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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SEEKER:S Story/*브릿지

[브릿지@ 해외탐방 #2] 변화를 이끄는 아름다운 다리 이노비를 만나다.

2. 이노비 (EnoB) 탐방




일시 : 2014년 09월 21(10:00~12:00)









<< 이노비 소개 >>

이노비는 2006년 줄리아드 교수로 재직하고 있던 성기선 교수와 카네기홀에서 근무하던 에이프릴 치윤 리, 그리고 강태욱 대표 이하 각 고유영역에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던 콜럼비아, NYU, 줄리아드 출신의 젊은 전문가 및 뉴욕의 전문 음악인들이 주축이 되어 설립되었다. 그리고 평소 음악회에 자유롭게 갈 수 없었던 장애를 가진 어린이들과 소아병동 환자들을 위한 무료 음악회를 열어주는 것으로 첫 봉사 사업을 시작했다.



(이노비 사무실 내부모습)



(인터뷰 에 응해주신 강태욱 대표)



Q1 대표님 원래 전공은 무엇이었나요?

지금 하는 일과 다소 생경할 수 있지만 뉴욕대학에서 화학을 전공했어요. (웃음) 그리고 뉴욕 병원에서 일했던 적이 있는데 이 때 제 자신이 이과적 취향이 아니라 문과적 취향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병원에서 일하면서 힘든 사람들을 도울 때 행복함을 느꼈고 평생 남을 도우면서 함께 나눈 삶을 살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그래서 관련해서 더욱 공부를 하고자 컬럼비아 행장대학원으로 진학하여 비영리 단체 운영 경영 석사 과정을 시작하였고요. 이후 뉴욕 YWCA에 입사해 일하기 시작했고 부사무총장까지 오르게 되었어요.

 


Q2 큰 비영리 조직에서 일하시다 창업하여 이노비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YWCA에서 일하며 음악에 관련된 일을 하던 중 5명의 의사들이 기획한 장기입원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크리스마스 음악회를 도운 적이 있어요. 십시일반으로 800불을 모아서 음악회를 개최하였는데 장애우 아이들이 한번도 콘서트 경험을 못 해보았다고 하며 반응이 거의 폭발적이었죠. 뉴욕과 서울 같은 대도시에 살면서 우리들은 풍요로운 문화생활을 즐기며 은연중에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지만 같은 곳에 살면서 병원과 고아원의 소외된 사람들은 전혀 그 혜택을 누리지 못하고 있던 것이었죠. 큰 충격과 동시에 깨달음이었어요. 그때부터 보다 도움이 필요한 곳에 도움을 전달해줄 수 있는 다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게 되었어요. 특히 세상 낮은 곳에서 가장 절실한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과 공유되어야 한다는 사명을 가지게 되었고요.

처음에는 YWCA 소속으로 일하며 두 가지를 병행하다가 이노비에 집중하고자 회사를 나와 창업하였어요. 단체를 만들게 되면 비전에 동감하는 사람들을 모을 수 있고, 여러 사람들이 협력하면 더 크고 다양한 일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또한 조직의 시스템을 통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적으로 혜택을 줄 수 있을 것 같았어요.



Q3 이노비는 어떻게 뉴욕과 서울 두 곳에서 운영되고 있나요?

일반적으로 법적으로 비영리 단체를 설립하는 과정이 쉽지는 않은 편이죠. 그런데 미국은 이 기준이 비교적 완화되어서 더 많은 비영리들이 생겨날 수 있도록 토양을 조성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기본적으로 단체에서 꾸준히 단체의 목적에 부합하는 나눔 활동을 해왔다면 그 기록만 가지고 승인을 내주는 편이고요, 설혹 기록이 없더라도 향후 3년간의 정교한 계획과 실행할 수 있는 돈, 조직의 미션만 있으면 승인을 내주는 편입니다.

