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엌아띠 액션 프로젝트 보고서
1. 부산 탐방
이번 부산 탐방에서의 목적은 두가지 였다. 첫째는 부산 지역에서 체화당에서 적용할 수 있는 좋은 맛을 발견하는 것과 두 번째로는 우리가 지향하는 커뮤니티 카페가 취할 수 있는 여러가지 모습을 살펴 보고 그 분들과 이야기 하는 것이였다.
*우리의 팀명은 부엌아띠로 '체화당'과 다른 프로젝트 그룹이다. 그러나 현재 지향점이 같다는 점과 체화당이라는 공간의 이점(전문적이진 않지만 주방이 있다는 점)으로 체화당과 같이 작업을 하고 있다. 그래서 글의 관점도 체화당의 입장에서 살펴 보는 부분이 크다.
(1) 부산의 맛
결론 부터 말하자면 이번 부산 탐방에서의 직접적인 결실은 체화당에 팥빙수와 핫케이크라는 메뉴가 생겨난 것이다. 다른 메뉴인 메밀소바 또한 면이라는 점에 있어서 밀면과 관계가 있다고 하는 것은..조금 무리일까?
사실 부산 여행을 하기전 가장 중심적으로 생각했던 부분이 '부산의 맛' 이였다.
체화당에서 우리가 하고 싶은 청년들의 커뮤니티를 실행하기 위해서는 체화당에 자주 사람들이 드나들어야 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체화당에 사람들이 올 수 밖에 없는 무언가를 만들어야 했다. 그런 것을 부산에서 찾을 수 있었으면 했다. 사실 '통'과 '유토피아', '인디고 서원', '카페 헤세이티'와 같은 곳이 더 중점적이였기 때문에 탐방지가 부산으로 결정되었고 그에 따라 부산의 맛을 찾게 된 것이지만 부엌아띠라는 팀의 정체성 상, 맛에 대한 것은 빠질 수 없는 부분이였다.
부산역 도착!!
1) 국제시장 팥빙수
5월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은 꽤나 더웠다. 부산역에서 가까운 국제시장을 보던 중 재미있는 곳을 발견했다. 바로 팥빙수 골목이였다.
내용물은 심플. 얼음과 팥과 연유와 후르츠 칵테일.
가격은 3,500원.
어떻게 보면 비쌀 수도 있지만 둘이서 먹어도 그렇게 적지는 않은 양이라 나쁘지 않았다.
중요한 것은 엄청 심플한 구성임에도 불구하고 팥빙수의 본질을 담고 있다는 것.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팥빙수란 색소 덩어리인 젤리와 불필요한 것들이 들어간 빙수가 아니라 필요한 재료만 들어간 팥빙수 였기에 이 팥빙수가 특별하지 않지만 맛있었다.
2) 씨앗호떡
부산의 명물이라고 하는 씨앗 호떡. 나름 유명하다는 곳을 찾아서 먹었는 데, 줄서서 기다려 먹을 만큼 인상적인 맛은 아니였다. 서울에 유명한 털보네 호떡과의 차이점은 안에 들어간 씨앗인 데, 씨앗이 전체적으로 들어있는 것도 아니고 그 때문에 황설탕이 적게 들어가서 그다지 조화롭지 않았다.
그렇다고 맛없는 것은 아니지만 기다려서 먹을 만큼은 아니였다.
3) 돼지 국밥
부산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마음에 들었던 곳은 돼지국밥 집이였다.
자그마치 국산 돼지 고기가.
고기가
고기가 드음뿍 들어간 밥이 4천원에서 5천원 대라니.
이건 서울 물가를 생각하면 충격적이였다.
게다가 맛 또한 장난 치지 않은 풍부한 돼지고기 육수의 맛.
가격, 맛 그 모든 것이 완벽했다.
문제는 7~8천원 하는 돼지 국밥은 의미가 없기 때문에 서울에서 돼지국밥을 시도할 수는 없는 슬픈사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음식이였다.
3) 핫케이크
사실.. 위와 같이 가게 내려가는 계단에 붙어있는 글귀에 끌려서 일부러 찾아간 카페였다.
