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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 SEEKER:S Story/*스페이스100

[해외탐방프로젝트 #0] 스페이스 100, 우리들의 이야기

 

 

스페이스100, 우리들의 이야기

 

 

도시에서 살아온 스페이스100 멤버들의 삶 속에서, 도시 공간은 늘 중요한 화두였다. 삶터였고, 놀이터였고, 이제는 일터이기도 한 도시.

 

스페이스 100의 멤버들은 서로 다른 도시의 면면을 겪었고, 또 공유했다. 누군가는 지방 소도시의 달동네에서 시작한 삶을 살았고, 누군가는 도시 내 공동체에서 커왔으며, 누군가는 고층 아파트들이 가득한 동네에 정을 붙이며 살아왔다. 그러면서 우리는 홍대 같은 번화가에서 만나 수다를 떨고 술을 마시다 정이 들었고, 이제는 은평구 어느 동네에서 같이 일을 한다.

 

스페이스100은 성장이 멈춘 시대에 지속가능한 도시가 어떻게 가능할 것인가 하는 화두를 가지고 만났다. 각각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사회학의 관점에서, 경제학의 관점에서 서로 다른 전공을 가진 20대들이 만나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시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 고민하면서 친해지고, 부딪히면서 서로의 관점을 배워 더 큰 그림을 그릴 줄 알게 되었다. 우리는 이를 바탕으로 씨커스 활동과 연수를 통해 더 많은 것들을 함께 배우기로 결심했다.

 

연수를 위해 장소를 고민하는 것까지는 쉬운 일이었다. 도시재생국을 설치해 우리보다 앞서 활발한 도시재생 정책을 펼치고 있고, 민관의 협력이 활발하고, NPO 등 풀뿌리 운동이 활발한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은 이번 연수에 딱 적당한 장소였다. 멤버들 모두 야마타키 료의 『커뮤니티 디자인』의 굉장한 팬인 것도 장소 선정에 큰 이유가 되었다. (라면 박물관도 큰 이유였는데, 연수 일정에 밀려 결국 아무도 가지 못했다.)

 

하지만, 일본으로 장소를 정하고, 우리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오래된 도시가 많은 일본은 빈집과 유휴공간을 활용하는 방안을 먼저 고민하고 있는 좋은 선례이다. 도시란 것은 사람들 없이는 수명을 다 하기 마련이니 공간에 관심을 가지고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 도시는 늘 살아있다. 특색 없는 지방 도시들이 서로 특징을 만들려고 경쟁하고 있는 한국에게, 일본의 시민사회운동과 맞닿아 있는 마치즈쿠리(마을만들기)는 커뮤니티를 통한 도시재생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었다. 우리들에게, 일본은 많은 것을 보여줄 나라였다. 우리는 결국 ‘빈집과 유휴공간 활용’과 ‘커뮤니티’를 어렵게 주제로 선정했다. 주제를 정하고도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 일본 전도를 끼고 동선을 고민해야했다. JR패스(JR선을 일정기간 동안 이용할 수 있는 패스)을 끊어서 일본 전역을 돌아다닐까, 도쿄의 속살을 깊이 들여다볼까.

 

오랜 고민 끝에 우리는 일정을 정할 수 있었다. 도쿄에서는 일본의 유명한 커뮤니티 아키텍터를 만나 도쿄의 마을을 돌아보며 일본 도시의 마을살이를 깊이 있게 들여다보게 될 것이다. 요코하마에서는 동시대성을 유지하면서 역사를 통해 도시를 살리는 작업들을 만나게 되겠지. 오사카에서는 마을을 정말 사랑하는 사람들이 만든 열정적인 NPO와 그들이 만든 공간을 만나게 될 것이다.

 

결국, 스페이스100이란 이름으로 우리는 다시 출발한다. 우리가 스스로에게 붙인 이름을 가지고, 우리는 어떤 사람들을 만나고, 어떤 공간을 만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