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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Globalwork Story/호흡(공정예술)

네덜란드의 똑똑한 예술기관 S.P.S가 가르쳐 준 것 8.22

암스테르담에 위한 SPS의 전경



네덜란드에 온지 일주일이 지났다.
어느덧 월요일. 한국에서부터 이메일을 보냈던 S.P.S는 아직까지 답이 없었다. 그동안 만났던 다른 기관들에게 수소문해본 결과 아마도 휴관기간일꺼라는 판단이 되었다. (7월~8월달 중에 휴가를 가거나 휴관중인 기관이 더러 있었다)
어쨌든 우리는 S.P.S를 찾아갔다.

입구에 들어가니 안내를 해주는 분이 계셨고 이런 저런 사정을 이야기하니 지금은 휴관중이고 또 9월 전시를 위한 공사를 하고 있다고 했다.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S.P.S에서 발을 못 떼고 있는 우리에게 누군가 말을 걸었다.
"뭐 도와줄까?"

뒤를 돌아보니 키가 매우 큰 40대의 남자가 웃고 있었다.
우리가 S.P.S에 온 이유와 계속 메일을 보내도 답장을 받을 수 없었다고 하니 그는 웃으며 자신이 Thomas라고 말했다.
그렇다. Thomas! 그 사람에게 우리는 그동안 메일을 보내고 있었다.
Thomas는 답장을 못보낸 것은 그동안 휴가기관이었기 때문이라고 이야기했고 오늘 S.P.S에서 공사중인 것들을 체크해보기 위해 나왔다고 했다. Thomas는 우리에게 지금이라도 S.P.S에 대해 안내해주겠다고 했다.
사전 약속을 하지 않으면 친절함을 베풀지 않고 철두철미한 사람들이 네덜란드인이라는 소문은 허풍인가보다.
친절한 Thomas와 우리를 안내해준 Alex와의 인터뷰를 글 아래에 첨부했으니 꼭! 읽어보라

SPS의 내부전경 - 꽤 많은 사람들이 휴관임에도 불구하고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어쨌든 우리는 S.P.S의 이 곳 저곳을 따라다니며 정신없이 사진을 찍어댔다.]
봐도 봐도 끝이 없는 공간들, 이제는 더이상 볼 곳이 없겠지라는 생각을 하는 순간 그는 어느새 다른 곳으로 우리는 데려가고 있었다.


                                           공사중인 전시실 풍경



S.P.S는 말그래도 복합예술공간이었다. 그들이 하는 프로젝트도 그에 걸맞게 다양한 복합예술을 기획, 실행하고 있었다.
한 건물에 레스토랑, 아틀리에, 영화관, 사무실, 전시실등의 다양한 공간들이 배치되어 있었고 우리가 방문했을 당시에는 전시실을 비롯한 여러곳을 리모델링하고 있었다.

또한 S.P.S는 기본 언어로 영어를 사용한다.
함께 작업을 하는 사람들끼리는 물론 인쇄 출판물도 영어를 사용한다고 한다. 덕분에 S.P.S를 오는 사람이 미국인이든, 인도인이든간에 영어만 한다면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
이러한 배경에는 아마도 글로벌한 안목을 두고 다양한 사람들과 소통하기 위함이라고 했다.

S.P.S에서 아뜰리에를 사용중인 작가 작업실 풍경 - 이러한 아뜰리에가 20곳 정도 있다.


실제로 S.P.S안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모여있었다. 세계 곳곳에서 온 작가들은 이 곳의 지원을 받으며 작품활동을 할 수 있다. 우리나라로 치면 창작지원센터의 개념인 것이다.
그 외의 영화관은 총 2곳으로 대극장과 소극장으로 나뉘며 회원들에 한하여 S.P.S에서 선별한 영화를 매우 저렴하게 관람할 수 있다.

S.P.S의 영화관 - 꽤 넓은 규모를 자랑하고 있으며 영화상영외에 무용, 연극, 음악공연도 함께 이루어진다.


S.P.S에는 후끈 후끈한 열기가 가득했다. 휴관기간 중이라 사람들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Thomas는 9월달에 이곳이 리모델링 된 후에 만났다라면 더욱 좋았겠다는 이야기를 했다. 마음 같아서는 '9월달에 다시 올께!'라고 이야기하고 싶었으나 참기로 했다.

