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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SEEKER:S Story/*에이컴퍼니

[액션프로젝트4/4]대구 문화공간 및 북성로 탐방-대구예술발전소-에이컴퍼니

시간과 공간 연구소를 나와 근대문화거리를 다시 가로질러 대구예술발전소로 이동하였습니다. 아직도 근대거리의 여운이 가시지 않아 지나치는 건물들을 유심히 살펴봅니다. 공간이 보여주는 시간의 흔적들이 보여지면서 2014년의 현재와 백년전의 근대를 연결지을 북성로 프로젝트가 어떤 변화되는 모습을 보여줄 지 기대가 되었습니다.

 

 

지금 방문할 예정인 대구예술발전소를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연초제조창의 건물을 리모델링하여 전시장과 아티스트 스튜디오, 문화공간으로 꾸민 공간입니다. 미나리하우스가 게스트하우스와 갤러리, 아티스트 스튜디오의 복합을 통해 새로운 공간을 재창출해낸 것처럼 담배공장에서 예술발전소로의 공간의 색다른 변신이 아티스트와 시민들에게 어떻게 전달됐을 지 볼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가지고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한적한 거리를 지나 멀리 깔끔하게 정돈된 벽돌건물이 보입니다. 너무 깔끔하게 정돈되어 담배공장, 발전소의 이미지와는 조금 안 맞는 것 같기도 했지만, 오래된 빨간 벽돌과 공장 당시 쓰여졌을 것 같은 연통을 보니 이름이 약간 와닿기도 했습니다.

 

 

 

 

1층 사무실에 도착해서 대구예술발전소 문화기획담당자 김은영 학예사와 이준욱 홍보담당자를 만나서 간단한 소개를 받고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습니다.

 

Q.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장소라는 점이 독특해요. “발전소라는 이름과도 잘 어울리는 듯 하고요. 대구예술발전소가 이곳에 자리잡은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대구예술발전소는 2008년 문화관광부에서 시행한 지역근대산업유산을 활용한 문화예술 창작벨트 조성계획의 일부로 설립되었어요. 당시 최종 3 곳이 선정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이 곳, 연초제조장 별관창고였죠. 2011년부터 2년간의 리모델링을 거쳐 2013년에 정식으로 개관했어요.

 

Q. 원래 이 곳은 빈 공간이었나요?

A. . 현재 대구예술발전소로 사용되는 이 건물은 본래 1970년대부터 한국담배인삼공사의 연초제조창으로 쓰여 온 공간이었어요. 그런데1999년 공장시설의 노후와 시장 악화로 공장이 다른 도시로 빠져나가면서 이곳도 폐쇄되었죠. 그리고 이곳을 예술가들을 위한 공간으로 써 보자는 움직임은 2009년부터 시작되었어요.

 

Q. 건물이 꽤 큰 것 같아요. 실제 규모는 어떤가요?

A. 5층 건물 안에18개의 스튜디오, 전시실, 공연장 등 다양한 문화공간이 운영되고 있어 이곳을 방문한 분들은 워크샵에 참여하거나, 스튜디오를 방문해 작가들의 작업, 연습모습을 실제로 볼 수도 있고, 다양한 공연도 즐길 수 있습니다.

 

Q. 작가들에게 스튜디오를 제공하는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요.

A. 대구예술발전소는 청년 예술가를 위해 약 3-4개월간 작업실과 일정의 지원금, 프로젝트가 진행될 때는 진행비 등을 지원하고 있어요. 작가 모집에 있어 시각예술, 공연예술, 문학 등 예술의 장르를 구분하지 않는다는 점은 대구예술발전소의 큰 차별점이지요. 마술을 하시는 작가분도 계시고요. 현재 이곳의 스튜디오에는 텐토픽 프로젝트(청년 예술가들의 창작활동 지원을 위한 인큐베이팅 프로그램)를 통해 선발된 다양한 분야의 작가들이 창작활동을 진행하고 있어요.