오히려 한국의 경우 훨씬 규정이 엄격하고 까다로워서 시간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 편이었죠. 한국에 이노비 사무실을 열 때는 뉴욕에서 다년간 운영한 경험도 있고 실적들도 있어서 수월할 줄 알았지만 6개월이나 걸렸어요. 한국에서는 최소 자본금 규정, 그리고 전국에 3개 이상의 사무실이 있어야 한다는 등의 다소 엄격한 제도가 있었거든요. 이런 부분들은 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보완되면 좋을 거 같아요.

비영리 설립 이후에는 지속적으로 활동하기 위한 전략적인 모금 활동이 중요한데요. 결국 이것도 활동하는 지역 기반의 특성을 고려한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뉴욕 같은 경우에는 농담처럼 한인 커뮤니티, 그리고 기독교가 많기 때문에 이들의 수요에 부합하는 활동들을 펼쳐 나갔어요. 그래서 많은 분들에게 이노비와 이노비 활동들을 알릴 수 있었죠.

 




Q4 모금만으로는 조직을 유지하기에는 부족함이 있을 수도 있는데 그 외에도 수익 모델을 가지고 있는지, 그리고 지출되는 비용들은 무엇이 있나요?

미국에서 일 년에 크게 2번 펀드레이징 이벤트를 개최해요. 다행히 재능기부 형태로 참여하는 뮤지션들이 많아서 뮤지션 비용은 거의 들지 않고 교통비와 조금의 실비만 들어갑니다. 그 외에도 400~500명이 자원봉사로 활동해 주어서 비용을 최소화 할수 있었고요. 수익의 50%는 펀드레이징 활동 (대우증권 등의 기업과 개인들에게 음악회를 개최하고 티켓 판매 수익 획득), 40%는 재단에서 자유로운 비영리 활동에 사용할 수 있도록 그랜트, 즉 위임 받은 것이며, 10%가 개개인으로부터 오는 모금이에요.

이노비를 하며 특히 느낀 것은 10이라는 사업을 하면 1년 정도 후에 10이 들어오는 것 같다는 점이에요. 프로그램 100만큼 박수를 받아도 100만큼 도네이션이 바로 들어오지는 않는다는 것이죠. 그래서 5년 정도 버티면서 꾸준히 활동하는 시기로 보고 있어요 (웃음).

그래도 아름다운재단으로 부터 2년 만에 상도 받고, 비교적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요.

 


Q5 한국 진출 배경은 무엇이며, 한국과 뉴욕에서의 비영리 운영 시 가장 크게 느끼는 차이점들은 무엇인가요?

기본적으로는 좋은 비영리 프로그램들이 많이 퍼져나갔으면 좋겠다고 생각을 했구요, 그러다보니 팔이 안으로 굽는다고 고국인 한국을 제일 먼저 생각했어요. 흔한 케이스는 아니죠. 그런데 저희의 한국에서 궁극적인 타겟은 서울이 아니에요. 완도와 순천 등 지방을 다녀왔고, 앞으로도 지방이 주요한 타겟이에요. 지방이 훨씬 문화예술 분야에서 열악하고 소외되어 있다고 보고 있거든요. 다만 일단은 단체의 지속가능성이 중요하고 이노비 브랜드의 성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서울부터 확실히 기반을 구축해나가자고 전략을 세웠어요, 대형 5대 병원 중심으로 현재는 17개 병원으로 확장을 해서 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한국 지멘스에서 지원을 받아 공연을 진행하기도 했고, 그 외 캔파운데이션, 범건축 그룹과도 협력해서 나눔활동을 하고 있어요.

한국에서의 이노비 운영 자체는 크게 어렵지 않았어요. 현재 한국 음악계를 이끌고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뉴욕 등 미국에서 유학을 하고 건너간 사람들이거든요. 그래서 이 분들이 디렉터로서 팀을 짜주고 무료 공연 등 도움을 되게 많이 주었어요.

이노비에서 특히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음악을 통한 나눔이라는 점이에요. 45분 남짓한 짧은 시간 동안 가장 효과적으로 사람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주는 수단은 음악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공연도 음악을 어렵게 다가간다거나 지나치게 예술적으로 접근하지 않고 그들이 원하는 눈높이를 맞추는 방식으로, 곡 선정부터 편곡까지 수요자 중심으로 해나가고 있어요.

