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구석쌀롱] 국내탐방 수원편 <대안공간눈/예술공간봄/행궁동레지던시>
대안공간 눈은 개인이 마을에서 운영하는 복합문화공간으로서 현재까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공간이다.
공간이 오래가는 이유는 억지가 없기 때문이다. 공간이 생겨난 것도 필요에 의해서 그리고 공간에서 행해지는 모든 일들이 다 이유가 있고, 필요에 의해서 진행된다.
요즈음에 생겨난 복합문화공간이나 대안공간이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몇 년 못 견디고 결국은 문을 닫는 공간들이 한 두 곳이 아니다. 이미 서울이나 수도권에 많은 문화공간들이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그러나 눈은 90년부터 지금까지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것도 개인에 의해서 그것이 우리를 이 공간으로 향하게 만든 큰 이유였다.
<예술공간 봄의 입구>
<대안공간 눈의 전경>
시부모님이 직접 지은 가정집을 이윤숙 대표님과 김정집 관장님이 부부가 직접 수리하고 보수하고, 개인 사비를 들여 문화공간으로 운영하고 있다. 전시관람은 모두 무료이다. 교육프로그램도 무료로 운영된다. 공간도 주민들에게 자유롭게 개방되어 있어 수원의 다양한 사람들이 공간을 다녀간다.
<예술공간 봄과 대안공간 눈은 붙어있다. 봄에서 작은 길을 따라서 나가면 대안공간 눈이 나온다.>
봄과 눈은 각각 다른 전시를 기획운영한다. 우리가 방문했을 때 봄에서는 <특별기획 Project ZEBRA 2016>展을 진행하고 있었고, 대안공간눈 2전시실 : 김길인, 박효경의 NIGHTMATES 나이트메이트 : 허물어진 경계 展이 전시되어 있었다. 그리고 행궁동 벽화마을에 벽화를 그렸던 외국작가의 추모전이 함께 진행되어 총 3개의 전시를 관람할 수 있었고, 이에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대안공간눈/예술공간 봄의 이윤숙대표님 인터뷰 중>
<전시기획 및 작가지원 방법>
대안공간 눈과 봄은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공간이다. 어떠한 기획을 해서 제안을 한다면 공간 내에서 그것을 수용하고 활용하여 전시나 프로젝트로 이어지도록 마들어 낸다. 자체 기획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공간을 활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특히 젊은 기획자와 작가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고자 한다.
인근 대학인 경기대학교 미술경영학 친구들에게도 많은 전시 기회와 기획 기회를 통해 경력과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전시는 매년 11월에 모두 공모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그 때에 따라서 새로운 기획전이나 프로젝트가 중간 중간 만들어 진다. 공간 대여는 2주에 20만원 / 30만원 대관료 = 후원료의 개념으로 지원하도록 만들었다.
이 외에 눈에서는 동사무소, 구청 등 찾아가는 미술관 기획을 하고 있으며,
계절과 소재지에서 원하는 기획에 맞춰서 계획을 짠다. 지역에 작가들에게 많은 기회를 줄 수 있도록 목적이 맞추어져 있다. 그 기획 대부분을 이윤숙 대표가 총괄하는 방식으로 현재 운영하고 있으며, 직원들이나 주민들 모두 기획 및 교육에 언제든지 자유롭게 참여할 수 있다.
<주민들과 또 새로운 공간에 대하여>
2007년부터 행궁동 사람들에 대한 고민이 시작되었다. 다른 지역에 비하여 낙후되고, 어려운 형편의 사람들이 주변에 많았다. 그들과 함께 즐겁게 살아갈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어떻게 해야 주민들이 행복하고, 즐거운 삶을 살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다.
그 결론으로 예술가들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과 함께 하는 삶이라면 매일 매일이 신날 것 같았다. 그래서 시작한 프로젝트가 간판에 날개를 달자, 빈집미술관 등의 프로젝트 들이다. 그 속에서 나는 예술가와 주민들을 설득하는 역할이 기획자의 역할을 했고 주민이자 작가이면서 기획자였고, 또 중간 중재자였다. 주민들과 작가들의 생각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기획자의 기능이자 서로 다른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하나의 방법으로 만드는 것도 내 역할이었다.
이 프로젝트 이후에 지역에 작가들을 거주시키는 레지던시로 다시 일이 이어졌다. 행궁동 레지던시를 제안하여 또 다른 공간을 만들게 되었다. 모든 프로젝트는 연계성 혹은 지속적인 기회로 이어진다.
젊은 예술가들의 작업 기회와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대한 것은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졌다.
