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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Globalwork Story/홍자매(농가연계먹거리)

07.28~08.03 WWOOF 가가와현 아이가와쵸 01 [은영]


WWOOF
 

World-Wide Opportunities on Organic Farms 의 약자로, 일종의 farm stay 로 우퍼라고 불리는 여행객들이 농가에 들어가 하루 평균 4~6시간 일을 도와주는 대가로 농장주[호스트]에게 숙식을 제공받으며 함께 생활하는 프로그램이다. 처음에는 유기 농가로 시작했으나 게스트하우스, 카페 등 다양한 종류의 우프가 있다.

더 자세한 설명은 여기 참고 하시고.


www.wwoofkorea.co.kr

www.wwoofjapan.com


우리 팀의 중요한 일정 중 하나가 요리교실이었다. 그런데.. “여름철 휴가예요”, “효모가 흐물 해 져버려요” 라는 다양한 이유로 수업이 이뤄지지 않아 우프를 요리체험에 중점을 두고 찾아봤다.



첫번째 우프는 가가와현 아이가와초에 위치한 곳이다. 폐교를 수리해 체험학교를 실시하고 요즘엔 후쿠시마사고로 생긴 피난민 아이들을 받아 운영하고 있고 그 아이들이 먹는 음식을 마크로비오틱으로 하고 있다는 것이 우리가 그곳에 대해 알고 있는 정보였다.

10시쯤 도착하겠다고 말했는데 역에 도착해 근처 슈퍼에 버스시간을 물어보니 이미  9시대 버스는 가버렸단다. 한 시간에 한대니 한 시간이상 기다려야 한단다. 일단 환승하는 곳까지 가서 그쪽으로 가는 트럭하나 잡아타고 가는 게 제일 빠른 방법이란다. 감사해요 할머니. 일단 환승하는 곳까지 가는 버스가 와서 탔다. 환승할 때 쓸 표도 챙기고.


히치하이커보다 환승역앞 도서관에 눈이 휘둥그레 해졌다. 어린이가 많은 동넨지 어린이 책이 많았다. 어린이 책을 신기해 하며 보다보니 버스시간이 됐고, 버스를 타고 산길을 한참을 달렸다. 마을을 다니는 버스라 그렇게 크지 않다. 봉고차와 작은 관광버스 사이의 크기. 그래서 그런건가. 버스정류장 아닌 것 같은데서 버스는 서서 사람을 태우고, 별 다른 말을 않아도 사람을 내려준다. 그렇다 우리는 궁금한 사람들이 됐다. 커다란 짐을 가진 이방인이 타니 아저씨는 어디까지 가냐 묻는다. 아이가와초에 있는 학교에 갑니다. 버스는 계속 달린다. 
버스정류장이 아닌 곳에 버스가 서더니 여기가 버스정류장은 아닌데 이 윗길로 올라가면 니네가 가려는 학교야, 버스정류장에서 내리면 다시 올라와야 되니까 여기서 그냥 내리렴. 어머 감사해라.


10시에 도착하기로 한 우리는 12시쯤 돼서 도착했다. 우리를 맞아준 건 자원봉사자로 온 일본인 코지마[여기선 오니상으로 부른다]. 우리가 쓰게 된 3층 교실로 안내해주고, 아이들을 소개해줬다. 저학년+유치원생과 고학년으로 2개교실로 나눠져서 생활하고 있었다. 저학년아이들 소개를 듣고 고학년 아이들 반으로 가서 오니상이 덧붙여 설명했다.


이 아이들은 전부 후쿠시마 사고로 피난 온..

피난 온 거 아냐!!!, 놀러 온 거지.


아이 한명이 바로 반박한다.

응. 그래. 아이들이 아이들로 보이지 않을 때가 있다. 얕은 동정과 측은함으로 상처 주지 않도록 해야지, 생각했다.


바로 점심시간이라 밥을 먹고 동네 계곡에 저녁식사용 게를 잡으러 갔다. 우리가 찾는 게 이외의 생물은 많았다. 계곡에서 돌아오자마자 중학생 히카루군이 도쿄로 돌아가게 돼서 다같이 작별인사를 했다. 


