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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Globalwork Story/탕탕탕(공정여행)

[1부] 윤주, JED(생태관광마을 네트워크) _ 2 day

 



밤하늘 쏟아지는 별을 보며 잠들었던 어젯밤, 그리고 밤새 울어대는 닭소리에 상쾌하게(!) 기상한 
발리의 첫 아침이 밝았다 :-)



▲ 가장 행복한 밥 먹는 시간 !!!!


밥이 얼마나 맛있는지 알기에 설레는 마음 가득해서 우리 둘다 입이 저렇게 찢어지나보다 크큭 -




▲ 와얀과 함께하는 마을산 트래킹 ! :-)

오늘의 첫 일정은 와얀과 그딜과 함께하는 가벼운 트래킹이다. 마을 뒷산에는 신기한 것들이 많다 보물창고처럼.
초코렛을 만드는 카카오열매는 씨는 먹지않고 겉에 끈적이고 달달한 것만 먹는것인데 로베는 저걸 너무 좋아해서 한동안 애타게 또 달라며 저걸 찾아댔다. 트래킹이 끝나기전에 결국 하나 더 먹었다 ㅋㅋㅋ

그리고 실제로 커피나무를 처음봤는데 커피콩도 암컷, 수컷이 있어서 그 구분법을 배우고 직접 커피열매를 까서 먹어보는 체험도 할 수 있었다 *_*
또 트래킹을 하는 와중에 로베가 모기에 물렸다고하니 와얀이 벌레물린데좋다는 풀잎으로 물린곳을 문질러주고 있다

길을 가다가 바나나나무를 만났는데 와얀이 바나나잎을 능숙한 솜씨로 모자로, 옷을 만들어 보인다.
쓱싹쓱싹하더니 쉽게 만들수있는거라면서 만들고 써보이기까지했다. 실제로 우리가 우붓에서 비가 갑자기와서
와얀이 생각나서 해봤는데 대실패하고 바나나잎을 머리에 덮고 비막이만 했다. 와얀은 프로였다 ㅋㅋㅋ

후에 논밭을 둘러가며, 또 산 중턱에 있는 템플들을 소개해주는 식의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앞서 말했지만 JED의 프로그램은 체계적이지 않다.
JED 마을 프로그램의 가장 큰 강점은 '직접' 적이라는데에 있는 듯하다.
둘러보는 형식이 아닌 직접 만지고 느끼고 보는 식의 투어다. 현지인의 생활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느끼는 의미로.
패키지여행에서 자유여행이, 좀 더 액티비티한 여행이 여행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오는 현시점에서 JED의 프로그램은 더없이 매력적일수있다.
하지만 큰 매력물이 없는 관광지에서 여행객들이 좀 더 현지인들의 삶을 가까이 보기 위해서 프로그램의 구성까지 배제하고 여행을 고려할까? 일반적인 시선으로 답을 하자면 no 일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JED을 통해 게스트하우스와 관련된 프로그램구성에 대한 보완되어야할 점과 강점을 깨닫게 되었다.



▲ JED의 대표와의 인터뷰. 



오전 트래킹을 마치고 돌아오니 JED의 대표가 마을에 도착해있다.
점심을 먹고 향긋한 커피와 디저트를 먹으며 인터뷰를 함께 했다.




Q.  JED가 생기게 된 계기가 무엇이죠?
A. JED 다섯개 마을 중 가장 처음 생긴 등가난 지역은 1930년대에 관광지로 유명해서 그 곳부터 시작하게 되었어요. 처음엔 여행사에서 운영을 했고 그들에게 이익이 전부 돌아갔죠. 그런데 어느날 한 관광객이 마을에서 중요한 사원에 쓰레기를 버린 걸 본 마을 아이가 화가나서 어른들에게 이야기를 한거에요. 마을사람들은 안되겠다 싶어 여행사와의 관계를 끊고 지역 NGO 단체와 손을 잡게 되었죠. 하지만 NGO단체에도 문제는 있었죠. 실질적 운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거에요. 결국 2006년에 제가 관리자로 채용되었고 지금은 대표직으로 있습니다.



