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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Globalwork Story/미르(동북아평화)

Chapter 1. 낯선 러시아, 그리고 낯설지 않은 고려인과의 첫 만남.


러시아에 도착했다. 한국에서도 비가 왔는데, 러시아도 날씨가 그리 맑진 않았다.
처음 출발하기 전부터 러시아에 대해서 공부했지만, 도착한 러시아의 느낌은 낯설기만 했다. 
우리가 왜 가야하는 지, 무엇을 봐야하는 지에 대한 고민을 떠안고 도착해서 그런 지도 모르겠다.

 


우리가 처음 발을 내딛은 곳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이었다. 우리나라에서 가깝고 기차로도 갈 수 있지만,
비행기나 배를 타고 둘러 둘러 오는 곳이다. 블라디보스톡에 마음을 채 담그기도 전에 우리는 우수리스크로 향했다.

우수리스크에 도착해서는 짐을 풀고 주위를 약간 돌아본 후에 고려인 문화센터로 향했다. 읽을 수도 없는 낯선 러시아어만 보다, 한글을 보니 반가웠다. 이 곳은 고려인들의 이주 120주년을 맞이하여 지은 건물인데 고려인에 대한 역사관도 있어서 우리가 한국에서 알고간 정보 그 이상의 것들에 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다. 고려인들에 대한 단편적인 시각이 아닌 고려인들이 겪은 여러 사건과 역사들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


고려인 역사관을 둘러보고 난 후에, 고려인들이 우리를 위한 환영회를 준비했다면서 우리를 회관으로 안내했다.
그 곳에서는 정말 말로만 듣고, 책에서 눈으로만 보았던 고려인들이 앞에 앉아 있었다.
신기했던 점은 우리랑 정말 많이 닮았다는 점(북한 사람들과 더 비슷한 것 같기도 했다),
그리고 더 신기한 점은 우리 나이 또래의 고려인들은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한다는 점이었다.


 
그렇게 고려인들과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고려인들은 우리에게 전통 춤인 부채춤, 북춤 등을 보여주었고
우리도 그에 대한 보답으로 전통춤사위를 보여주었다.
할머니들이 부르는 고려인 민요와 러시아 민요는 그들만의 음색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그네들만의 세월을 느낄 수 있었다.


서로를 위해 준비한 환영공연을 마친 후, 마지막에는 모두 모여 강강수월래를 했다.
젊은 고려인도 나이많은 우리네 할아버지들도 다같이 서서 돌자, 그래도 약간씩 어색해있었던 마음들이 서서히 풀려갔다.



생각 이상으로 많은 세월을 지냈던 고려인. 그리고 생각 이상으로 닮아있는 고려인과 우리였지만 어느새 서로가 얘기할 때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보고 적잖이 놀랬던 하루였다.

가깝다고 생각했지만 역시 가깝지는 않고. 멀다고 생각했지만 멀지 않은 고려인.
내일 그들의 발자취를 더 따라가보면, 한민족의 발자취를 더 따라가보면 더 통하는 게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좀 더 가까워졌으면 좋겠다.





+
공항에서부터 피곤하다더니, 우울한 얼굴이더니
예쁜 고려인들 소녀와 함께 있을 때 화색돌고 더없이 밝아지는 진(28). 그러는 거 아니야 진 ㅋㅋㅋㅋㅋ
아니 거기있던 남자청년들 모두 그러는 거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