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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SEEKER:S Story/*훌라

[해외탐방기] 훌라(8) 피렌체: 테라 베네 몬데지 Terra bene mondeggi 1.

다...썼는데..... 심지어 2개로 나눠서 완성본 만들기 직전이었는데.....임시저장 목록을 싹 날려서....

정말.... 너무나 슬픈 마음을 안고 다시 열심히 작성해보겠습니다.... 눈물 좀 닦을게요......

 


 

 

마이의 농장을 떠나, 피렌체의 테라베네 몬데지로 왔다!

 

직접 만든 표지도 개성이 넘친다!

 

"테라베네 몬데지"

몬데지의 정식 명칭은 “villa di Mondeggi”,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 피렌체의 남쪽에 위치한 바그노 어 리폴리 마을의 200헥타르에 달하는 규모의 별장의 이름이다. 테라베네 몬데지는 엄밀히 말하자면 테라 베네 코뮌 피렌체 위원회(이하 위원회)’가 벌이고 있는 캠페인의 이름이다.

 

방치되어 있던 별장저택

 

15세기부터 귀족의 별장으로 쓰여 온 몬데지는 1960년대에 피렌체 지방정부의 재산이 되었고, 줄곧 농장으로 운영되었다. 하지만 계속되는 경영난으로 1500만 유로의 채무가 발생하여 지방정부는 땅을 매각하여 부채를 청산하고자 했다.

이때, 위원회가 캠페인을 시작해 농업을 통하여 농장을 회복하고, 생태적으로도 지역 경제적으로도 순환이 가능한 실험을 시도했다.

이에 지역민들을 비롯하여 많은 사람들이 관심과 공감을 표했고, 20141014일 피렌체 지방정부의 몬데지 농장 매각을 위한 경매는 무산되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활동을 이어온 결과, 지난 4, 몬데지 농장은 지방 정부의 매각 가능한 자산에서 (적어도 2021년 까지는) 제외되었다.

 


 

 

"지오반니 안녕!" : 드디어 다시 만난 지오반니

로마에서 스니아 행사 때 만났던 지오반니와 직접 연락을 하며 무사히 농장에 도착했다. 정말...농장까지 올라가는 길은 험난한 오프로드길이었다.... 겨우겨우 도착한 우릴 반갑게 맞이해주던 지오반니! 인사를 나누고, 곧 커뮤니티 공간을 소개해주겠다고 하며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농장 마당에서 훌라 멤버들도 주변을 둘러보았다. 

 

 

이곳 농장도 동물들이 자유롭게 다니고 있었다. 개, 고양이, 닭, 돼지, 거위가 여기저기 마음껏 다니고, 이곳 공동체 멤버들과 자연스럽게 생활하고 있었다. 현재 몬데지에는 20명 정도가 거주하고 있으며, 200여명이 농장을 함께 돌보고 있다고 했다.

 

 

벤치에 앉아 몬데지의 다른 멤버들과 짧은 인사를 나누고 있는 동안, 잠시 다른 일을 하러 갔던 지오반니가 웬 거위떼와 함께 돌아왔다. (농장에서 처음 알았는데, 거위가 외부인을 굉장히 구별을 잘해서 집을 꽤 잘 지킨다고 한다! 그래서 우린 계속 마주칠 때마다 위협당했다....

지오반니를 우두머리로 따르는 거위무리! 우릴 주시하던 대장 거위. 강력한 부리로 계속 콕콕 찔러댔다!! 

 

 


"인터뷰"

 

Q. 시민들의 힘으로 지방정부의 매각 계획을 저지하고 사용권을 얻어냈다. 이것이 가능했던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리고 2021년까지는 잠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이후에 또 다시 매각계획이 나오고, 강제 퇴거를 당할 가능성도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는가?

A. 위원회에서 몬데지를 점거한 게 5년 전이다. 하지만 실제로 활동이 시작된 건 6년 전이다. 점거 이전에 공유지(common land), 공유재(common thing)화를 시작했다. 처음에 이 땅의 주인과 공공활동을 하자고 설득하고 조금씩 그런 활동을 해왔다.

 

2013년부터 시작된 몬데지 땅의 매각을 막기 위한 운동은 지역적 성격이 강한 참여적인 투쟁이지만 국가적, 국제적으로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현재는 주로 두 가지 방식으로 진행된다.

 

(1) 몬데지(Mondeggi)를 공동으로 인정 받기 위해 소유자 기관 (Metropolitan City of Florence)과 협상 시도: 이 방식은 공공 회의 및 기관 대표와의 회의, '공동 인정'에 대한 법률을 위한 국가적 경로의 참여가 포함된다. 위원회에 기초하여 원칙 및 의도 헌장 작성과 시민 사용 선언을 했다. 지금까지 어떤 기관도 공식적으로는 우리와의 대화를 수락하지 않았으며 공식적으로 인정 받지도 못했다. 토지와 주택은 점거 상태이다.

