 언론에서 다뤄졌다. 그 다음에 했던 일이 중퇴율이 낮은 전문학교는 어떤 특징이 있을까, 라는 의문에 인턴생과 함께 리서치를 다녔다. 그리고 이것을 가지고 나름의 가설을 세워 이론화해 중퇴예방전략이라는 책을 만들고 중퇴율이 높은 전문학교와 낮은 전문학교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라는 주제로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이 모든 활동들을 언론을 통해 또한 발표해 나아갔다. 원인이 이렇기 때문에 이렇게 해결하면 된다고 명확히 제시한 것이다. 그렇게 해서 학교관계자들이 조금씩 모였고, 학교 중심으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아마 중퇴백서라는 책이 나왔을 때 일본 사회가 충격을 받은 것 같다. 이런 자료가 공개된 적이 없어서 더 그랬는지도 모른다. 결국 대학내부에서도 이 자료를 접하고 위기감을 느끼게 되어 액션을 취하게 되었고 문무과학성에서 일하는 젊은 공무원의 요청으로 발표를 할 기회도 얻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이 높게 평가 받아 교육부에서 일자리를 제안 받은 것이다.
Q) 그 모든 리서치를 혼자 진행한 건가?
A) 중간에 잠시 중단한 것도 포함하여 1년 3개월 정도 전부 자비로 진행했다. 한 명당 6천 엔으로 6명의 도움을 받아 진행했다. 물론 이 인건비는 다른 사업을 통해 번 돈으로 투자했고 이 결과가 책이라는 형태로 나왔기 때문에 나중에 약간의 흑자가 나 충당할 수 있었다. 조사는 전문성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맡아야 했고 다행이 EMP라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피스마인드라는 곳에서 슈퍼바이저의 신분으로 프로보노로 참가했다. 이 밖에도 맥킨지 출신의 마케팅 담당자와 인터넷 마케팅 담당자분들에게 책의 구성 및 내용에 있어서 표현 방식 등에 대해 조언을 얻었다.
Q) 중퇴예방전략이라는 책이 나온 이후 어떤 변화들이 있었나?
A) 중퇴율을 낮추기 위한 제안이었는데, 이를 통해 해결한 대학이 있고 해결 못한 대학도 있다. 이것은 대학자체의 해결 의지 정도나 문제 해결에 나설 인재 유무에 따라 좌우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