Q. 현재 JED는 5개의 마을이 있습니다. 관리는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나요?
A. 지금 카이덴마을과 마찬가지로 주민들이 대부분을 운영하고 있고 본사는 예약과 관리를 맡고 있습니다. 현재 다섯개의 마을이 있지만 현재 다른 마을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아마 새로 운영될 마을 또한 그 마을의 독특함과 차별성에 중점을 두고 있고 JED만의 색을 입히고 우리들만의 룰을 지키도록 할 예정입니다. 그래서 각 마을간의 경쟁심도 높일것이구요.



Q. JED만의 색, 룰이라는 것이 무엇입니까 ?
A. 우리는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 자연과 우리 삶터를 지켜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때문에 예약을 받을때도 15명이상은 받지 않도록 하고 있죠. 자연 그대로, 우리의 삶 그대로. 이것이 아마 JED만의 색일 것입니다.



Q. 정부에서 관광정책에 따라 지원해주는 시스템이 있나요?
A. JED 다섯 마을 가운데 한 마을이 덴파사에서 거리가 멀고 운영이 잘 안되었었는데 WWF 라는 곳에서 지원금을 대주어 여러모로 도움이 되어 현재는 잘 운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발리정부와 시스템쪽으로 다른 부분이 많아 지원금 받는 것이 쉽지않아요. 특히 정부에서 지원금을 줄 때 우리 룰에 위반되는 요구사항이 많기때문에 고민하고 또 고민하죠. 앞서 말한바와 같이 우리에게는 돈보다 우리의 자연이 중요하기때문입니다.



Q. 그렇담 본사수입은 어떻게 창출하나요?
A. 본사 직원은 나와 꼬망 둘이에요. 우리의 월급은 빌리지에서 난 수입의 30%정도를 마을 사람들이 주고요. 마을 사람들이 우리에게 주는 월급을 회의를 통해 결정해서 알아서 줘요. 뭐, 돈을 많이 벌기보다 시간이 넉넉해서 지금 이 일에 만족하고 있어요. 아, 그리고 마을 사람들의 수입은 총금액에서 마을에서 가지는 직접적 수익은 70%정도가 되고요 나머지 30%는 수입을 합쳐서 연말정산을 통해 마을사람들이 나누고요.



Q. 발리하면 바다를 많이 생각하잖아요. 해변을 연결한 프로그램도 좋을것같은데요 ?
A. 네, 작은 해변과 JED 프로그램을 연결해서 beach tour도 현재 고민중에 있습니다. 아마 바닷가 근처에 있는 마을이 선정되면 그 프로그램을 만들게 될 것 같습니다.



Q. JED의 방문객이 대부분 유럽인들이 많은데요, 따로 홍보는 어떻게 하시나요?
A. 홍보는 따로 하고 있지 않습니다. 잡지나 가이드북에 무료로 게재시킬뿐이죠.



그는 인터뷰 중 '우리는 자연을 우선으로 생각한다' 라는 말을 자주했다.
내가 하루반나절동안 이 마을에서 느꼈던 이 곳만의 분위기가 그가 중요시 여기는 '자연 그리고 마을사람' 그 자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계속해서 내머릿속에서 물음표로 떠다니던 '내가 느끼는 JED만의 매력이 다른 누군가에도 그렇게 매력으로 느껴질까' 에 대한 답이 '자연과 사람' 이라는 해답으로 조금씩은 풀리는 듯 했다.

 


 ▲ 낚시하러 가는 길! 아이들이 사진찍기를 너무 좋아한다. 시도때도없이 찰칵찰칵



우리가 인터뷰를 마치고 두리번 대고 있는데 어느새 낚시대를 어깨에 걸고 나타난 아이들
낚시를 하러간다기에 우리는 당연히 따라간다. 와얀이 너네도 간다고? 계속 되묻는다. 왜인지 몰라도 우린 따라나선다.

