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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SEEKER:S Story/*기억발전소

[액션프로젝트 보고] ③ 시니어 심층 인터뷰; 삶과 기억

 

시니어 심층 인터뷰; 삶과 기억

 

 

기억발전소는 시니어층을 대상으로 기억을 정리하기 위한 프로그램의 보완을 위해 시니어들이 생각하는 삶과 기억의 의미를 알아보기 위해 연령, 성별, 은퇴 여부나 시기 등을 고려하여 427일부터 29, 50대부터 70대의 시니어 5명과 심층 인터뷰를 진행하였고, 이를 주제별로 정리하였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인터뷰 대상자들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는다.

 

번호

이름

연령

성별

결혼 유무

학력

직업(은퇴 여부)

1

○○

71

(사별)

대졸

고등학교 교사(은퇴), 은퇴 후 회사경영

2

○○

63

대졸

고등학교 교사(은퇴)

3

○○

61

대학원졸

중학교 교장

(2017년 은퇴 예정)

4

○○

61

고졸

문화해설사

5

○○

58

대학원졸

은행원(은퇴)

 

 

시니어의 어린 시절부터 최근의 삶까지에 이르는 질문을 하였다. 크게 질문은 태어난 곳, 학창시절의 생활이나 꿈, 직업을 갖게 된 계기, 가족, 은퇴 결정, 은퇴 이후의 삶 등 개인적인 삶의 다양한 부분과 기억의 의미, 자신에게 힘이 되는 기억, 자신의 삶을 기록하는 방법이나 이유, 목적 등 기억의 의미와 기억을 정리하는 방법에 대한 질문으로 구성하였다. 다음은 개별로 정리한 인터뷰의 내용이다.

  

 

<인터뷰 준비>

 

 

 

○○, 질문을 던지는 자에게 '기억'은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지 그 답은 될 수 없다.

 

□ 자녀 세대, 손자 세대에게 나의 기록물이나 사진이 짐이 될까 염려스러운 마음이 들어 관련된 사진과 기록을 모두 태웠다.

□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에 관한 의견 : 자신의 삶에서 약한 부분 빼고 자기가 잘 나가고 행복했던 시절, 빛나는 시절을 정리하고, 글과 사진으로 보여주고 그걸 책이나 전시하는 프로그램을 자기만족을 위한, 지적호기심이 있는 사람들을 대상으로는 가능할 것 같으나 본인이 하고 싶지는 않음을 분명히 밝혔다. 하지만 삶의 정리, 죽음을 앞둔 이에게 삶에 대한 질문을 답하는 과정으로서 회고, 기억을 정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동의하였다.

□  시니어층의 분류 : 60대는 40, 50대와 마찬가지로 삶의 새로운 출발을 앞둔 사람으로서, 70대는 80(앞으로 점점 이 시기가 늦어질 것으로 예측함) 죽음을 준비하는 사람으로서 봐야한다고 생각하였다.

□  늙음에 대한 의견: “몸이 아프면은 이제 내가 늙나보다 이런 생각을 (하죠.) [중략] 그리고 새로운 것에 호기심이 없어져가는 게 늙음이라고 생각을 해요.”

 

 

 

○○/ ○○, 삶은 기억될 만한 것이지만, 적당히 모른 척할 필요가 있다.

 

□  자서전을 쓰는 데는 관심이 있으나 프로그램에 참가할 필요는 못 느끼는 경우 : ○○은 스스로 자서전을 쓸 계획과 의지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별도의 프로그램에 참여할 필요를 느끼지 않는다. 어느 정도의 경제적인 수준과 지적 능력, 집필 능력을 갖추고 있는 배경을 고려하면 자신만의 스타일로 직접 진행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할 수 있다. 이 케이스에서 필요한 지원은 과정을 배우는 프로그램 보다는 작성된 원고를 디자인, 제작하는 대행 단계가 필요할 것이라 예상된다.

□  자서전을 쓰거나 무언가 남기는 것은 불필요하다는 의견 : ○○은 자신의 삶을 굳이 남겨서 남들에게 알리는 일이 나이든 사람의 불필요한 자기 자랑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었고, 삶의 이야기를 남기려면 도움이 되는 내용 삶의 지혜, 길잡이가 되는 내용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이외에 노인으로서 더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한다는 태도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지니고 있었다.

□  아무리 평범한 삶이라 해도 다 의미가 있음 : 실패한 기억을 어떻게 되살리는지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실패 없는 사람은 없고, 좌절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설명에서 인생의 어려웠던 시기나 실패했던 시기의 기억을 현재의 입장에서 의미 있게 되살리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였다.

□  기록의 중요성 : 기억하기 위해 기록이 전제되어야 함을 강조. “나는 기록이 없으면 기억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봐. 기록은 기억의 가장 중요한 자료지. 가장 중요하면서 가장 기초적인 자료니까. 기억은 기록에서부터 출발한다.”

 

 

 

<시니어 인터뷰>

 

 

○○, 곤궁한 삶의 기억보다 나를 응원하는 기억이 좋다.