저런 것들도 우리가 원하는 소통의 일부가 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인터뷰를 해야하나? 하는 생각도 있었지만
뭔가 사회적인 의미를 생각하는 카페도 아니였고
그냥 부산에서 블로그에 포스팅이 된 카페 중 하나였기에
한 번 들린다고 인터뷰 한다고 본질을 파악할 수 있을까? 하는 허무주의에 빠지기도 하여
그저 서너시간 카페의 메뉴와 분위기를 살피는 걸로 대신 하였다.
결론은...손님이 그닥 많지 않았다. 물론 특정일 하루여서 절대 판단할 수 없지만.
안티는 아니지만 인상깊은 맛은 아니였다.
그 외에 주인아저씨와의 소통? 처음 보는 날 바로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3) 밀면
또다른 부산의 명물 밀면.
나름 유명하다는 개금밀면이라는 곳을 갔는 데.
맛은 있었지만 조미료 맛이 강하였고
'어엄청 맛있어서 죽기 전에 꼭 먹어야 돼' 라는 포스는 없었다.
*맛이라는 건 주관적이니 맛에 대한 것은 참고만 하세요.
(2) 부산의 대안문화
1) 2012 조선통신사 축제 퍼레이드
부산시와 부산 문화재단에서 주최한 행사.
자세한 내용은 링크 참조
http://www.tongsinsa.com/new/02news/sub2_2.php?mode=read&bbs_no=9&index_no=4458
조선통신사를 재현 한 퍼레이드라고 한다. 흥미로웠던 점은 일본 예술단들이 와서 퍼레이드 공연에 참가했다는 점이였다.
부산에서 통신사를 매개로 한-일간의 교류를 할 수 있다는 점이 좋았다.
이 부분을 계획하고 온 것은 아니기 때문에 설명은 여기까지.
2) 에코토피아
(유일한 인터뷰 사진인데 이상하게 나와서 개인권차원에서 부득이하게 이모티콘 처리를 했습니다.)
에코토피아는 인디고 서원에서 운영하는 음식점이다. 생협라면, 카레, 음료, 쿠키 및 케이크를 팔고 친환경 재료를 쓰기 위해 노력하는 곳이다.
인디고 서원과 관련이 있는 친환경 식당이라는 점에서 사단법인 풀뿌리연대와 관련있는 체화당과 비슷한 점이 많았다.
운영은 초기에는 주로 자원봉사자에 의해 이루어 졌으나 지금은 자원봉사자와 유급직원이 섞여있다.
우리가 인터뷰 한 분은 권지현씨로 사진 우측에 있는 분이다. 직원으로 일하고 계시고 현재 부산대 학생이시다.
에코토피아는 초기에는 인디고 서원 옆에 있는 꽃집 위치 였다가 현재(2012년 5월)에 있는 자리로 옮겼고 인디고 서원에서 하는 소모임 분들이나 'INDIGO ING'이라는 인디고 서원 내 청년 모임 친구들의 식사 및 회의 장소로 주로 이용된다고 한다.
지역에서는 초기에는 인디고 서원 관련 분들이 주로 이용해서 거리감을 느껴 이용하는 지역주민이 적었지만 점점 늘어가고 있다고 하였다.
3) 인디고 서원
좌측 컴퓨터 앞에 계신 분이 인터뷰이인 인디고ing 편집장 이윤영씨
인디고 서원은 부산 유일의 인문학 서점이다. 서울에서도 대형 서점 이외에 인문학 전문 서점은 가본 적 없었다. 인디고 서원은 단순한 인문학 서점이라고 할 수 없는 재미있는 공간이다.
서점 자체도 기존 대형서점이나 도서관에 있는 분류 직관적으로 분류 되어 있어서 보기 좋았다. 특히 생태학 관련 서적이 따로 모두 모여있는 것은 매우 감명 깊었다. 개인적으로 감명 깊게 보았던 책들이 한 섹션에 다 꽂혀 있는 것을 보니 너무 행복하였다.
이윤영씨와의 인터뷰는 부산 탐방 일정 중 가장 충격적이였다. 그 이유는 인디고 서원과 허아람 씨가 한 사람의 인생에 얼마나 깊은 영향을 줬는가에 대한 놀라움 때문이였다. 맨 처음에는 '아람샘 소행성 612호’에서 독서토론 교실에서 허아람 선생님을 만났다고 한다. 이후 독서토론 과정에서 시대의 사회상과 여러 부조리한 현실을 깨달으면서 소극적이고 평범했던 한 아이가 변하는 모습을 이야기 해 주었다. 전국을 돌아다니며 강연을 하고, 지젝과 인터뷰를 하기위해 러시아로 가는 것 같은 평범하지 않는 모습으로 변하는 자신을 이야기 하는 것은 보통의 대학생이 아닌 강연 전문가 같았다. 그 만큼 환경에 의해 다져졌다고 해야 할까?