 

Q. 게스트룸이라고 표시된 공간도 있던데요, 어떻게  활용되고 있나요?

A. 3개의 게스트룸이 있는데, 이들도 현재 스튜디오로 사용되고 있어요. 아무래도 보안 등의 문제가 있어 일반적인 게스트룸으로의 활용은 어려운 점이 있거든요.

 

Q. 작가들에게 숙식도 제공이 되나요?

A. 대부분의 작가들이 인근 지역에 거주하고 있어요. 일부 서울 거주 작가들은 4일은 이곳에서, 4일은 자택에서 머무는 식이고요. 내부에는 공용 싱크대 등 숙식을 위한 시설은 모두 갖추고 있어요. 예술발전소는 작년부터 시작한 공간이기 때문에 고칠 점들은 계속해서 수정해 나가고 있어요. 전국의 레지던시를 모두 조사, 벤치마킹하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Q. 입주작가들에게 적용되는 규정들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A. 다양한 장르가 공존한다는 특성상 하나의 규정을 정하기는 어렵지만, 암묵적으로는 주당 30시간 정도로 이야기 하고 있어요. 물론 강제성은 없고요.

 

Q. 장르가 다양하다 보니 어려운 점이 이 외에도 많을 것 같아요.

A. 층별로 장르를 구분하여 배치하니 의외로 문제가 되는 경우는 잘 발생하지 않았어요. 이를테면 조소처럼 넓은 공간이 필요하거나, 소음이 나는 작업은 1층 공동 작업실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든지요.

 

Q. 들어오면서 보니 철거 건물도 있던데요

A. 그곳은 꽤 오래된 건물인데 만 평이 넘는 규모로 영국의 테이트 모던과 비숫한 규모지만, 현재 2천평 정도의 예술공장에도 엄청난 예산이 소모되어 잠시 리모델링을 보류하고 있어요. 말이 리모델링이지, 공장 혹은 창고로 사용되던 공간이라 그 개발 비용이 건물을 새로 짓는 것과 비슷할 정도거든요. 하지만, 저희는 예술창작벨트를 장기적으로 보고 있기 대문에, 지금의 예술발전소를 필두로 점차 추이를 보고 영역을 넓혀갈 생각이에요.

 

Q. 주변 지역 환경은 어떤가요? 관람객들은 많이 방문하고 있나요?

A. 이곳은 아직 슬럼화를 많이 벗어나지 못했어요. 주변 상권도 많이 위축되고, 거주민들도 많이 빠져나갔고요. 때문에 인근 주민들이 이 곳에 방문하는 경우는 한정적이에요. 대신 이 곳은 대구시내와 인접해 있고 접근성이 좋다는 장점이 있어요. 때문에 주말에는 외부에서 가족단위로 많은 분들이 이곳에 방문하고 있죠.

하지만 아직 개관한지 얼마 되지 않아 인지도가 낮은 것이 사실이에요. 예술관계자가 아닌 일반인들에게 개관된 것은 2013년부터였으니까요. 그래서 저희는 예술발전소를 더욱 널리 알리기 위해 현재 플래쉬몹, 외벽 미디어 파사드 등 홍보에 노력하고 있어요.

 

Q. 시에서 운영하는 다른 문화공간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A. 전시 측면에서는 중견작가, 해외예술가의 작품으로 대규모의 전시를 주로 하는 대구 미술관과 달리 다양한 장르의 젊은 작가들에 초점을 둔 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어요. 또한 두 곳의 타 레지던시-가창 창작스튜디오, 범안의 지하철에 있는 거리창작소-와의 차별화를 위해 예술가 중심이 아닌 관람객 중심의 레지던시로 운영코자 노력하고 있고요.