주민들이 예술이나 문화를 가까이 하는 최고의 방법은 이는에 작가들이 사는 것이다. 레지던시를 통하여 지역주민들은 예술과 아주 가깝고 친근해 졌다. 그리고 작가들 레지던시를 만들 수 이도록 많이 도와준 것은 바로 주민들이었다. 주민들 스스로의 작은 모임들이 있었고, 낙후된 마을을 살리고자 하는 주민들의 의지에 예술가와 기획자는 결정적인 기회를 만들어 준 것 뿐이다. 그러자 시너지가 일었고, 신나고 즐거운 일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이윤숙 대표님과 김정집 관장님>
인터뷰를 마치고 한창 무화과가 열리는 때라며 공간 안의 무화과나무에서 직접 무화과를 따서 주셨다. 다양한 이들과의 교류에 적극적이고, 공간을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애정과 관심을 보여주는 모습에서 공간이 오래 지속되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행궁동벽화마을>
행궁동 벽화마을을 둘러보면서 하루를 마무리 지었다. 이곳의 벽화들은 벽화마을을 만들기 위해 그려진 것들이 아니라 주변의 이야기와 환경에 맞추어서 작가들이 작업을 하기 시작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벽화마을이 조성 되었다고 한다. 금이간 벽에 그림을 그려주고, 작가와 마을주민이 대화를 나누다 나온 이야기들이 벽화가 되었다. 이 마을의 벽화에는 모두 이야기가 있었다.
탐방 후 행궁동 마을 벽화 중 일부분이 재개발로 인하여 허물어진 사건을 알게되었다.
행궁동 마을은 재개발이 거의 진행되지 않아 어린시절 동네를 떠오르게 하는 정감가는 곳이다. 이런 곳에도 재개발의 흐름이 오고 다정하던 마을 풍경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하니 안타깝다. 이런 문제는 행궁동 마을 뿐만이 아닐것이다.
벽화를 그린 작가는 이 집의 지붕 기와를 보고선 커다란 물고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 집의 담에는 아주 큰 물고기를 그렸다. 그리고 물고기의 중앙에는 집으로 들어가는 문이 있다. 이 문을 열고 들어가면 물고기의 속으로 들어가는 기분이 든다.
원래 이집에는 높은 담이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그 담이 오래되어 무너졌고, 무너진 김에 새로운 담을 쌓은 것이 아니라. 나무 데크를 깔고 공간을 만들어 동네 사람들이 쉬어가는 곳으로 바꾸었다고 한다. 이 집의 마당은 마을의 골목길과 바로 연결되어 있다.
<수원화성방화수류정>
마을을 따라서 쭉 걸어가다보면 수원화성 방화수류정이 나온다. 야경이 좋으니 꼭 보고 가라는 대표님 말씀에 한여름밤의 산책을 아주 멋지게 하고 숙소로 돌아올 수 있었다.
<행궁동레지던시 내부>
내건너 창작마을 이후 2009년 행궁동 레지던시가 이때의 사업을 기반으로 시사업의 일환으로 시작되었다. 이 공간은 현재 수원 아이파크 미술관이 지어진 자리에서 시작되었다. 그 때 시에서는 시 사업을 하기 위해 많은 공간을 가지고 있을 때였고, 그 공간들이 계획 없이 방치되어 많은 문제를 야기하고 있었다. 차라리 그런 유휴공간을 작가들의 창작공간을 운영하자는 제안을 하게 되었고, 그 계획이 1년 또 1년을 겨우겨우 이어 현재 8년째 이어진 사업이 되었다.
공간의 작가분들을 만나면서 레지던시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었다. 이 레지던시는 작가들이 공간을 운영하고, 직접 전시와 교육을 기획한다. 입주 작가들 중에서 레지던시 대표를 뽑아서 공간을 관리하고, 모든 일들을 입주한 작가들이 다 함께 한다는 것이 놀라웠다. 다른 도움없이 작가들이 벽을 만들고, 공간을 운영한다. 그래서 작가들이 레지던시에 애착과 관심을 가지고 있는 것이 인터뷰를 하면서 느껴졌다. 그리고 만나는 작가분들 마다 손에 하나씩 선물을 쥐어주셔서 인터뷰를 마치고 레지던시를 나올 때는 우리들의 양 손에 선물이 가득했다.
주민들도 작가들도 기획자도 모두 할 수 있는 만큼만 무리하지 않고 하는 것이다. 그것이 제일 중요하다. 선을 넘지 않고, 자신들의 능력 안에서 조금씩 모아서 하나를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마을프로젝트의 의미가 아닐까 생각한다. 선을 넘는 순간 지치게 된다. 지치지 않고 즐겁게 일을 하는 것이 지속가능한 힘이라고 이야기 한 이윤숙 대표님의 말이 탐방 내내 생각났다.
공간 안에는 억지스럽게 만들어 진 것이 없다. 다 필요에 의해서 필요한 만큼 그리고 문제를 해결할 때는 즐겁게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 곳에 있는 사람들 모두가 내어주는 것에 익숙한 사람들이었다. 물질적으로 많은 것을 가지고 있기에 남에게 나누어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마음에 여유가 많기 때문에 타인에게 내어주는 것을 아까워 하지 않는 마음이 느껴졌다.
대안공간 눈, 예술공간 봄, 행궁동 벽화 마을, 행궁동 레지던시를 다녀와서 얻은 시사점은 복합문화예술공간 운영은 결코 운영자 개인의 이익을 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운영자의 인터뷰를 통해 문화예술은 필연적으로 사회에 기여해야할 공공의 목적이 있다는 것, 그것은 운영자 개인의 이윤추구와 윤택한 삶을 위한 방법이 아니라 우리가 살아가는 지역에 대한 관심과 사랑, 희생과 봉사로 가꾸어 나가는 더 나은 삶을 위한 사회적 활동이라는 것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촌구석쌀롱이 복합문화예술공간을 운영하고자 함에 있어 지향해야할 많은 가치들을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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