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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SEEKER:S Story/*초록공작소

[해외탐방기] 지역을 살리는 브루어리 : Northern Monk Brewery

리즈는 영국 요크셔 지방에 위치한 공업도시입니다. 우리에게는 ‘리즈 시절’로 유명한 바로 그 도시죠. 산업혁명 이후 영국이 세계 최강국으로 오랫동안 군림했던 것에 큰 역할을 했던 도시 중 하나가 바로 리즈입니다. 그러나 공업의 쇠퇴 이후 리즈라는 도시는 새로운 컨셉으로 발돋움 하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 노던 몽크 브루어리는 전에 없던 방식으로 리즈의 부흥을 이끌어내는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노던몽크 인근


노던 몽크 브루어리가 위치한 지역은 서울 성수동과 유사한 느낌이었습니다. 도심으로부터 멀리 떨어지지 않은 지역, 벽돌로 지어진 오래된 공장들, 어딘가 스산한 분위기가 브루어리로 가는 길을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이후 리즈를 다녀보며 안 사실인데 전체적으로 도시가 오래되고 스산한 느낌이 강하더라구요.

노던몽크 전경


이 브루어리는 버려진 공장을 리모델링한 공간입니다. 건물 도입부터 맥주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누구나 보기 쉽게 도식화하여 게시한 부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브루어리로서 자신들의 가치와 비전을 드러내며 이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모으고 동시에 자부심도 표현하고 있더라구요. 건물 자체는 다소 거친 마감, 구조 등이 눈에 먼저 보여서인지 왠지 강렬한 맥주만 만들 것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맥주 저장 공간
노던몽크의 과거-현재-미래


노던 몽크는 강렬한 느낌의 라거, IPA, 포터 외에 달콤하며 톡쏘는 사이다도 다양하게 개발하여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요크셔 지방의 강자 답게 맥주 맛은 모두 훌륭했습니다. 저희의 방문 목적이었던 제로웨이스트 맥주는 브루어리에 재고가 없어 맛보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제로웨이스트 맥주는 인근 지역의 음식 관련 사회적기업과 함께 버려지는 빵으로 만든 맥주입니다. 맥주를 만들고 남은 맥아와 빵 찌꺼기는 동물 사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지역 농장에 제공하여, 맥주를 양조하며 발생하는 쓰레기를 대폭 줄일 수 있었습니다.

기업 비전을 브루어리 입구에 게시해놓았다
커뮤니티와의 파트너십을 강조하는 노던몽크


지역과의 긴밀한 관계는 노던 몽크가 자랑할만한 것이었습니다. 지역 예술가, 운동선수 등의 예술인들과 맥주를 만들어내는 패트론 프로젝트는 현재까지 총 19개의 시리즈가 나왔습니다. 한 시리즈 당 최대 7개의 맥주를 만들어 냈는데요, 예술인들과 맥주 레시피, 디자인 등을 함께 만드는 방식으로 창의성과 독특함을 이끌어 내는 프로젝트입니다. 그 외에도 지역 맥주 엑스포, 스포츠 데이 등을 열고 심지어 브루어리에서 결혼식을 할 수도 있습니다. 브루어리 직원 중에 웨딩 플랜을 담당하는 직원도 있을만큼 지역과의 커뮤니케이션에 큰 노력을 하고 있었습니다.

노던몽크를 거점으로 모인 지역 사람들

탐방 간에 항상 느끼는 것이지만 수제맥주는 단순한 술이 아닌 사람들을 모으고,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지역 문화를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 소중한 자원이었습니다. 우리에게도 언젠간 ‘술=먹고 취하는 것’을 넘어 문화가 되는 날이 오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