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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SEEKER:S Story/*디지털사회혁신 랩

[액션프로젝트 보고] 정치벤처 '와글' 김정현 매니저


 회혁신은 한 명의 혁신가가 만들지 않습니다. 다수의 시민들이 힘을 모을 때 가능하죠. 우리가 디지털사회혁신을 주목한 이유는 디지털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이 연결되어 대규모 협력을 하고, 협력을 통해 그간 해결되지 않던 다양한 사회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을 보았기 때문입니다. 시민들이 힘을 모으면 정치도 바뀔 수 있을까요? 이 과정에서 디지털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이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자 정치벤처 와글의 김정현 매니저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지난해부터 와글의 기사와 공개강연을 통해 인터넷과 SNS를 기반으로 하는 정치 혁신 사례가 국내에 많이 소개되었습니다. ‘와글의 간략한 소개 부탁드려요.

 

 A.와글의 기본 모토는 '와글와글한 군중의 힘으로 만드는 세상을 바꾸는 실험'을 하는 정치 벤처입니다. ‘와글을 온라인 플랫폼 만드는 곳이라 생각하시는 분이 많은데, 더 큰 의미에서 더 나은 민주주의를 지향해요. 온라인에 기반한 풀뿌리 시민정치를 연구하고 지원하는 일과 더불어 인터넷과 SNS를 통한 집단적 토론과 수평적 의사결정 모델, 시민의 법안 발의, 풀뿌리집단이 정치세력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민주주의를 위해서는 디지털'' 사용해야한다는 관점이에요. 기존의 움직임, 시위라든지 시민단체들의 활동, 풀뿌리 조직에 디지털 기술이 결합되어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요. 기존의 움직임과 디지털을 어떻게 접목하여 새로운 통로를 만들어낼 것인가를 고민하는 회사라할 수 있습니다.

 

작년 8월에 설립했고, 주로 해외 사례를 소개 하는 컨텐츠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지난 해 해외 사례의 저명인사를 초청하여 강연을 열고, 국내 시민단체 관계자와 제주도에서 34일 행사를 열기도 했습니다.

 


 

Q. 저희는 지난 해 시민정책제안사이트를 기획하는 프로젝트를 했었어요. 해외의 성공 사례를 어떻게 하면 한국의 플랫폼에 잘 녹여낼 수 있을까 고민하다보니, 직접 해외에 가서 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이죠. 사실 플랫폼의 성과나 기능은 인터넷이나 문서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었어요. 하지만 사용하는 사람들, 사회문화적 맥락을 살펴보려면 직접 탐방을 가야겠다는 필요성을 느꼈던 것이죠. 아이슬란드 ‘Citizen Foundation’에서 만들고 레이캬비크 시에서 사용된 ‘Better 레이캬비크플랫폼을 통해 오프라인에서의 민관 거버넌스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살펴보고자 해요.

 

A. 각 나라의 정치 상황과 플랫폼이 맞물려서 이해해야해요. 아무리 좋은 플랫폼이 있더라도 정치 수준이나 시민들의 이용자 의식이 결과를 좌우합니다. 탐방을 간다면, 이 용자 즉, 시민들이 어떤 상황에서 어떻게 쓰는가를 밀착취재 하면 좋겠어요. 북유럽 국가의 경우 잘 발달된 의회정치가 시민정책제안 플랫폼의 민관거버넌스를 긴밀하게 연결하는 배경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우리나라 상황과 가장 유사하거나, ‘와글에서 주목하는 사례는 어떤 것이 있는지요?

 

A. ‘와글은 스페인 사례를 주목하고 있어요. 정치적인 환경을 살펴보면, 바르셀로나는 기본적으로 양당 정치가 공고해요. 정치에 대한 시민들의 불신이 높고, 사회적으로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이고요. 이 때 지역 기반의 시민 정당 등장한거죠. 지역 정부를 집권하고, 우리는 시민이 결정한대로 따르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결정 방법을 온라인 플랫폼에 맡긴거죠. 바르셀로나, 마드리드, 사라고사, 코루냐 시에 지역 기반의 시민 정당이 집권을 했습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지자체에서 시민 정당이 지역 의회에 진출했고요. 이 그룹들은 다시 독립성을 가지고 포데모스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포데모스에는 풀뿌리정당, 군소정당, 기존 진보 정당, 그리고 수천 개의 시르쿨로스(써클)로 이루어져 있는데, 시민정당 역시 마찬가지다. 프랙털 구조를 생각하면 됩니다.

 

중요한 지점은 오프라인 논의를 단순히 온라인에 가져오는 형식은 안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들이 오프라인에서 모인 자리에서) 같이 사용하는 경험을 계속 제공해야 하고, 그걸 바탕으로 다음 오프라인 모임을 이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것이 구심점이 될 것이고요.

    

 

 

Q. 15M운동을 비롯한 스페인에서의 움직임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을까요?

 

A. 2008년 일어났던 광우병 대규모 시위는 미국산 쇠고기로 일어난 시위였지만 사실 정치 실정에 대한 시민들의 불만 표출이자 항의였습니다. 스페인도 유사한 사례라고 할 수 있어요. 금융 위기 이후 은행 주택을 담보로 대출을 받았던 많은 건물주들이 돈을 갚지 못하는 상황이 됐습니다. 개인 세입자는 건물주가 돈을 못 갚으면 아무 대책 없이 쫓겨나야 하는 상황이었던 것이죠.

 

쫓겨나는 세입자가 늘어나면서, 주거권을 보장해달라는 목소리가 일었고, 대책 마련을 위해 주택담보대출 피해자를 위한 플랫폼(PAH)이라는 시민단체가 바르셀로나에서 2009년에 만들어졌습니다. 이 단체가 폭발적인 호응을 얻은 것이에요. 왜냐하면, 주거권 문제는 스페인의 많은 사람들이 실제 내 삶에서 겪고 있는 문제였기 때문이에요. 스페인 전체 주택의 1/5이 비어있었을 정도였죠. 이 단체의 활동은 회원들의 집에 경찰들이 찾아왔을 때 몸으로 막아내는 것이었어요. 스페인은 한국과 다르게 주거권이 정당한 권리로 인식되어있기 때문에 이 운동은 엄청나게 확산되었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스페인 시민들의 운동 방식이 바뀌었습니다. '정치로 들어가자' 라고 불이 붙은 것이죠. 중앙에서 포데모스가 이 목소리를 담아서 2014년 초에 정당을 만든 것이고, 창당 4개월 만에 전국 득표율 8%로 유럽의회의원을 5명 탄생시켰고요. 그리고 지난 2월 치러진 총선에서 득표율 25%로 제3당이 되어 의회 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습니다.

 

 

 


 



 

Q. 지금까지 스페인 사례가 한국에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요?

 

A. 계속 강조하는 부분인 오프라인과 온라인의 결합이다. 흔히 갖는 편견처럼, 온라인 툴만 있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 것이죠. 두 번째로 이런 과정은 결국 우리가 사는 사회를 조금 더 좋은 사회로 만들기 위한 것, 다시 말해 사회 문제를 혁신적으로 해결하기 위한 접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럴 때 시민단체, 정당, 정부 등 기존 조직들이 유연하지 않으면 불가피하게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고, 소통이나 사회적비용 많이 들어가게 됩니다. 장기적으로는 어떤 위기나 문제가 터지기 전에 기존의 정치나 정당이 잘 받아들이는 게 모두에게 좋은 것이라 생각하지만, 아직은 이상적이고 어렵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시민들을 조직하려고 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이미 조직되어 있는 시민들을 연결하고 지원하고 교육하려고 하는 것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