정세청세에 대한 이야기도 흥미로웠다. '정의로운 세상을 꿈꾸는 청소년, 세계와 소통하다'의 줄임말인 ‘정세청세’는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진행하는 청소년 토론회이다. 처음에는 부산지역의 작은 토론회 행사였던 ‘정세청세’가 이제는 각 도마다 정세청세 모임이 있다고 한다. 이 토론회의 특징은 어른들이 주도하는 것이 아니라 기획부터 발의 진행 등 모든 것을 청소년들이 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인디고ing라는 인디고 서원 잡지도 마찬가지이다. 어른들의 관점이 아닌 청소년 관점에서의 새로운 인문학 문학 창출이라는 것은 큰 충격이였다.
인디고 서원이 음식으로 무언가를 풀어가려는 '부엌아띠' 팀과는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자세히 알고 보면 그렇지 않다. 허아람씨가 인문학서점이 인디고 서원을 만들고 독서토론 학원인 '아람샘 소행성 612호'를 운영하고 음식점인 '에코토피아'를 운영하고 청소년을 위한 사업을 하는 것들이 따로 보면 연관성이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허아람씨가 '인문학'이라는 것을 매개체로 청소년들이 새로운 관점으로 세상을 볼 수 있게 토론하고 청소년들끼리 만나는 일을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부엌아띠'도 '요리'라는 것을 매개체로 청년들이 함께 모여 다양한 가능성을 펼치게 하고 싶다. 그러기 위해 인디고 서원이라는 재미있는 서점의 방문은 매우 자극적이고 중요했다.
4) 생활기획공간 '통' 네트워크 파티
생활기획공간 '통'에서의 네트워크 파티 모습이다. 체화당, 지구인팀을 포함해서 '통'에 속해 있는 분들 그리고 카페 헤세이티 등 부산지역 대안문화를 꿈꾸는 많은 분들이 참석하셔서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체력고갈로 늦은 시간까지 함께하지 못한 아쉬움이 있었다.
5) 카페 헤세이티
부산 마지막 일정인 헤세이티. 위와 같은 손으로 쓴 입간판이 특색있었다. 그날 그날 떠오른 것을 직접 쓰신다고 한다.
헤세이티 내부 인테리어
헤세이티는 원래 부산대 내에 학회에서 종자돈을 모아 만든 '아지트' 개념의 카페였다. 그 카페가 운영상의 어려움으로 지금의 두 아저씨 분들이 맏게 되었다. 두 분다 포스가 장난이 아니셨다. 나이 차 때문인지 포스 때문인지 자연스럽게 대화하기는 힘들었다. ㅎㅎ
카페에 있는 동안 많은 얘기를 들었는 데 핵심은 두가지.
하나는 카페를 통해서 누군가를 바꾸려고 생각하면 누구도 그 카페를 찾아오고 싶지 않는다는 이야기 였다. 그 뜻은 카페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스타벅스'를 찾아 가는 사람들을 잘 못됐다고 생각하고 그런 불쌍한 너희들을 우리 카페에서 받아줄께라고 생각하면 어느 누구도 그 까페를 가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착각하지 말라.
카페에 사람이 없는 것은카페가 별로이기 때문이고
스타벅스에 사람이 많은 것은 그곳이 좋고 편안하기 때문이라는 것.
사람들을 교화의 대상으로 삼지 말라는 것이였다.
둘째로는 같이 일하는 사람들 간에 똑같은 미래를 바라보고 있느냐는 것이였다. 같은 일을 한다고 생각했지만 각자가 바라보는 것이 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였다. 그리고 보니 지금까지 우리가 과연 똑같은 것을 바라보고 일을 하고 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일을 하기 전에 팀원들이 똑같은 것을 바라보는 것. 정말 중요하다고 느꼈다.
마치 종교집단이나 다단계에 들어갔다 나온것 처럼 강력한 무언가에 홀려 나온 듯이 헤세이티를 나오며 부산의 탐방은 끝났다.
2박 3일이라는 짧은 기간이라서 많은 것을 찬찬히 보지 못해서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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