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과 섬유 산업의 환경적 영향
패션과 섬유산업은 생산과 소비과정에서 필연적으로 섬유 폐기물을 발생시킬 수밖에 없으며, 최근에는 그 엄청난 양 때문에 심각한 환경문제를 야기하고 있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유행에 민감하고 사용주기가 짧은 저가의 의류를 대량생산 공급하는 글로벌 패스트 패션의 확산으로 버려지는 의류 폐기물은 더욱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생산자의 공장과 소비자의 옷장에서 버려지는 섬유 폐기물들은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되어 지구 환경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전 세계에서 폐기되는 섬유 및 의류의 양은 얼마나 될까?
- 미국에서는 매년 1,273만톤의 의류 폐기물이 매립되며, 재활용되는 의류는 15%에도 못미친다(texile waste solutions, 2014).
- 영국에서는 매년 약 80만톤에서 100만톤 가량의 섬유 폐기물이 매립되며, 이와는 별도로 35만톤 전도의 중고 의류가 매립되는 데 이는 1조 4천만파운드 정도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WRAP Valuing Our Clothes, 2013).
- 유럽 전역으로 보자면 매년 580만톤 정도의 의류 폐기물이 발생하며, 이 중 25%는 리사이클링 되며, 75%는 매립된다(Friend of Earth Europe, 2013)
- 중국에서 의류 산업으로부터 배출되는 섬유 폐기물은 대략 2천 6백만톤으로 추정되며, 이러한 폐기물을 활용한 리싸이클잉 산업 또는 2차 가공 산업의 시장 잠재력은 엄청나게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를 화폐로 환산하면 대략 6조위안 가량의 시장성이 있다고 할 수 있다(중국 자원 재활용협회, 2013).
- 홍콩에서는 각 지자체에서 수거해 매립하는 섬유 폐기물의 양이 2012년에만 106,945톤에 이르렀다(홍콩 환경보호국, 2013)
홍콩의 의류폐기물로 제작한 전시물 '3% Mountain' 매일 버려지는 홍콩의 의류 폐기물 중
3%만으로 6m 높이의 산을 만들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아 의류 폐기물에 대한 인식을 확산
시키려는 목적으로 제작되었다.(출처 : www.redress.com.hk)
패션 산업은 전세계에서 두번째로 가장 많은 폐기물을 배출하는 산업이다. 섬유 폐기물을 줄일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당연히 버려지는 의류 및 섬유들을 재활용(recycle)하는 것이다. 실제로 섬유 폐기물의 95%는 재활용이 가능하다. 그러나 재활용은 폐기물의 수거, 재가공 등의 추가적인 공정에서 에너지의 사용이 불가피하며, 사용자들의 니즈와 취향을 충분히 만족시키는 데도 한계가 발생하게 된다.
두 번째로 고려할 수 있는 방법은 지속가능한 천연소재를 사용하는 것이다. 전세계에서 생산되는 섬유 중에서 58%가 폴리에스터와 같은 합성섬유이고, 32%가 면화이다. 합성섬유는 주로 석유와 같은 화석연료에서 추출하여 화학적 공정을 통해 생산되기 때문에 폐기시 분해되는 데 50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면화는 매립시 생분해 기간이 1년 이내로 짧지만, 전통적 면화 재배시 농약 등 유해 물질의 사용량이 아주 크다. 전 세계에서 사용하는 농약의 약 25%가 면화재배에 사용된다. 또한 면화는 재배에 엄청난 양의 물이 필요한 것으로 악명이 높다. 이러한 이유에서 많은 윤리적 패션 브랜드들과 활동가들이 자연과 사람에게 덜 해로운 소재들을 의류 등에 적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자연소재 섬유의 사용량은 10%에 못미치고 있다.
콘삭스는 지속가능한 패션의 확장을 위해 옥수수 섬유를 소재로 활용하고 있다. 옥수수에서 추출한 섬유는 폴리에스터나 전통적 면화에 비해 환경 영향은 매우 적지만, 세계적 식량문제와 유전자변형 옥수수 등의 별도의 문제점을 안고 있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개선방안에 대한 고민과 함께 더욱 지속가능한 소재를 발굴하고자 하는 노력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
<표> 주요 섬유별 환경 영향
항 목 |
면 |
폴리에스터 |
옥수수섬유 |
물 사용량 |
22,000리터 |
17리터 |
69리터 |
CO2 배출 |
5.90kg |
9.52kg |
2.0kg |
에너지 사용 |
55MJ |
125MJ |
48.8MJ |
석유 사용 |
- |
1.5kg |
0.2kg |
농약 사용 |
473g |
- |
0.5g |
생분해 기간 |
1년 이내 |
500년 이상 |
1-2년 |
자료 : www.martinaskender.com
msi.apparelcoalition.org
budker.kekeley.edu
www.sustainability-ed.org.uk
www.panda.org
oekotextiles.wordpress.com
envimpact.org/node/121
지속가능한 천연 소재 섬유들
옥수수 섬유 외에 지속가능한 섬유 소재는 무엇이 있을까? 우리는 다양한 천연섬유에 대해 환경과 인체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그리고 실제로 패션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제품이 얼마나 다양한 지, 시장 진입 가능성이 있는 제품은 어떤 것이 있는 지 정리해 보고자 한다.
