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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SEEKER:S Story/*에이컴퍼니

[액션프로젝트2/4]대구 문화공간 및 북성로 탐방, 장거살롱

자전거 복합문화공간 장거살롱 전수윤 대표 인터뷰

 

 

판 게스트하우스를 나와 장거살롱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이미 좀전에 북성로를 지나오면서 잠깐 봤었기 때문에 한결 익숙한 장소 같았습니다. 장거살롱한 위치한 골목길은 20년전까지만 해도 번화가로 북적이던 곳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 골목길 군데군데 남아있는 옛 흔적들이 예전의 번화가를 거닐던 젊은이들이 생각났습니다. 이 거리에 다시 청년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그 중심에 있는 장거살롱의 전수윤 대표를 만나보았습니다.

 

<장거살롱 정면>

 

장거살롱에 도착해보니 저녁에 있을 공연 준비로 여러분이 바쁘게 움직이는 틈에서 전수윤 대표를 어렵지 않게 찾았습니다. 공연준비로 바쁜 와중에 인터뷰를 하게 되어 약간 멘붕인 상태인 듯 하네요. 우선 장거살롱의 공간을 소개받았습니다. 길에서 볼때는 1층 카페 입구가 전부인줄 알았는데 옆 계댠으로 올라가니 2층에는 목공작업실이 있었고 그 뒤로는 아티스트의 작업실이 있었습니다.

<2층 목공작업장>

 

<2층 아티스트 스튜디오>

 

게다가 2층 뒤의 계단을 통해 3층으로 올라갈 수 있었습니다. 정말 신기한 건물구조였습니다. 3층에 올라가니 사방의 건물들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전수윤 대표님의 말을 빌리자면 대구에 있는 모든 백화점이 한눈에 보이는 곳이라고 합니다. 2층과 3층 옥상에서는 보통 목공작업이나 워크숍이 이루어지지만 어두워지면 파티장으로 변하곤 한답니다. 작업장과 옥상파티, 맥주와 바베큐. 북성로의 젊은 피가 모이는 핫플레이스 장거살롱다웠습니다.

 

<3층에서 바라본 장거살롱 목공작업실>

 

공연 시작 전에 인터뷰를 마치기 위해 서둘러 지하로 내려갑니다. 이 작은 건물에 구석구석 재미난 공간들이 신기했습니다. 지하는 1층 카페 밑에 있는데 카페 뒤편의 계단으로 내려갈 수도 있고 카페 홀 정가운데 사다리를 통해 내려갈 수 있도록 뚫려 있기도 합니다. 깨알 같은 공간이 주는 재미가 전수윤대표와의 인터뷰를 더욱 기대하게 합니다.

 

전수윤  대표와 인터뷰를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Q. 이전에는 자전거 수리 일을 하셨다고 들었어요. 지금은 자전거와 예술을 엮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일을 하고 계신데, 어떻게 자전거와 예술을 연결하게 되었나요?

A. 아시다시피 저는 예술을 전공하지는 않았어요. 우연히 친구를 따라 아르바이트를 구하러 갔다가 공연 뒤풀이에서 예술 관계자들을 만난 경험이 있었어요. 그 이후로 전시 일에도 참여하는 등 조금씩 영역을 넓혀 나가다 이렇게 자전거와 예술을 복합한 문화공간을 운영하게 되었어요. 당시에 비슷한 형태의 문화공간들이 많이 생겨나는 추세였는데, 저희는 자전거라는 독특한 매체를 활용함으로써 차별성을 가질 수 있었죠.

 

Q.초기에 다양한 예술가가 함께 참여했던 것으로 알고 있어요.

A. 윗세대의 거리문화시민연대(품앗이)’에서 낮은 임금으로 일을 하면서 많은 예술가들이 스스로의 가치를 낮게 보게 되는 경우가 있었어요. 몇 명의 예술가들이 이러한 점에 의문을 가지며 우리도 직접 무언가를 해 보자라는 뜻을 같이 하는 카페팀, 자전거팀, 목공팀, 도자기팀, 그리고 회화팀이 모여 함께 시작하게 되었어요.

 

Q. 여러 팀이 함께 꾸려나갔다면, 공간 명의 등은 현재 어떻게 되어 있나요?

A.  공간 명의는 현재 제 이름으로 되어 있는데, 협동조합 형태로 가는 중이고 각자 참여시기나 지분율일 다르다 보니 앞으로 분배를 어떻게 할지 고민이에요. 의사결정에서도 안 보이는 영향력이 있을 듯 하여 모두가 받아들일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Q. 협동 조합 방식인가요?

A. ‘사회적협동조합이라는 용어에 대한 이해도 차이가 있더라고요. 사회적가치에 대한 거부감을 가진 사람도 있고.. 때문에 생산자 또는 사업자 협동조합으로 바꿀 가능성도 있어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외부에서 멘토를 초청해 이야기를 듣고 상황에 맞춰서 결정하려고 하고 있고요.