 

□  기억을 정리를 하지 않는 이유 : 정리의 적성이 맞지 않을뿐더러, 정리를 하면서 먹고 살 만큼의 여유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  기록하고 싶은 삶 : 세월이 변하여 전 세대가 어떻게 살아왔는지를 모르는 다음 세대들에게 기록을 남기는 것에는 공감한다. 하지만 김치도 잘 못 담그고, 신랑을 잘 못 다루고, 애들을 잘 키워서 출가를 시키지 못해 여자로서의 삶을 실패한 나의 이야기를 기록하기보다 아버지가 아이 넷을 키우면서 한 명 한 명에게 인심 잃지 않고 살아올 수 있었던 멋지게 살았던 삶을 기록하고자 하였다. 비록 아버지의 사진이나 기록은 없지만 아버지로부터 들은 이야기를 가지고 전문 소설가나 대신 글을 써줄 수 있는 사람에게 부탁하여 소설로 남기고자 하였다.

□  사진이나 앨범 정리 및 보관 : 사진은 아이가 태어난 이후부터 많이 찍기 시작하였고, 앨범으로 정리하여 자주 들여다보는 편이었다. 하지만 최근 10여년 전부터(쉰 이후) 앨범을 보지 않고 있다. 첫 번째 이유는 사진을 꺼내어볼 적만 해도 자존심을 세우고 자신을 위한 삶이 의미가 없어지게 되면서부터이고, 두 번째 이유는 살이 찌고 나이가 들면서 사진을 잘 안 찍게 되었기 때문이다. 아이가 커가는 모습은 부지런히 찍었지만, 생활형편이 나빠지고, 늙는 모습이 보고 싶지 않아 사진을 많이 찍지 않은 점이 후회가 된다고 하였다. 사진이나 기록이 보지 않는다고 해서 의미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나 딸이 언젠가는 봐야할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사진이나 기록을 잃어버리면 안 되는 것이라 생각하였다.

 

 

○○, 기억은 자아통합의 길로 가는 계단이다.

 

□  은퇴 시니어를 위한 일 : 3년 전 참가하게 된 시쓰기 교실 이후로 여러 글쓰기 강좌에 참여하였으며, , 사진, 인디자인, 인쇄 등 글 쓰는 것에서 자신의 책을 만드는 과정에 관심이 있으며, 현재 인디자인을 배우고 있다. 독서지도사로 활동하면서 은퇴한 사람들에게 새출발을 위해 책을 읽고, 사진과 글을 곁들여서 내 이야기를 쓰는 과정이 도움이 되겠다는 생각을 하였다. 은퇴한 사람일수록 자기가 뭘 위해 살고자 하는지를 절실하게 알이야(혹은 알고자)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그들을 위해 독서나 글쓰는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그 사람들이 쓴 글을 책으로 만들어주는 식의 일을 하여 보람을 얻고자 한다.

□  자서전 프로그램에 대한 의견 : 다양한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의 경험: 자기를 한 번 돌아보는 계기를 만드는 자서전 쓰기 프로그램의 의의나 필요에는 공감하나 비용 면에서 걸리는 지점이 있다. 공공기관에서 자금지원 받아 무료로 하는 프로그램들이 많음에도 사람들이 관심을 보이는 경우도 적을뿐더러, 무료 이상의 돈을 들인다는 점에서 사람들을 모으기 힘들 것이다. 돈을 받는 경우에는 수강료가 많더라도 유명한 사람(김훈, 유홍준, 이영남 등)이 강의를 하여 그 사람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 가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였다.

□  사적인 이야기의 공유: 사적인 이야기가 공유되어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에 불안하다. 만약 대중에게 알려진 공인이라면 어느 정도 감안할 수 있겠지만 그것이 아니라면 사적이고 구체적인 정보는 제하거나 에둘러 표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하였다.

 

 

다섯 명의 시니어를 만나 그들의 삶을 직접 들어봄으로써 그들이 살아온 삶의 경험 가운데서 무엇을 중점으로 바라보고, 누구에게 이를 남기고자 하는가에 대한 생각에 따라 지금까지의 삶을 어떻게 정리해왔고, 앞으로는 어떻게 정리하고 싶은지를 이해할 수 있는 지점이 달라진다는 하나의 단서를 얻은 것 같다.

 

그리고 시니어라는 커다란 세대에 초점을 맞출 것이 아니라, 시니어 안에서도 세부적으로 나누어 예를 들어 60대까지는 앞으로의 삶을 계획하기 위한 초석으로 기억을 활용하려는 의지, 스스로에게 위안과 칭찬을 하는 의미의 활용할 수 있는 기억 정리 프로그램, 70대 이상은 앞으로 맞이할 죽음을 준비하며 삶을 회고하는 형식의 기억 정리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자신의 삶을 공개적으로 드러내는 것은 자기 자랑의 형태라고 생각되거나, 자신을 이야기해줄 정보가 악용될 소지가 있어 우려되는 면이 있지만, 공개가 되지 않는 전제가 있는 기억을 정리하는 과정을 통해 평범한 삶 속에서 잘못되거나 실패한 기억을 현재 시점에서 좌절스러운 기억이 아닌 다른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과정은 개인이 살아가는 데 있어 스스로 지지하고 위안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의견이 있었다.

 

앞선 과의 인터뷰를 통해 시니어들의 삶이 그들 스스로에게 위안을 주는 지점을 설명하였다. 기억발전소 역시 시니어들과의 짧은 만남은 시니어의 기억을 정리하는 프로그램을 보완하는 지점뿐 아니라 우리 스스로의 삶에 위안과 지지가 될 수 있는 따뜻한 말이 오고가는 즐거운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