- 유기농 면(Organic Cotton)
면은 의류 소재로 활용하기 가장 좋은 천연소재이며, 실제로 많은 패션 제품들이 면 소재로 제작되고 있다. 다만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면화 재배시 농업용수가 엄청나게 사용되기 때문에 사막화의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으며 농약사용에 따른 토양 오염과 농부들의 농약 중독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또한 중앙아시아와 아프리카 인도 등 주요 면화 산지에서는 강제적인 아동노동이 성행하고 있어 국제적인 문제로 부각되기도 한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유기농 면이다. 유기농 면은 면화 재배시 일체의 농약과 화학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며, 농업용수 없이 빗물과 같은 자연용수만으로 재배된 면화를 말한다. 또한 엄격한 인증제도를 통해 아동노동 등의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지 감시하는 시스템이 공정무역 운동단체들을 통해 제도화되어 있기도 하다.
3년이상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면으로 만든 타올
유기농 면은 일반 면에 비해 가격이 2배 이상 비싸며 까다로운 인증제도로 인해 일반 제품보다는 하이-패션 제품에 많이 적용되고 있다.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높은 가격으로 인해 보편화되지 못하고 있으며, 일부 유아용 제품이나 고가 제품에 이용되고 있다.
- 대나무 섬유(Bamboo)
대나무에서 섬유소(cellulose)를 추출하여 Voscose Rayon공법으로 만들어진 섬유이다. 대나무 섬유는 면, 마, 모, 견 다음으로 개발된 천연섬유이다. 대나무는 세계에서 가장 빨리 자라는 식물로 3개월이면 최고 높이까지 성장하며, 3-4년 정도 지나면 섬유 소재를 확보하기 가장 좋은 숙성된 상태가 된다. 재배를 위해 특별히 농약이나 비료를 주지 않아도 되며, 폐기시에도 자연상태에서 생분해 되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섬유로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대나무 섬유는 내구성이 강하면서도 부드럽고 복원력이 좋고 항균항취, 자외선 차단 등의 기능이 있다. 속옷, 양말, 유아용 의류로 많이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에는 면을 대체할 수 있는 대안적 섬유로서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대나무 섬유 양말
대나무 섬유 소재 손수건
대나무 섬유는 탁월한 속성과 친환경성 때문에 가능성이 많은 소재이긴 하지만 섬유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화학물질이 사용될 수도 있기 때문에 많은 관찰과 검증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기도 하다. 한국에서 대나무 섬유는 아직 매력있는 친환경 소재로 인식되기 보다는 항균 항취 등 특정 기능에 맞춰져 시장성과 활용성이 서구에 비해 약한 것이 사실이다.
- 텐셀 섬유(Tencel)
텐셀은 유칼립투스에서 추출한 펄프의 섬유소를 직접 녹여서 그 용액을 방사해 만든 친환경 섬유이다. 텐셀은 인체에 해가 없는 용제에 녹여 방사하며 사용하고 난 용제를 다시 회수하여 재사용하기 때문에 유해한 폐기물을 최소화할 수 있다. 텐셀은 천연섬유의 장점과 합성섬유의 실용성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며, 면이나 레이온에 비해 강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분 조절능력이 뒤어나 온도에 따라 수분을 흡수하거나 배출하는 특성을 가지고 있으며 세탁시에도 수축률이 낮아 회복력이 아주 좋은 섬유이기도 하다. 매립시 생분해 되며 박테리아 성장을 억제하고 소취성이 좋아 속옷 등에 적용하기 좋은 소재이다.
텐셀 섬유 남성용 속옷
친환경성이나 기능성에서 텐셀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으나 아직까지 가격이 고가이며 흡착식 염색이 쉽지 않아 화학용제가 많이 투입된다는 점이 약점이기도 하다.
대마 섬유(Hemp)
대마 섬유는 대마를 직접 건조 분쇠 후 정련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섬유이다. 보통 노란색이거나 녹색인데 충분할만큼 밝게 표백하기가 어려워 염색을 거의 하지 않는다. 섬유가 질기고 튼튼해서 직물용 실이나 로프, 굵은 밧줄, 노끈 등을 만드는 데 사용하며 인공 스펀지나 굵은 캔버스 천과 같은 거친 직물을 만드는 데 사용된다. 면과 비교시 10배이상 강하며, 곰팡이와 같은 미생물의 서식이 불가능하여 피부질환 등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대마는 재배시 살충제와 비료가 거의 필요없고 물 사용량도 크지 않아 가장 지속가능한 친환경 섬유소재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또한 수분의 흡수 및 배출력이 면보다 20배 높아서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
대마, 면 블렌딩 양말
대마 스크럽
대마 섬유는 친환경적인 측면에서 앞선 모든 천연 섬유들보다 가장 탁월한 속성을 가지고 있으나 재질이 거칠고 염색이 쉽지 않아 대마 단독으로는 적용할 수 있는 패션 제품들이 많지 않다. 그러나 최근에는 면이나 wool 등과 블렌딩하여 다양한 제품들에 활용하고 있는 윤리적 패션 브랜드들이 많아지고 있다. 한국에서는 재배량이 많지 않아 공급이 쉽지 않으며 중국산 대마에 비해 가격이 매우 비싼 단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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