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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SEEKER:S Story/*기억발전소

[액션프로젝트 보고] ② 청년 그룹 인터뷰; 바라보기와 마주하기

 

청년 그룹 인터뷰; 바라보기와 마주하기

 

 

기억발전소는 비슷한 관심을 가지고 활동하는 두 팀을 만나 그간의 경험을 나누며 그들이 생각하는기억의 의미에 대해 물었다. 21일과 28일 각각 시니어 매거진 <그랜드매거진 할>을 펴낸 팀, 롸이팅라이더즈의 태민, 채림과 서울의 곳곳을 기록하고 수집하는 서울수집기의 조와 류를 만났다.

 

 

 

> 그랜드매거진 할(이하 할)

 

<그랜드매거진 할 1호 표지>

 

 

태민: 어르신들 처음 찾아뵈었을 때 이렇게 재미있을지 몰랐어요. 얘기를, 그렇게 어른들이 얘기를 잘 하실 줄 몰랐어요. 어른들 얘기를 듣는 게 좋은 거예요. 그 얘기를 바로 해주시지는 않지만 서로 익숙해지면 그때부터 이야기를 잘 해주셔가지고 신기했어요. 문창과에서 글공부한답시고 소설, 시 읽었을 때, 그게 사람으로 앉아있는 것 같았어요. 시구보다 더 좋았죠. 무심하게 툭 던지시는 데 그런 게 너무 신기한데, 어떤 분은 얘기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어떤 분을 만나더라도 그런 느낌을 들게 하는 것 같아서

 

 

이 어르신들의 삶과 이야기를 진득하니 듣고 기록하게 된 과정과 시니어들을 만나며 겪게된 에피소드들을 1시간 반 동안의 인터뷰를 통해 들었다. 시니어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고, 그들의 삶을 조금이나마 보고 들으며 변화된 삶의 모습과 태도를 알 수 있었다.

 

 

<그랜드매거진 할과의 인터뷰>

 

 

채림: 저희도 이거하면 준비하면 귀찮을 때도 왜 하나 싶을 때도 의견이 안 맞을 때도 있고 뒤에 하는 일들은 힘들 때가 더 많은 것 같은데, 어르신들이랑 만나서 이야기하면 좋은 것 같아요. 나중에 그게 되게 좋았더라 이야기해나가고. [중략] 저희가 거창하게 시적으로 이야기하면 가벼울 수 있잖아요. (어르신들이) 어느 순간 툭 뱉는 말이

다가오는,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지지가 돼 계속 하게 되는 것 같아요.”

 

태민: 드라마, 영화나 하고는 다른 슴슴한 느낌이 달랐던 것 같아요. 사람으로 있다는 있었고, 먼저 살았다는 게 위안이 되지 않았나 생각이 들었어요. [중략] 어른들 이야기나 기억이 조작되거나 왜곡, 과장되게 하더라도 보통 실패-아팠던 얘기가 주인 그런 얘긴데, 그래서 어떻게 보면 사실 그 분들이 꼭 교훈을 줄 정도로 그런 사람들은 아니어도 위인이나 유명인과는 다르게 자신이 헤쳐나온 인생 얘기를 아무렇지 않게 풀어낼 때,

나도 그렇게 살겠구나하는 것들을 (배울 수 있죠.)”

 

 

인터뷰 과정에서 시니어들의 삶이 에게 위로, 위안이 될 수 있는 지점이 흥미롭게 다가왔다. 기억발전소는 그들의 삶이 개인적으로 정리되어 개인적인 차원에서만 머무르지 않고, 사회의 환원되어 사회적 기억으로서 지역이나 시대상을 다시금 떠올릴 수 있는 하나의 작은 단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기억이 사회의 환원될 수 있는 지점을 마련하고자 하였다. 할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니어들이 걸어온 경험의 길이 그들의 인생 전반에 걸쳐 경험하고, 생각한 것들로 다양하게 드러나게 되었을 때, 같은 시대를 살지 않은 누군가에게 삶을 살아가는 데 위안이 되고, 지지가 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반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지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어떻게 입체적으로 그들의 삶을 드러낼 수 있을지에 대한 꾸준한 고민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할 수 있었다.

