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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Globalwork Story/홍자매(농가연계먹거리)

8.4~8.11 다케하라 우프- 밭일이 시작되었다.



8월 4일부터 8월 11일까지 일주일간 다케하라 우프에 머물면서 아침엔 3시간 동안 밭에서, 낮에는 자연식품점인 나카자와의 가게정리, 라이무기(호밀류)쌀을 빼고 선별하기, 가게 내외 청소 등 비슷한 일을 했기에 매일매일 새롭게 다른 일이 벌어지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크게 첫 만남, 밭일, 휴일의 좌선체험, 마크로비오틱 요리로 분류하여 쓰기로 하겠다.


8.5~8.6

어제 저녁식사 때 평소 아침이 일찍 시작될 것이고 아침밥은 먹지 않을 것이란 걸 들었었다.

6시에 밭에 도착하기 위해서 5시에 일어났고 밭에 갈 수 있게 준비해 온 가장 낡고 편한 옷을 입고 1층으로 내려가 보니 차를 끓이고 계셨다.
컵을 세 개 꺼내시더니 각 컵에 검은 간장을 붓고 냉장고에서 생강을 꺼내 갈고 그 위에 항아리에 절여두었던 매실(일본식 매실은 우메보시라 해서 집에서 먹던 달큰한 매실반찬과는 달리 시큼함이 강했다.)을 조금 덜어 뜨거워진 차를 붓는다.
오묘한 냄새가 풍겼고 평소 엄마가 간장 조림을 할 때면 풍겨지는 간장향에 항상 피해있던 나로서는 간장의 양을 보고 이걸 마실 수 있을까 긴장했다. 한 모금 마셨을 때 깜짝 놀랐지만 건강한 약이겠거니 생각하면서 실례를 하지 않기 위해 코로 흡,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내뱉지 않은채 다 마셨다.
새벽이지만 여름이라 해가 길어져 밖은 금새 밝았고 더운 낮이 예상되었지만, 더운 여름의 아침에 의외로 조금은 낯설지만 따뜻한 차를 마시니 몸이 풀리는 느낌이 들었다.
이제는 밭으로 갈 시간이 되었고 잠시 주차장에 무성히 나 있는 잡초를 뽑아 쓰레기봉지에 담고 걸어가는 길에 버리고 선생님은(호칭을 아주머니가 아닌 선생님으로 하는 게 익숙해졌음) 자전거를 끌며, 우리는 옆에 호미, 장갑, 엉킨 기구가 든 가방을 양 손에 들고 걸었다.




 

10분 쯤 걸으니 정원 같은 것이 보였고 밭이라고 하기에는 작은가 싶었는데 마치 다락방처럼 1층 밭 위에 언덕 같은 평지가 있어서 2층에도 밭이 또 하나 있었다. 신기했다. 아버지 밭은 빨간 토마토나 노란 옥수수, 보라 가지처럼 색이 보이지 않는 작은 초록 밭이었는데, 선생님 밭은 웬만한 마트에서 파는 야채가 다 있었다. 그것도 다 제 모양을 드러낸 채 말이다.




 



 

첫 날의 할 일은 밭을 둘러싼 담장에 자라있는 잡초를 제거하는 일. 사실 잡초가 아니고 나무 가지라고 표현해야 맞을 두껍디두꺼운 잡초였다.
예상을 하고 무장을 위해 긴 팔을 입고 왔지만 풀모기는 우리를 보자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듯 무섭게 다가왔고 나중에 서로를 보니 둘 다 얼굴까지 퉁퉁 부어있었다.

물을 주는 것은 어떻게 하는 걸까? 궁금했었다. 수로가 마련 되 있는 걸까? 2층밭에 가보니 답이 보였다.
구석에 낡은 세면대 혹은 욕조 같은 것이 2개 놓여있었고 그 안에는 물이 가득했다. 비를 모아두는 곳이라 하셨다. 그 물을 양동이 가득 담아 1층밭에 내려와 물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야채에 뿌리는 일로 3시간의 밭일은 마무리 되었다.

이러한 밭일을 아침 3시간씩 일주일 동안 비슷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