누구도 모를거같은, 정말 이 아이들만 알거같은 산속길을 쫄래쫄래 따른다.
가는 길에 숲으로 들어가 낚시에 필요한 각종 징그런 벌레도 잡는다.
닦이지 않은 길이라 우거진 숲을 지날때 자기들 몸에 두배되는 나무를 저 작은 몸으로 막고 지나가라한다.  

 마냥 아이들만 따라가는데 길이 끝이 없다. 낭떠러지와 비슷한것같은 길로 들어선다.
제일 앞에서 아이들과 함께 가던 용이 꺄아아악 소리를 지른다. 왜냐고 물으니 진짜장난이아니란다.
속으로 '딱봐도그래' 라고 생각한다. 잘가꿔진 등산로도 무서워하는 나에게 70도로 느껴지는 경사는 으-
왜 와얀이 우리가 아이들을 따라 나선다니 살짝 놀라는 모습을 했는지 이제야 할 것같았다.

결국 앞에서 뒤에서 니아와 디타가 날 밀어주고 끌어주고 보호자가 따로없다. 난 온전히 니아와 디타에게 의지해서는-







▲ 따로 낚시대가 없어도 손으로 거뜬하게 물고기를 잡는 아이들




거의 기어가다시피 내려간 낚시포인트는 남한산성계곡과 비슷한 크기였다.
우리가 이렇게 험하게 온게 의아할만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얘들은 엄청 능숙하게 미끼를 끼우고 바로 물가 가장자리로가서 물고기를 잡기 시작하고 잡는 속도도 제법 빠르다.

그러다 아이들이 뱅에게 맡긴 미끼통이 있었는데 뱅이 넘어지면서 그걸 물에 다 쏟아버리는 바람에
더이상 낚시는 못하고 손으로 고기를 잡기 시작했다. 손으로도 잡히는 고기가 신기할뿐이다 *_*

 
한 아이가 저멀리, 나무사이로 해를 보더니 아이들에게 '블랑블랑' 외친다.
갑자기 얘들끼리 이야기를 하더니 손짓으로 가잔다.
우리는 갑자기 왜이러지 싶었다. 알고보니 '블랑'은 집으로가자! 이 뜻이었다.
고놈 해시계를 기가막히게 알아채고 집으로 가자고 한 것 이다.








▲ '블랑블랑' (집으로가자) '하띠하띠' (조심조심) 집으로 돌아오는 길, 발이 모두 진흙 범벅이 되었다!



가파르고 진흙과 가까운 흙때문에 내려올 때보다 올라갈 때 길이 쉽지가 않아 우린 신발을 버리고 맨발로 올라가기 시작했다.손에 신발을 쥐고 어렵게 올라가자 한 남자아이가 신발을 다 달란다. 괜찮다고 해도 들어준다는 것 같다.
한 오분쯤 올라갔나 쫄쫄 흐르는 냇물가다. 먼저 올라간 아까 그 아이가 서있다.
물에서 뭘 하길래 봤더니, 글쎄 우리 신발을 씻어주고 있다. 그리고 날 보더니 활짝 웃는다.
정말 꼭 끌어안아주고 싶었다. 마음씀씀이가 상상이상이다.







▲ 폴라로이드에 신난 아이들 :-)  그리고 모델이 된 우리!



우린 가지고 온 폴라로이드카메라가 생각나 아이들 한명 한명과 함께 사진을 찍었고 그것을 선물로 주었다.
한명한명 촬영을 진행시키는건 '사뚜' (하나) 이 한마디로 모두 해결할수있었다.

그리고 카메라를 신기해하던 아이들이 제법 친해졌다 생각하는지 카메라를 직접 찍어보고 싶어서 손을 자꾸만
카메라쪽으로 내민다. 우리는 각자의 카메라를 아이들에게 맡기고 기어코 모델이 되어준다.
반이상이 흔들린 사진인 결과물이 나왔지만 괜히 아련해지는 기분이 들었다.
내일이면 이 곳을 벌써 떠나야한다는 생각에 밤새 울컥한 마음이 가득했다.