낮에 잠시 쉬는 시간. 아이들이랑 놀게 됐다. 어린 아이반에 있다가 카짱을 따라 다른 교실로 가보니 코헤이랑 코즈마군이 과자를 먹고 있었다. 카짱이랑 얌전히 그 옆에 가서 앉았다. 코헤이는 과자봉지를 손에 꽉 쥐고 우리를 번갈아 보더니 과자를 몇 개 꺼내 우리한테 나눠줬다. 고마워. 그렇게 몇 번 받아서 먹고 있는데 오니상이 들어왔다. 자, 드세요. 내 손에 있던 과자를 주니 일단은 빙긋 웃으면서 받고는 훈계를 시작했다. 다 같이 지내잖아, 다른 애들이 과자를 니네 안주고 먹으면 좋겠어? 조그만 거라도 나눠먹어야지. 아차, 싶다. 애들 옆에서 같이 혼나는데 저녁 도와달라며 불러서 달려갔다.


저녁식사 후에 오니상에 사과했다. 아까는 죄송했어요. 괜찮아, 여기서는 공동체생활하고 있으니까 얘들한테 그렇게 교육 하는 거야.


여기서 그런 공동체생활을 시작했다.




7/29
2일째. 어제, 우리는 아이들 보는 것보다, 메일에도 썼다시피 마크로비오틱 요리에 관심이 있어 왔다는 얘기를 했어서 그런지 종일 부엌에 있었다. 어제도 식사 준비하는데 시간을 많이 보내긴 했지만 오늘은 ‘하루 종일’ 이다. 여기 이름을 걸고 여러 가지 음식을 만들어 가게에 납품 판매하는 일을 하는데 아침 6시부터 상품포장하고 스티커를 붙이는 일을 한다. 현미샐러드, 콩샐러드, 츄러스, 샌드위치, 우메보시 종류도 각각이다. 일단 그 준비를 먼저 하고, 아침준비. 아침 먹고, 점심준비. 점심 먹고 저녁준비. 저녁 먹고 부엌정리까지인데, 하루 종일 맡은 음식냄새에 질려 저녁을 건너뛰었다. 오니상이 쉬고 있는 우리를 찾아왔다. 간단하게 음료수 같은 거 사러 편의점갈래? 편의점이 어디 있어요? 15분가면 돼, 자전거로. 가볼까요. 간단하게 챙겨서 자전거 있는 곳으로 갔다. 사람은 3명 자전거는 2대.


리더는 오니상 뒤에 타고 나는 한대를 맡았다. 내리막길이라 바람이 시원한데다 가로등도, 차도 별로 없고  하늘에 별은 수도 없이 반짝이고. 땀이 삐질삐질 나게 덥고, 내내 부엌 불앞에 서 있느라 몸도 마음도 지친상태였는데, 낮에 지친 일들을 편의점 가는 길이, 그 15분이 그 전의 12시간을 덮어버렸다. 대신 돌아오는 길은 오르막길이라 자전거를 끌고 오면서 이런 저런 얘기를 했다. 영업사원이었던 오니상은 내가 왜 이런 일을 하는가 싶어 일을 관두고 마다가스카르로 2년 정도 봉사활동을 다녀왔단다. 이제는 선생님이 되려고 기간제 선생님으로 일하면서 방학 중이라 여기 와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단다. 좋은 선생님 되세요. 꼭.


7/30
3일째. 여기서 먹는 모든 음식이 마크로비오틱음식이라고 했는데, 우리가 생각한 것과 여기 호스트분이 생각하는 가치관에 차이가 컸다. 통조림토마토로 만든 스파게티를 우리는 마크로비오틱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우리가 잘게 썰고 2시간정도 졸인 한포대의 양파를 통조림토마토와 섞었을 때의 그 허탈함이란.

 새로운 봉사자가 또 왔다. 어제 오사카에서 온 토시코씨에 이어 미와씨까지. 내일 있을 이벤트를 위해서란다. 그래서 평소의 배가 되는 상품들을 포장하고, 스티커를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