Thomas는 내 손에 무척이나 많은 분량의 자료를 쥐어주었다. 물론 모두 영어로 되어 있었으며 S.P.S에서 기획한던 프로젝트들의 리플렛도 월별로, 년도별로 골라주었다. 자료의 무게만큼 뭔가 두둑한 것을 얻어간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S.P.S는 우리와는 다른 형태의 예술기관이다. S.P.S에서 다양한 기획사업을 하기도 하지만 주력사업은 레지던시프로그램이라 할 수 있다. 우리에 멘토였던 김강디렉터가 S.P.S를 우리에게 추천해줬던 이유를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아무래로 예술가를 지원한느 시스템, 예술기관 스스로 자급자족할 수 있는 시스템을 보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이셨으리라.

Thomas가 말하길 S.P.S가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이와 같은 규모를 갖고 있진 않았다고 했다. 끊임없이 개척해나가고 수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이야기하며 달려온 결과 지금의 시스템과 규모를 갖출 수 있었다고 이야기했다.
Thomas의 머리에서 조금씩 보이는 흰머리가 그가 달려온 세월을 보여주는 듯했다.

문득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어려움도 많았을 꺼란 생각이 들었다.
네덜란드라고 해서 예술활동을 하기가 쉬운 것은 아닐 것이다. Thomas는 네덜란드 역시 수 많은 예술가들이 어렵게 예술활동을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자연스레 고개가 끄떡거려졌다.
'세상에 어떤 것이라고 쉬운 일이 있겠는가'

땀을 흘려가며  S.P.S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그들을 보니, 훌륭한 예술기관을 만드는 일의 핵심은 '환경'에 따라 쉽게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노력에 따라 만들어 내는 것이라는 단순한 진리를 다시 한번 보게 되었다. 



Thomas Peutz와의 인터뷰

▪ Thomas Peutz의 역할은 무엇이며 [SPS]를 소개해 달라.

나는 이곳에서 총 감독을 맡고 있다. 나는 1994년 처음으로 [SPS]를 만들었다.  Kloveniersburgwal에서 시작하여 암스테르담 대학연구소를 거쳐 지금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다. 이곳은 원래 Pathological Anatomical Laboratory (병적해부연구소 이하 PAL)로 쓰였었다. 우리는 현재 이 공간을 다양하게 활용하고 있다. Lab111에는 이곳이 예전에 PAL로 사용되었다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수술대를 남겨두기도 했다. 우리는 세계 각국의 예술가들이 서로 연결되어 보다 폭넓은 스펙트럼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또한 우리는 순수예술영역뿐만아니라 다양한 분야 간의 통섭을 지향하고 있다. 


▪ [SPS]는 어떤 방법으로 운영되고 있는가?

우리는 Mondriaan Foundation, Municipality Amsterdam; Bureau roedplaatsen, Stichting DOEN, The Netherlands Film Fund, Prins Bernhard Cultuurfonds, VSBfonds, Amsterdam Fund for the Arts, Culture Ireland등의 기관에서 기금을 지원받고 있다.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이곳이 안정적으로 운영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예술기획, 기금조성, 공간관리, 예술가 지원, 글로벌 네트워크 등의 부서가 나뉘어져 활동하고 있다. 한편 Lab111은 우리가 운영하는 레스토랑인데 이곳의 수익금도 [SPS]를 운영하는데 사용된다. 


▪ 대표의 입장에서 운영의 어려움은 없었나, 지금 [SPS]가 되기 위한 비결은 무엇인가?

우리가 지금의 모습이 되기까지 많은 사람들의 노력이 있었다.

1994년도부터 지금까지 어려움도 많았었다. 하지만 함께하는 사람들과 서로를 믿고 응원하며 지금까지 온 것같다. 또한 기금을 지원받기 위해서는 무한한 가능성에 대한 믿음과 상상력이 기획가에서 있어야 한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것은 정보를 수집 할 수 있는 능력이다. 아무리 유능한 기획가라 해도 정보에 대한 민감성이 떨어진다면 지원금 받을 수 없을 것이다. 또 네덜란드에만 관심이 머물러있지 않고 전 세계에 관심을 지고 지금까지 많은 활동을 펼쳐온 것이 [SPS]가 많은 나라에도 알려지게 된 이유일 것이다. 보다 넓은 시야로 가능성을 열어두고 활동한다면 분명히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다.


▪ 이곳에서 운영하는 갤러리는 주로 어떤 전시를 하나?

우리는 매우 광범위한 범위(나라)의 예술가를 수용하려고 한다. 또한 회화, 조각, 미디어, 퍼포먼스등 장르 구분 없이 작가의 진정성을 보고 선정한다. 선정된 작가는 자유롭게 전시장을 사용할 수 있다. 지금 전시를 보여줄 수없는 것이 안타깝다. 현재 우리는 휴가 시즌이라서 전체 공간을 재구성하고 있다. 본격적인 전시는 9월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나머지 [SPS]의 공간들은 Alex Lebbink가 직접 공간별로 보여주면서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다.