 

(2) 마스터가없는 농장의 직접 자체 관리: 이 방식은 Mo.TA 프로젝트, 주택 단위, Genuino Clandestino 네트워크의 피렌체 노드, 농업 프로젝트, 다양한 유형의 이벤트 및 이니셔티브, 어셈블리, 농민 학교 등이 있다. 이 과정의 목적은 영토를 관리하고 가능한 많은 수의 사람들을 참여시키며 기존 방식에 대한 자율적인 삶의 대안을 만들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Q. 테라베네 몬데지는 모단체인 Genuino Clandestino의 운동 중 하나로 알고 있다. Genuino Clandestino는 식량문제 외에도 노동운동, 낙태폐지, 양성평등, 반 파시즘운동 등 다양한 정치적 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양한 대안적인 삶을 사는 방식 중에서도 단연, 농업에 가장 큰 비중을 두고 활동하고 있는데, 단순히 식량을 조달하기 위해서만은 아닐 것 같다. 어떤 의미가 있는가?

A. 알다시피 우리는 단순한 농업 진흥 프로젝트가 아니다. 이것은 농민 공동체에 생명을 주기 위해 노력하는 사회적 정치적 활동이다. 이 운동의 특징은 식량 자급자족, 연대와 저항하는 공동체의 창출, 임금 노동의 자유, 평등주의적 관계의 추구, 모든 분야의 시스템에서 자치의 추구, 도시의 투쟁과의 관계 및 영토의 방어 등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우리 삶의 근간인 농민 공동체를 되살리고 무분별한 정부의 부동산투기에 저항하고 진정한 삶을 지켜내고자 하는 것이다.

 

 지오반니를 따라, 숙소 건물 안에 있는 직접 만든 빵이나 식료품을 저장하는 공간을 둘러보기도했다.

Q. 많은 청년들이 이곳으로 온다고 들었다. 도시에서만 살다 와서 농사를 처음부터 배우는 청년들도 있는가? 그들이 이곳으로 오는 이유, 이곳에서 찾고자 하는 바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우리 대부분은 도시에서만 자라서 농작물에 대해 전혀 몰랐다. 그래서 누군가는 농사를 짓거나 올리브밭을 가꾸기도 하고, 누군가는 다른 일을 하기도 한다. 우리 각자는 몬데지에 있는 동기가 다르지만 우리 모두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은 이 운동의 기조를 공유하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 이곳에 있다고 생각한다.

 

 

Q. 지오반니 당신은 언제 이곳에 왔나?

A. 나도 그렇게 오래되진 않았다. 몬데지에는 2년전에 왔다. 살기 시작한 건 1년이 좀 넘었다. 친구가 이곳에 대해 이야기해줬다. 정치에 대한 관심은 15년 전부터 있었고, 7년전부터 농민운동에도 관심을 가져왔다. 그래서 이곳에 오게 된 건 어쩌면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던 것 같다. 정치와 농업이 다 있으니까.

 

나는 베로나에서 왔다. 이곳은 파시스트로 가득 차 있다. 나는 안티-파시스트로서 이런 문제에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나는 31살인데, 10대 때부터 집단적 운동을 해 왔다. 모두가 똑같은 정치적 비전을 공유하는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모두 좌파쪽, 사회주의적 성향을 지닌 이들이었다. 아나키스트나 공산주의 배경을 지니고 있지만 딱 뭐라고 규정할 순 없는 그런 좌파적 성향을 지닌 이들의 그룹이었다.

 

지금도 이탈리아에는 파시스트들이 많이 있다. 역사적인 개념에서 파시스트와는 좀 다르겠지만 현재도 파시스트들은 많이 존재한다. 파시스트란 무엇인가? 내 경험과 공부 상으로 파시스트란 자본주의 사회의 기층부에 해당한다. 자신의 길만 옳다고 하는 이가 그 길을 가게끔 다른 사람에게 강압을 행세하는 자들을 파시스트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국가주의의 바탕이 된다.

 

 

Q. Mo.T.A 프로젝트의 경우 지역 주민들이 먼저 협조를 요청했다고 했는데 지역주민들은 몬데지에 와서 정착하거나 활동하는 사람들을 처음부터 긍정적으로 보고 관계를 맺었는가?

A. 몬데지는 "테라베네 코뮨 피렌체 (Terra Bene Comune Firenze)" 회의에서 태어 났으며 항상 다면적이고 참여적인 현실로서 이에 공감하는 이들로 구성되었다, 우리는 항상 점거를 포함한 모든 결정을 함께 내렸다.

 

계속해서 몬데지 경험을 하러 오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300-400명 정도가 다녀간 거 같다. 이런 사람들의 대다수는 Mo.T.A 프로젝트로 인한 것이다. 이 프로젝트는 점거의 시작부터 있어왔다. 4000그루의 올리브 나무가 심겨져있는 거대한 토지에 누구든 와서 이곳을 가꾸고 먹을 수 있게 해 왔다. 올리브오일을 직접 만들 수 있다. 이탈리아에서 올리브오일은 매일 누구나 먹는 가장 기본적인 음식이다. 그래서 이는 많은 사람들이 관심갖는 좋은 프로젝트가 되었다.