 


(이노비의 주니어 발룬티어 교육)


(주니어 발룬티어 교육에 참가한 학부모들에게 모티브하우스를 설명하고 있는 서동효 대표)



Q6 주니어 발룬티어 교육 프로그램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어떠한 것인가요?

오바마상 수여 대행 기관 등록. 봉사활동 시간 일정 넘으면 수여 가능.

미국은 나이, 스펙과도 상관없이 봉사가 생활화되어 있음.

한국이 지금은 중고등 봉사 스펙으로 하지만, 이렇게라도 경험하는게 의미는 있다고 봄

저는 사람들에게 비영리를 경험시켜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리더들에게만 리더십 교육을 따로 하는 게 아닌 것 처럼요. 경험해보게 한다는 의미에서 본인이 추후 비영리 활동을 직접적으로 하지 않더라도 다양한 사회 분야에서 활약할 때 개인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좋은 자산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처음에는 뉴욕에 있는 콜럼비아 대학교 6개 분야 학생회 (학부, 대학원, 티쳐스칼리지, 국제행정대학원, 종교 학생회 등)와 파슨스 스쿨, 뉴욕대학교 등 다양한 학생들과 협력하여 실행하였죠. 참여하는 대학생들 자체를 변화시키는 목적도 있지만 그들이 멘토로써 청소년들을 교육시키기도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의 중고등학생들이 현재 봉사 활동을 의무적으로 혹은 스펙으로서 하지만 저는 이것을 부정적으로만 볼 필요 없다고 생각해요. 이렇게라도 봉사와 나눔 활동을 경험을 하는게 의미가 있다고 보거든요.

마지막으로 옛날에는 정부와 기업이 잘하는 게 중요한 세상이었기 때문에 똑똑한 사람들이 공무원과 삼성 등에 가는 게 바람직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지금은 비영리에도 똑똑한 사람들이 많이 가야 밸런스가 맞고 사회가 더 좋게 발전할 거 같아요. 그런 세상을 꿈꿉니다.




* 참여관찰 - 병원 자선공연

병원 강연장에 휠체어를 타고 여성 환자들이 하나 둘 씩 들어왔다. 다양한 인종, 다양한 연령의 여성들의 표정에서는 다들 오랜 질병과의 투쟁으로 인한 피로함이 쌓여있었다. 그런데 강연장을 도착해보니 평소와는 달리 화려한 장식과 각종 음악 장비들이 있었다. 30~40명 남짓한 그들 앞으로 이윽고 이노비의 공연팀이 등장했고 모두가 알만한 유명곡 Woman을 시작으로 공연이 시작되었다. 이후로도 빌리 조엘, 맘마미아 등 환자분들 모두가 알만한 1980~90년대 명곡이 흘러나왔고, 여성 환자분들은 환호했으며 종종 다같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공연이 끝났을 때 그들 모두는 흡족한 표정이었으며, 오랜만에 접하는 음악 감상에 만족감을 감출 수 없었다.


(자선 공연이 이루어진 뉴욕대병원)



(자선 공연을 마치고 기념촬영)










(베네핏_조재호)


한국에서도 높은 수준의 교육이나 자원을 가진 사람들에게 분명히 채워지지 않고 있는 필요가 있을 것이고, 이러한 점을 잘 찾아내어 긁어냄으로서 새로운 모델을 설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영리 활동의 관점과 중간정도의 몰입도를 통해서 이룰 수 있는 활동에 있어서 유효한 전략으로 도입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모두_권태훈)


한국 사회에서 비영리에 대한 인식의 전환과 비영리 설립 법의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꼈다. 강태욱 대표님의 말처럼 한국에서는 비영리가 능력이 다소 떨어지는 사람들이 간다는 인식이 있는데 이러한 인식이 바뀌어서 더 유능한 사람들이 많이 유입되었으면 한다. 동시에 미국처럼 비영리 설립에 대한 규정이 완화되어 더 많은 비영리가 설립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모티브하우스_서동효)


미국과 한국의 비영리 설립단계에 대한 방향과 한계점에 대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한국 방식에 맞는 비영리 설립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