 

 

 

> 서울수집기

 

<서울수집기와의 인터뷰>

 

 

서울수집기가 다양한 물건을 수집하는 동안 만난 여러 기억의 단편을 만나게 된 사례들을 나누고자 하였다. 서울수집기의 조와 류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거나 생각한 기억을 통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었고, 그들에게 기억이란 다음과 같은 의미였다.

 

 

: 기억은 정체성하고 밀접한 관련이 있는 단어라고 생각해요. 사실은 기억한다는 것이 중요한 것인데, 세상을 살다보면 기억하고 싶은 것, 기억하고 싶지 않은 것, 꼭 기억해야 하는 것 등이 있는데 그런 것들이 살면서 잊히는 것들이 많은 것 같아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부분들이 모이면 그 기억들이 정말 온전한지 아닌지에 대해 생각하는데, 그것은 정체성과 연결된다고 생각해요. 온전치 못한 기억과 잊히는 기억이 결합되다

보면 스스로 정체성이 모호해 지는 순간이 오는 것 같아요.”

 

 

물건을 수집하는 과정에서 만나게 되는 타인의 기억에는 주목하지는 않지만, 가족에 대한 기억이나, 과거의 사진, 주고받은 편지, 일기장 등 자신이 남겨온 여러 기록들을 통해 기억을 유지해가거나 설치나 영상 작업으로 만드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그들이 만나게 되는 여러 현장들에서도 기억을 유지해가려는 사람이 있을까?

 

 

: 재개발 지역에 가면 급하게 이사 가시느라 앨범을 버리고 가시는 분들이 많아요.

한 두 집이 아니죠. 당장에 도움이 안 되다 보니 버리고 가는 것 같은데

 

: 저희가 재개발된 곳에 가면 빈 공간에 노숙자분들이 들어와요. 그 분들의 생활영역 내에서는 물건을 가지고 오지 않아요. 앨범들도 경계를 표시하는 물건으로 많이 놓여있

는 편이죠.

 

 

서울수집기가 이야기해준 사례 가운데 재개발 지역에 앨범을 버리고 간 사람들에게 기억이나 옛사진들은 현실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 직접 듣지 못했기에 어림짐작만 할 뿐이다.) 이러한 사례처럼 기억을 이야기하는 게 사치스럽게 느껴지거나 앉아서 보고 있을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기억의 정리를 이야기하는 것이 진정으로 그들의 삶에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일지 고민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롸이팅라이더즈

 

디자이너 김진영, 이일규, 김강이와 기획자 김태민, 박채림이 주축이 되어 롸이팅라이더즈를 만들었다. 같은 회사를 다니며 취미를 같이 한 사람들이 책을 함께 만드는 일을 해보자 뭉친 것이 계기가 되었다. 창간준비호로 어르신의 사진과 글이 포스터 형식으로 기록된 원페이퍼 매거진을 시작으로, 2014년 여름 을 주제로 한 <그랜드매거진 할>1호를 출간했다. 현재는 을 주제로 한 매거진 2호 출간을 앞두고 있다.

 

블로그: blog.naver.com/halzine / 페이스북: facebook.com/grandhalzine

 

   서울수집기

 

서울수집기는 종로구 일대의 재개발을 계기로 시작되었다. 서울수집기의 조와 류는 서울의 구석구석을 카메라와 카트를 들고 다니며 서울을 기록하고 수집하는 일을 한다. 수집된 기록이나 수집품은 블로그를 통해 공유되고, 온오프라인 상점을 통해 구매가 가능하다.

 

블로그: seoulcollector.tistor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