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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SEEKER:S Story/*사회참여극단 돌쌓기

[사회참여극단 돌쌓기 01] La villa mais D'Ici

블로그의 첫 포스팅. Les Grandes personnes.(이하 LGP) 


돌쌓기는 거리의 시민을 관객으로 공연을 하는 집단이다. 거리를 지나는 시민들이 발길을 멈추고 사회적인 뜻이 담긴 공연을 주목하고 있기란 쉽지않은 법! 그래서 시민들이 흥미를 느낄만한 오브제 제작이 필요하다는데 뜻을 모았고 그 결과로 선정한 것이 거대인형을 만드는 것이었다. 이런 필요성으로 탐방에 나서기 이전에 거대인형 2기를 제작해보았고 그 인형에서부터 많은 것들을 배울수 있었다.


돌쌓기의 인형 1호기와 2호기 (이름은 농부와 CEO이다)


이 거대인형을 제작하면서 참고를 했던것이 LGP의 거대인형 작업 영상들이었고 대부분의 재료와 제작방식을 LGP의 방식을 따랐다. 그렇지만 우리가 만든 인형은 일단 무게가 너무 무겁고 그에 따라 혼자서 인형을 조작할 수 없어 움직임의 연출이 상당히 제한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이것을 어떻게 만들어야 좀 더 자유롭게 움직이고 좀 더 사람들의 시선을 끌수 있을지에 대해서 이야기했고 그 결과 SEEKER:S 프로그램을 통해서 우리와 같은 인형 제작의 원조격인 LGP를 방문하여 그 제작기술을 배워오자는데 이르렀다. 


라 빌라 메 디시(나중엔 그냥 빌라라고 불리었다)의 강렬한 빨간색 대문


LGP는 프랑스의 파리 인근 오베르빌리에의 라 빌라 메 디시 라는 공간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공간은 LGP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아티스트들이 함께 모여 작업을 하는 예술공동체 공간이었다. 그곳에는 LGP뿐만 아니라 영화소품팀, 화가, 작가, 목공예가, 패턴 디자이너 등등 너무나도 다양한 분야의 예술가 25명이 개인작품을 제작하기도 하고 또 협업을 하며 지내는 공간이다. 도시외곽의 공장부지를 재창조해 낸 La villa mais D'Ici(이하 빌라)는 지역 문화활동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었고 꼭 예술가가 아니더라도 이 곳의 행사나 프로젝트에 지역주민들이 찾아와 함께 제작을 하거나 식사를 하는 등 꽤 열려있는 공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라 빌라 메 디시 전경


돌쌓기도 이 아뜰리에에 짐을 풀고 숙소를 얻을 수 있었다. 사무동과 소극장이 함께 있는 건물에는 외부인을 위한 임시숙소가 마련되어있었고 넉넉하진 않았지만 타지에서 온 이방인에게 무료로 베푸는 무료 숙소인 점을 감안하면 그래도 훌륭한 편이었다. 이 빌라에 머물면서 목적으로 했던 거대인형 뿐만 아니라 다양한 프로젝트들과도 만날수 있었다. 혹시나 도울것은 없는지 그것을 통해서 배울것은 없는지 기웃기웃거리던 우리는 비록 허드렛일을 도울지라도 많은 것을 보고 배우며 부수적인 목표들을 채워나갔다. 그곳에 머물면서 지켜봤던 작품만해도 고물 캠핑카를 개조하여 이동무대로 만드는 프로젝트, 회전목마를 만드는 프로젝트, 폐자제를 이용하여 강에 띄우는 보트를 만드는 프로젝트가 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아트디렉터인 크리스토퍼와 극단의 운영에 관한 인터뷰를 나누었다.


극단의 운영(710)


우리 설명자료를 봐서 알겠지만 우리는 이제 운영 4년차에 접어든 극단이다. LGP98년에 설립이 되었고 처음부터 이러한 형태로 운영이 되진않았을것같다. 설립과 그동안의 극단운영에 대한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었으면 좋겠다.


초기에 LGP는 다섯명에서 시작을 했다. 나는 조소를 전문으로 하는 예술가였고 서커스단에서 아크로바틱을 하던 클로드모와 지금은 이곳을 떠나 다른 극단을 차린 세명이 함께 있었다. 현재 초기멤버는 클로드모와 둘이 남아있지만 나머지 셋도 각자 거대인형을 만드는 극단을 운영하고 있다.


처음부터 거대인형을 제작하려고 하진않았을 것 같다. 혹시 다른 영역의 예술을 하다가 거대인형을 해야겠다 마음먹은 계기가 있는가?

