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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 SEEKER:S Story/조각보

[탐방보고서]SEEKER:S 탐방 연재기 - (4) <리뷰> (일본 도쿄)

 

 

 

도쿄 골목에서 찾은 밥상머리 경제

앗코

2012-11-02

 

 

[리뷰] 일본 도쿄 탐방 기사를 마무리하며. 

갈등은 털뭉치같다. 손에 쥐고 풀어나가려고 하면 얽히고 설키어간다. 역방향으로 꼬인 과거의 시간들을 , 순리대로 풀려나가도록 천천히 시간을 쌓는다. 잊을만하면 터져나오는 과거사의 옆나라, 일본. 언제 또 거듭 건드릴까 불안하게 만드는 이웃이지만, 밝고 새로운 역사를 만들려는 민간의 노력은 쌍방에서 계속되고 있다. 가장 단순하고 작은 과정에서 보조를 맞추어나가는 진득함이다.

 

맛집부터 시작하는 골목상권 취재

지역상권을 고민하는 미디어 기업 조각보는, 전국의 대안 문화장터 네트워크 별시장의 매거진을 만들며 장터 곳곳의 소소한 이야기를 기록해왔다. 대기업의 진출로 위기에 처한 골목 상권의 문제는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어서 옆나라 일본에서도 같은 고민이 들려왔다. 외교적인 문제도 경제적인 문제도 한번에 풀 능력은 없지만, 장터와 골목상권의 맛집을 찾아 한 끼 한 끼를 기록할 수는 있다. '밥 먹듯이' 꾸준히 쌓아간다.

 

7월 말에서 8월 초, 2주가 채 안 되는 취재기간, 전통시장 두 곳과 긴자도오리 두 곳, 유명한 골목상권 두 곳, 조각보가 벤치마킹할 만한 IT 분야 소셜 벤처 기업 두 곳을 각각 찾았다. 아메요코 시장, 츠키지 수산시장, 도고시 긴자도오리, 스가모 긴자도오리, 고서점가 간다와 자영업자와 문화의 거리 시모기타자와, 지역화폐 얼쓰데이머니, 네트워크미디어 퓨쳐링크네트워크였다. 취재에 앞서 매번 가장 먼저 찾았던 곳은 해당 상권의 '맛집'이었다.

 

츠키지 수산시장의 스시잔마이는 시장을 본거지로 각지에 분점을 내며 명성을 떨쳐나가고 있었다. 스가모 긴자도오리의 카레우동 가게 '코나야'는 유명세를 타고 반 조리 식품을 개발해 대기업과 합작 유통을 진행하고 있다. 시모기타자와의 동네빵집 '안젤리카' 출신의 파티셰는 한국의 강남 신사동까지 진출해 '도쿄빵집'을 운영하는 중이라고 했다. 스가모 긴자도오리의 시오다이후쿠나 도고시긴자의 고로케는 관광상품화로 활로를 찾는 경우였다.

 

 

 

 

 

 

소박한 밥상 지켜가는 장인 정신

 

맛도 모양도 사연도 제각각이었지만, 골목상권을 본거지로 성장해가는 공통점이 느껴졌다. 무작정 확장이 목적은 아니어서, '작은 가게에서 손맛을 지켜가고 싶다'는 소망을 이야기하는 점도 닮았다. 백여 년 이상 대를 이어 운영하는 '시니세' 문화는 소박한 고집을 진지하게 대면하는 용기가 아닐까. 간다 고서점가 건너편 모퉁이 '야부소바'에는 가게만큼 오래 살아온 어르신들이 메밀국수를 끓인 물인 '소바유'를 삼삼오오 따라마시며 시간을 즐기고 있었다. 

 

연극인과 소규모 자영업자들이 어울려 형성한 시모기타자와에는 조용히 입소문을 타는 '치구사'라는 정식집이 있었다. 스페인, 브라질 이국적인 음식점이 모여있는 가운데 일본식 차양을 들추고 들어서면 예닐곱 평 쯤 되는 길쭉한 식당이 눈에 들어온다. 외지에서 생활하는 학생, 직장인에게 집밥의 따스함을 전해준다.  일본 가정집에서 만들어먹는 식단들이 너댓 개 있는데 그 중 '닌니꾸쇼유 아게부타니꾸'는 마늘간장으로 양념한 돼지고기튀김 정식이다.

 

조각보에는 여름 출장을 준비할 무렵부터, 친구가 들어와 함께 일을 하고 있다. 일본을 잘 아는 친구기에 길 안내와 통역을 도와주고, 매끼 식사에 머리를 맞댔다. 오랜 친구니만큼 서로의 결을 잘 알고, 장단점이 어우러진 개성이 부딪칠 때도 있다. 어쩌면 오래가는 소중한 것들은, 완전한 동그라미를 찾아 매번 새로운 것을 찾기보다, 일상을 부대끼고 갈등 속에 호흡을 맞추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 이야기로 진통하고, 조금 성장해 돌아왔다.

- 조각보 주홍

 

 

원본 링크 : http://byulsijang.org/xe/coverstory/8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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