 

Q. 장거살롱의 수익모델은 어떠한가요?

A. 처음에는 여기서 다 같이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를 고민하다가 관에서 주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에 많이 참여했어요. 같이 공간공사를 하니까 비슷하게 해 달라는 연락도 많이 오고 있어서, 최근에는 공간 공사를 사업아이템으로 하고 있어요. 장거살롱이라는 공간이 소비공간이 되어버리면 계속해서 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자체적으로 소비를 하자는 결론을 내렸죠.

 

Q. 공간 운영비는 얼마 정도인가요?

A. 100만원 인데 창고나 공사하는 공간이 필요해서 다른 공간을 또 얻었어요. 지금까지는 200만원정도 들었는데 앞으로는 조금 더 나올 예정이에요. 올 겨울에 재계약에 들어가고요. 이 건물 매매가는 저희가 들어온 이후로 이 곳의 가치가 조금 더 높아져서 평당 1100만원 정도 한다고 하더라고요.

 

Q. 미나리하우스도 월세 때문에 투자가 망설여져요.

A. 홍대 사태를 보고 지리적으로 비슷한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이 지역을 선택했는데 여기도 점차 붐이 일어나고 있어요. 투자목적으로 상권이 들어오게 되면 이 거리도 홍대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해요. 이런 현상은 5년 정도에 일어나는데 장거살롱은 3년정도를 보고 있어요. 그래서 4년정도 이 장소를 쓰고, 권리금을 받아서 새로이 오픈하는 것을 나름대로 합리적인 방법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그래서 시장이 형성된 곳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시장을 만들 수 있도록. 장기적으로는 매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요.

 

Q. 저희도 현재 미나리하우스가 사용하고 있는 건물을 매입하고 싶어요.

A. 다양한 업종을 모아서 정부융자를 받아보려고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으로 생각중이에요. 지원사업도 적극적으로 어필을 하고 있고요. 이미 기존 지원사업을 통해 임대료로 해결한 경험도 있고요, 점차 공간 유지에 대한 부담감에서 여유로워지고 있어요.

 

Q. 그 밖의 경영 노하우가 있다면?

A. 사업 아이템이 좋은 것도 중요하지만 구성원들이 하고 싶은 마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구성원과의 관계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뒤풀이는 꼭 참여하는 식으로. , 차 한대를 구입해 다 같이 공유하는 것도 좋고요. 직원을 두고 밖으로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하고 싶은 것을 하게끔 공간을 만들어 주는 것도 필요하고요.

 

Q. 장애인들이나 불우한 이웃을 위해 자전거를 만드는 사업을 하고 있다고 들었어요.

A. 지금까지는 관의 도움을 받아서 했어요, 6명을 협업을 해서 한달에 자전거를 1대씩 만들어 주는 방식으로.  협업이 몸에 익어지면 자전거를 한대 더 만들어서 기부하고요. 회당 15,000원의 참가비를 받아 진행하고 6개월간 제작 후 7개월차에 기부하고 있어요. 누구에게 기부할지도 직접 결정하고요.

 

Q.워크숍 시스템이 정말 흥미로우네요. 자전거 한 대를 만드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얼마인지, 그리고 만들어진 자전거의 품질은 어떠한지 궁금해요.

A. 조립의 경우 50~100만원이 드는데 원하는 부품만 부품을 중고, 경매를 통해 비교적 저렴하게 구입하고 있어요. 폐자전거를 재활용했을 때 기능의 향상은 어렵고, 가공 및 재조합해서 프레임을 제작하는 일을 주로 하고 있어요. 구동을 위한 부품은 싸게 구입하고 있어요.

 

Q 장거살롱에 여러가지 활동들이 녹아들어가 있는 건데 앞으로 전혀 다른 분야도 녹여드릴 수 있나?

A  사람이 있기에 공간이 필요해지고, 안정이 되면 또 새로운 사람이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해요. 요즈음 시간성과 공간성에 대해 많이 고민하고 있는데요, 시공연(시간과공간연구소)의 권상구 이사님과 함께 여러 이야기 나누고 있습니다.

 

 

신비로운 공간에서 이뤄진 전수윤 대표님과의 인터뷰는 유쾌하고 아이디어 넘치는 시간이었던 것 같습니다. 너무나 다양하고 재밌는 이야기를 듣다보니 메모하는 것도 놓치게 되고 지하라서 사진도 잘 안 나와서 아쉬운 부분들이 많았습니다. 유쾌했던 시간들을 마음으로만 기억해야겠네요.

<지하 인터뷰 장소, 왼쪽에 살짝 보이는 사다리로 1층으로 올라갈 수 있다>

 

인터뷰가 끝나고 지상으로 나와보니 이미 많은 분들이 공연을 보러 장거살롱 앞을 가득 메우고 있었고 전 대표님은 공연 준비로 다시 분주한 모습이었습니다. 한산했던 북성로가 청년들로 가득차자 길가던 어른들이 신기한 듯 바라보십니다. 앞으로 장거살롱이 벌릴 많은 활동들을 기대하며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공연 시간이 다가오자 장거살롱을 찾아오는 관람객들>

 

<전수윤 대표와 함께(좌측3번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