 

이곳은 버려진 땅이었고 관리되지 않은채 방치되어 있었는데, 이런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이곳을 청소하고 돌보게 되면서 4000그루의 올리브나무가 그런 사람들에 의해 가꿔지고 있다. 와서 몇 그루를 돌보든 전체 수확량을 똑같이 나눠갖는다. 이 올리브유를 가족이나 이웃들과 나누어 먹는다.

 

 

Q. 공유지로 이곳을 운영해 오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무엇인가?

A. 몬데지는 다른 방식으로 살고있는 많은 사람들이 참석하는 복잡하고 계층화 된 경험이기에 누군가의 대답으로 이를 대표할 순 없다. 다만 늘 함께 이곳의 강령이나 규칙을 정하고 이를 따르며 서로의 프라이버시를 지키면서 공동체 생활을 영위하고자 한다.

또한 당신과 같이 다양한 방문자들이 이곳을 방문하고 며칠 머무르기도 하는데, 이런 방문자들과 거주자들간의 갈등이나 마찰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공간분리를 한다거나 내가 지금 맡고 있는 것과 같이 외부인 응대역할을 적절히 수행하여 생활의 균형을 유지하고자 한다. 함께 살기 때문에 여러 가지 문제는 늘 생겨날 수 있지만, 우리의 정치적 목적과 실천적 저항의 모토 속에서 이를 조율하고 변화시켜나가려 한다.

 

 


 

스멜 is 굿

인터뷰를 마치고 간단히 공동체가 숙소로 사용하는 본 건물을 안내받았다. 식품저장 공간이나 워크숍을 진행하는 공간, 함께 사용하는 부엌 등을 둘러봤다. 마침 한 멤버가 요리를 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곳의 저녁식사는 함께 사는 공동체 멤버들이 돌아가면서 저녁 당번을 한다고 했다. 심지어 이 날은 운좋게도(?) 요리실력이 출중한 친구가 요리 당번이었다!! 그리고 감사하게도 우린 그 저녁에 초대 받아 함께 저녁 식사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오리비에토에서 부탁받았던 패트리치아 아주머니의 편지를 전달할 수 있었다!! 일이 늦게 끝나 저녁 시간 막바지에 도착했던 바로 그 프랑코였다. 우린 '편지 전달식'을 했고 인증 사진을 찍어 패트리치아 아주머니에게 사진을 전송했다 :D

 

그리고 계속해서 이어지던 인터뷰.......... 대장님들 체력 존경합니다....... (필자는 이미 지나친(?) 영어 스피킹&리스닝으로 귀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다)

 

 

 

"우리 이제 어디서 자요...?"

 

저녁 식사를 마치고, 각자가 먹은 그릇을 각자가 씻어 정리한 뒤...벌써 자정이 다 되어 가는 시간이었다. 이제 슬슬 잘 준비를 해야하는데... 흘러내리던 피곤한 몸을 누이기 위해 숙소 공간을 안내받기로 했다. 이들과 함께 공동체 공간에서 1박을 하기로 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하필,

우린 봐버렸다.

 

 

몬데지에 막 도착했던 그때!

다들 무언가를 털거나 버리거나 불태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무슨 일인지 슬쩍 물어보니, 숙소의 한 곳에 이가 나왔다는 것이다. 그래서 싹 모아서 처리하는 중이었다. 하늘을 지붕삼아 흙을 이불 삼아 어디서든 잘 수  있다고 했던 훌라 막내 멤버마저 '이...까지는 예상하지 못했어요...' 하며 훌라 대장님께 약한 모습을 굉장히 어필했다. 게다가 하필 그날 숙소의 수도가 고장나서 씻는 것도 어려운 상태였다. 고민하던 대장님을 뒤로 하고 나머지 멤버들은 (이제까지 이렇게 신속했던 적이 없었다!!!)일사분란하게 xx비앤비 어플과 인터넷(잘 안터짐)을 어떻게든 하며 근처 늦은 시간에도 받아주는 숙소를 뒤졌다. 그리고 !!

 

근처 오래된 수도원이 아직 열려있었다! 몸이 아픈 멤버가 있었어서(그게 바로 저요.....) 양해를 구하고 숙소로 이동하기로 했다. 마침 독일에서 온 스쾃 연구자팀이 농장에 도착했는데, 그 팀들과 함께 농장과 다른 공간들을 소개해주겠다는 지오반니의 제안에 흔쾌히 ok 했던 우리는 다음날 농장 투어를 기약하며, 수도원 숙소로 이동해 푹 쉬었다.

다음날 아침. HP풀 충전된 훌라 멤버들. 보기보다 컨디션이 굉장히 좋은편

 

다음편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