물론 처음부터 거대인형을 제작한 것은 아니다. 아크로바틱도 하고 조소도 했고 오브제 제작을 통한 공연을 제작하기도 했다. 우연히 만들게 된 거대인형이 반응이 좋아서 그것을 이 극단의 주특기로 삼아서 극단을 운영하게 되었다.


그게 언제인가?


2000년 쯤 된다.


한국에서 예술가는 아주 힘들게 생활한다. 프랑스도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예술가는 힘든 삶을 산다고 들었다. 극단 설립 초창기에 인형을 제작하는데 돈이 부족하다거나 극단원들의 살림살이가 힘들지 않았나?


물론 이곳에서도 예술가들이 생활하긴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새로운 구상을 하고 새로운 공연을 만들어낸다. 거대인형을 한기 만드는데 드는돈은 당신들도 만들어 봐서 알겠지만 4000~7000유로(500~900만원)가 들어간다. 그래서 초반에는 해외에 초청되는 워크샵에서 한두기 정도씩을 추가로 제작하는 식으로 인형의 수를 늘려갈 수 있었고 그런 경험들이 기반이 되어서 제작비용이나 시행착오를 많이 줄일 수 있었다.

 

*통역을 통해서 이 부분을 인터뷰 후에 추가로 전해들었는데 프랑스의 예술가 복지 시스템 때문에 저들은 예술가의 기본적인 삶을 위협할 정도의 생활고를 이해하지 못했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 이후의 이야기는 프랑스의 예술가 복지 시스템에 관한 이야기로 흘러가게 된다.

 

현재 프랑스는 살아있는 예술(무용, 연극과 같이 행위자가 현장에서 실현해야하는 예술)을 하는 사람들에 한해서는 작품을 제작하는 기간에는 기본적인 예술가 실업급여가 지급된다. 풍족하진 않지만 충분히 삶을 영위할 수 있을 정도의 돈이다. 그렇기 때문에 언제나 새로운 작품을 준비할 수 있고 다양한 나라, 다양한 문화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콜라보 작업을 하며 새로운 예술성을 개발할 수 있다.


현재 La villa mais D’Ici에는 많은 예술가들이 있고 LGP에서는 이들과 많은 협업을 하고 있다. 많은 예술가들과 함께 하게된 이야기를 듣고싶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개인작업과 공동작업을 동시에 진행한다. 사실 LGP에서도 매월 고정된 월급을 받으면서 일하는 사람은 프로듀서인 (Anne)’ 밖에 없다. 나머지는 극단으로 들어오는 공연의뢰와 개인작업으로 생활을 하고 있다. 이런 작업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스타쥬(인턴쉽)’을 통해서 이곳과 인연을 맺고 자신의 주특기로 이곳에 인형의 제작이나 오브제제작에 도움을 주게 되면 자연스럽게 함께하게 되는 것이다. 당신들에게 인형골격을 가르쳤던 ‘M’도 이십대 초반에 이탈리아에서 스타쥬를 위해서 이곳을 방문한 청년이었지만 이제 이곳에선 없어서는 안될 핵심멤버가 되었다. 각자가 잘하는 부분을 LGP에 녹여내어서 도움을 주게 되면 자연스럽게 이곳의 멤버가 된다.


이곳에는 많은 수의 예술가들이 있다. 작업의뢰가 들어오게 되면 어떤 기준으로 일을 분배하는가? 수십명의 사람들이 작은 프로젝트를 쪼개어서 할 수는 없지 않나?


물론 극단에 기여도가 높은 순서대로 제안을 한다. 그들도 자신의 개인프로젝트의 스케쥴을 보고 결정하게 된다. 당신들은 수익적인 부분을 어떻게 해결하고 있는가?


우리는 기본적으로 비영리단체이기 때문에 회원들의 회비가 주가 되어야하지만 아직 거기까지 손쓸 여력이 없었다. 현재는 지원금에 많은 부분을 의지하고 있다.


공연을 하는 단체라면 어디서나 선보일 수 있는 작은 공연들을 많이 만들기를 바란다. 자신들을 소개하는 자료를 이렇게 종이로 나눠주기보다는 작은 박스에 담길만한 공연을 어디서든 할 수 있는 것이 더 극단스러운 소개이지 않은가? 그리고 그런 것들을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여 돈을 받고 하는 것들이 익숙해지는게 좋을것같다.


회전목마를 만드는 프로젝트에 소환되어 작업 중인 김상혁.


월마다 한번씩 있는 빌라에서 활동중인 아티스트들의 네트워크파티에도 초대되어 짧은 영어지만 함께 대화하며 이곳에 온 목적이 무엇이었는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고 이후에 빌라에서 마주치더라도 가볍게 "Bon jour"를 이야기할 수 있는 관계들이 되었다.


7월 La villa mais D'Ici 네트워크 파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