 

Q. 레지던시에 참여할 수 있는 작가는 대구 출신 작가로 한정되나요?

A. 모집은 전국단위로 하고 있으나, 입주기간이 짧다 보니 외부인들이 많이 참여하기는 어려운 듯 해요. 대부분이 대구에 기반을 둔 작가들인 것이 사실이죠. 당장 몇 년간은 지금처럼 단기 레지던시로 운영하며 개선해 나가겠지만, 장차 더욱 다양한 지역의 다양한 작가분들이 저희와 함께하길 바라고 있고요.

 

Q. 대구 지역 신진작가들의 규모는 얼마나 되나요?

A. 대구 지역에 예술관련 학과가 있는 학교는 4곳으로 영남, 계명, 대구예술대, 경북대가 있고, 배출 인원도 꽤 많아요. 때문에 이들을 위해 문화재단 레지던시 등 신진작가의 데뷰를 위한 레지던시도 몇 존재하고 있죠.

 

Q.  신진작가들이 홀로서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은 것 같아요. 고급 미술시장의 경우에는 그나마 대구 아트페어나 다양한 갤러리 등 시장이 활성화된 듯 하지만, 신진작가에게는 그런 시장이 존재하지 않으니까요.

A. , 많은 신진작가들이 어려움을 겪죠. 대학에서는 졸업 이후에 어떻게 해야 할지 알려주는 교육도 없고, 그렇기 때문에 사회의 냉혹함도 경험해보지 못하고, 자생력도 부족한 상태로 대학을 졸업하는 것이죠. 그래서 최근에는 대구문화재단을 중심으로 다양한 워크샵도 이루어지고 있어요. 작가 뿐 아니라 기획자들을 교육하는 것 까지 고려해 예술기획자 워크샵도 진행되고 있고요.

 

Q. 대구예술발전소의 프로그램은 어떻게 기획되나요?

A. 저희 예술발전소는 미술 전시뿐 아니라 공연 등의 행사도 같이 지냉하는 복합문화센터라 융복합프로그램을 지향합니다.

지난 새 세계 3대 미디어센터 기관인 독일ZKM과 국내 최초로 MOU를 맺고, 국제 미디어아트 전시회인 Daegu Medai Art ZKM 2013을 개최하였습니다. 이 같은 대규모 국제 행사기획은 발전소 내부에서 자체 기획을 합니다.

그리고 Ten-Topic 프로젝트에 입주한 작가들이 제안한 기획안으로 시민참여프로그램도 진행하는 데 이 역시 관람객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습니다.

 

Q. 관람객들의 참여율이나 반응은 어떠한가요?

A. 관람객들의 참여는 사전신청을 통해서도 이루어 지고, 3층 키즈스퀘어 또는 전시를 보러 왔다가 참여하는 경우도 있어요. 주중에는 주로 학교나 어린이집의 단체관람이 있고, 개별관람은 약 100-200명 정도 되는 것 같아요. 주말에는 개별 관람이 약 300명 정도이고요. 주말에는 3-5개정도의 프로그램이 운영되는데, 이중 공연 관련 프로그램은 정원이 40-50명 정도, 미술 워크샵의 경우 프로그램당 약 10-15명이 참여할 수 있어요.

 

Q. 대구예술발전소는 대구시와 함게 운영하고 있는데, 공기관과의 협업에 있어 어려운 점은 없나요?

A. 아무래도 시에서 운영하다 보니 상업적인 활동에 있어 제약이 많아요. 또한 조금 더 도전적이고 재미있는 전시를 기획하는데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고요. 대신, 해외 기관들과의 MOU 체결은 훨씬 수월하더군요.

 

 

한시간여의 인터뷰를 마치고 공간을 돌아보기로 하였습니다. 아티스트 스튜디오와 도서관, 회의실, 전시장을 둘러보았습니다. 연습이 한창이신 작가분들도 계셨고, 가족단위로 방문한 관람객들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잘 갖춰진 공간을 둘러보니 규모가 크고 시설이 깔끔하게 잘 정비되어 있는데다 작가들도 의미있게 열심히 사용하는 듯 보여 내심 부러웠습니다. 미나리하우스도 하루빨리 아티스트와 시민들을 위한 멋진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야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