▪ 사무실 한 켠에 쌓여있는 이 상자들은 무엇인가?

여기는 우리가 설립된 후부터 진행되었던 프로젝트 자료들을 모아두는 상자이다. 보시다 시피 연도별로 나눠져있다. 우리의 프로젝트들은 홈페이지에 따로 기재하지 않고 이렇게 인쇄물로 제작한다. 워낙 프로젝트가 많아서 너희에게 연도별로 자료를 주어도 그 양이 꽤 될 것이다. 자료를 챙겨 줄 테니 시간 될 때 읽어보길 바란다.


▪ 마지막으로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예전에 한국의 예술가들도 만나본적이 있다. 또 광주비엔날레에도 방문했었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SPS]에서 한국의 예술가들을 만나볼 수 있길 바란다. 우리는 큐레이터를 비롯하여 실험적이고 혁신적인 예술가들을 만나길 희망한다. 호흡 팀에게도 행운이 있길 바라며 [SPS]에 지속적인 관심 부탁한다.


- Alex Lebbink와의 인터뷰

  ▪Alex Lebbink가 맡고 있는 역할은 무엇인가?

나는 한마디로 [SPS]의 모든 공간의 키를 가지고 있다. 전체 공간을 운영, 관리하고 있으며 만약 새로운 예술가가 이곳에 온다면 나와 제일 먼저 친해져야 할 것이다 (웃음) 자, 지금부터 내가 [SPS]투어를 해주겠다.


▪Smart Cinema

이곳은 영화관이다. 총 2개의 영화관이 있는데 하나는 150여명이 영화를 관람할 수 있는 대극장고 하나는 40여명 정도 수용 가능한 소극장이다. 대극장은 영화를 상영하지 않을 때 강당 및 워크샾 공간으로 사용된다. 또한 대극장은 댄스플로워도 설치되어 있다. 우리는 영화, 연극, 무용, 음악등 다양한 예술장르를 이곳에서 접할 수 있도록 시설을 마련해 놓았다.

영화티켓은 일반인은 € 7,00, 학생들은 €6,00에 판매한다. 또 Smart Cinema 카드도 발급하는데 이 카드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무료로 영화를 관람 할 수 있다. 요즘에는 inside job이라는 영화를 상영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관 역시 휴가기간 중에 정비를 하고 있다. 다음에 오면 영화도 꼭 보고 가길 바란다.

▪Lab111.

이곳은 우리가 운영하는 카페이자 레스토랑이다. 우리 스튜디오에 있는 작가들이 주로 식사하는 공간이기도 하지만 다른 일반인들도 많이 찾는다. 이곳 요리는 유명한 음식평론가에게 9+의 좋은 점수를 받았다. 또 사람들은 이곳의 독특한 인테리어를 좋아했다. 여기 수술대가 있는데 이 건물이 예전에 PAL로 사용되었다는 것은 아까 들었을 것이다. 여기 위해서 스테이크를 자르면 섬뜩한 기분이 들기도 한다.  역시나 지금 Lab111은 문을 열지 않았다. 이곳 음식을 맛보게 해주고 싶은데 안타깝다.

▪Exhibition

보시다 시피 여기는 전시실이다. 지금 보이는 저 사람들이 지금 이 공간은 새롭게 꾸미고 있다. 페인트칠도 새로 하고 있고 공간 구조도 변경되었다. 

천장이 매우 높기 때문에 작가들이 다양한 작품은 전시 할 수 있다. 리모델링 기간이 끝나면 바로 9월에 전시를 시작할 예정이다.

▪Studios

여기부터 복도를 따라 보이는 문들이 모두 [SPS]에 입주해있는 작가들의 Studios이다. 먼저 첫 번째로 Hala Elkoussy의 작업실을 보여주겠다.

여성작가이고 이 작가는 주로 미디어작업을 많이 한다. 두 번째로 David Haines작가의 스튜디오다. 이 작가는 보시다시피 드로잉작업을 많이 한다.

덕분에 다른 작가들 스튜디오보다 훨씬 심플하고 깨끗하다. 이렇듯 이 곳에는 많은 작가들이 입주해있다. 네덜란드 작가뿐만 아니라 우리는 인도, 일본, 중국, 영국, 캐나다등 세계의 여러 나라 작가들을 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